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라디오
남효민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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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라디오를 좋아한다는 걸 주위 사람들은 안다. 자동차에 주파수 고정으로 라디오가 흘러나오는데 굳이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작가님 말씀대로 라디오 모습으로 듣진 않지만 어플을 노트북이며 핸드폰에 깔아 일과 중 틈틈이 듣곤 한다.
그런데 이 책 작가님 방송을 내가 들었던가 생각하면서 읽게되네. 아쉽게도 작가님 방송은 안들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책 말미에 붐에 대해 오해한 일화를 얘기하셨는데, 내가 그랬다. 붐이 진행하는 방송을 듣다가 떠난 청취자 중 한 명이었다. 나도 작가님 말씀대로 뭔가 아쉽다 싶은 마음에 쏙 끌리지 않았으나 또 작가님 말씀과 반대로 어수선함이 보였다.
나도 오해했었나보다. 지금 붐이 진행하는 방송을 보면 라디오 들을 때 감정은 없고 재밌고 편안하다 싶으니.

구구절절 좋은 부분 많아서 딱 하나가 떠오르지 않을만큼 고르지 못하겠다. 귀접이가 저래 많은거 보면 말이다. 필사하고 싶은 생각으로 내내 읽었고 끄덕끄덕 공감하며 읽었다.

📌149쪽
사람 목소리가 없으니까 라디오 같지 않아요.
바로 그거였다. 우리가 라디오를 좋아하는 이유. 라디오는 사람이었다.

음악에도 사람의 목소리는 들어있지만 라디오는 그냥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고 웃음이 있고 삶이 있는듯 하다.


📌313쪽
라디오가 없었다면
너와 나는 있어도
우리는 없었겠지.

각자의 사람들을 ‘우리‘로 만들어준 게 라디오라서, 라디오에서 만들어진 ‘우리‘가 나는 더 좋다. 라디오만 있다면 너와 나는 언제든 ‘우리‘가 된다.


📌315쪽
예전에 함께 일한 피디가 이런 얘길 한 적이 있어요.
˝라디오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시그널 음악으로 사람들의 시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 같아.˝

그 말을 떠올리면서, 이만큼만 욕심 내보려고 해요.
˝어느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한 당신, 그 시간의 틈을 운 좋게 이 책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면, 그래도 어느 한 줄쯤으로,
그때, 우리의 그 시간을 떠올려 보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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