[eBook] 백의 그림자 -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평점 :
판매중지


책의 배경은 40년 된 전자상가에 철거가 진행되거나 남아 있는 이들의 일상 모습을 그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림자라는 존재가 항상 곁에 있다. 이것을 나는 죽음으로 생각했지만, 굳이 죽음이라기 보다 삶의 무게쯤으로 생각 하는 것이 더 가까울 수 있겠다 싶다.
두 남녀의 연애가 주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등장인물 중에 한 명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책을 색으로 표현하자면 안개색에 가깝다 하겠다. 사건의 진행이 중심이 아니라서 뚜렷한 색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읽는 내내 너무 무겁지도 착찹하지도 않았지만 큰 감흥이 있지도 않았다.

예전에 어디서 읽은 것인데, 요즘 소설들은 이야기가 없다고 얘길 했다.
그런것이라면 이 책은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다.
나는 소설을 좋아한다. 이유인즉, 생각의 거리를 주는 것 같아서다. 가령 정유정 소설은 분명한 색깔이 있다. 사건도 있고. 그래서 생각할 거리를 직접적이고 분명하게 던져준다. 그래서 소설에 몰입하기도 쉽고 읽어가는 속도도 빠르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건중심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우리가 무진기행이나 1990년대 소설같은 그런 맛은 덜하다. 이 소설은 간만에 그런 소설을 읽은 듯 했다. 뭔가 한국적인 숭늉같은 맛이 나는 소설.
그래서 이 책은 덥으면서 깔끔한 끝맺음은 덜했으며(사실 이야기가 더 있을 줄 알았으나, 작가의 말이 나와 이게 끝이야?했다. 당황한 것이지) 심사평을 읽으며 더 어려웠다.

그래도 이런 맛의 소설이 간만이었고, 몇 몇 부분은 이해했으므로 그것으로 됐다 싶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고, 이 소설은 종이책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비교해보고 싶어진다. ebook으로 읽은 느낌과 종이책 읽은 느낌이 다른 것인지, 첫번째 읽고 두번째 읽어서 느낌이 다른 것인지.

ㅡp.168
이런 소설을 읽은 것이다. 현실의 자명성, 불행의 평범성, 언어의 일반성, 윤리적인 무지, 연인들의 공동체...... 저렇게 조각내어 말할 수도 있지만, 모든 좋은 소설이 그렇듯, 이 소설도 저 요소들을 표 나지 않게 뒤섞어서는 그저 황정은 특유의, 라고 말 할 수밖에 없는 어떤 정서와 울림을 이룩해 냈다.
(작품 해설 中)

ᆞ그래, 난 그런 소설을 읽은 것이다. 표 나지 않게 섞인 어떤 특유의 정서와 울림이 있는 그런 소설을......

ㅡp.168
이런 소설을 읽은 것이다. 현실의 자명성, 불행의 평범성, 언어의 일반성, 윤리적인 무지, 연인들의 공동체...... 저렇게 조각내어 말할 수도 있지만, 모든 좋은 소설이 그렇듯, 이 소설도 저 요소들을 표 나지 않게 뒤섞어서는 그저 황정은 특유의, 라고 말 할 수밖에 없는 어떤 정서와 울림을 이룩해 냈다.
(작품 해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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