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맨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조동섭 옮김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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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5쪽
조지는 자신을 스트렁크 씨가 한 단어로 깎아내리려 한다고 생각한다. 퀴어라고 으르렁거릴 것이 틀림없다.

194-195쪽(옮긴이의 말)
25면 ˝조지는 자신을 트렁크 씨가 한 단어로 깍아내리려 한다고 생각한다. 퀴어라고 으르렁거릴 것이 틀림없다˝에서 ‘퀴어‘는 동성애자를 경멸하는 의미로 쓴 단어다. 지금 우리 식으로 옮기자면 ‘호모 새끼‘ 정도가 맞겠지만, 당시의 분위기에 맞추어 ‘퀴어‘라고 (한글 표준어는 아니지만) 소리 나는 대로 적어놓았다.

이 책의 배경인 1962년만 해도 ‘퀴어‘는 경멸 조의 단어였다. 그렇다면 요즘 ‘퀴어 이론‘ 같은 말도 있고, ‘퀴어 퍼레이드‘ ‘퀴어 영화제‘ 등 성소수자가 행사에도 ‘퀴어‘라는 말이 쓰이는데, 이것은 어찌 된 일일까. 성소수자들이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말로 퀴어를 선택한 것은 1990년에 와서다. 1980년대 말부터 조금씩 성소수자들이 ‘퀴어‘를 자신을 드러내는 말로 되찾기 시작하다가 1990년 뉴욕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기묘하고 괴상하고 신비한‘이라는 뜻을 가진 ‘퀴어‘를 우리 것으로 갖자는 전단이 뿌려졌다. 비하의 뜻으로 쓰이던 단어를 당당히 자신의 것으로 취함으로써 전복적인 의지를 증폭한 이 일은 아주 빨리 자리 잡아서 이제 ‘퀴어‘는 긍정적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이다.


단어의 유래까지 배우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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