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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빵 1
한수영 지음 / 현대문화센터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요즘 눈에 차는 드라마가 없어서 드라마계를 떠난지 어언 몇주
아일랜드에 실망한 이후로 드라마를 쭉 보지 않던 2주전..
우연히 대천에 놀러갔다가 일요일 아침 눈이 일찍 떠지는 바람에 보게된 드라마 "단팥빵"
(나는 혼자 자지 않으면 잠을 설치는 편이다... 생긴거와 달리... ^^; )
별 기대없이 본 그 드라마가 나를 사로잡을 줄이야...
그 후 나는 집으로 돌아와 1주일동안 14편의 mbc 다시보기를 이용했으니
그 금액만도 7000원이 들었다는 기록적인 일이 생겨버렸던 것이다.
서른 고개를 코앞에 둔 이나이에 드라마를 보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는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이 요상야릇한 감정이라니!
이 드라마는 28세의 초등학교 동창 남녀간의 산뜻한 사랑 이야기이다.
학창시절 둘도 없는 앙숙이던 두 사람은
평생에 잊지 못할 사랑의 상처를 간직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면서 사랑으로 발전한다는 그리 별날 것 없는 스토리이지만
그 장면 장면과 두 주연(박광현,최강희)의 딱 맞아 떨어지는 연기와 신선한 포맷이
일주일 내내 그 드라마를 기다리게 만든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일요일 아침9시에 하는 드라마인데도!! 물론 나는 예약녹화로 본다 - -; )
이 드라마가 나에게 어필하는 이유를 몇가지 들어보자면
첫째 식상하다 못해 듣기도 싫은 요즘 드라마의 뻔한 소재가 없다.
불륜, 출생의 비밀, 배반, 복수... 심지어 불치병까지.... 너무 그동안 우리는 물렸다 이런것들에...
둘째 배경이 신선하다.
내가 알기론 국내 최초가 아닌가 싶은데 너나없이 해외로케에 나서는 요즘
이 드라마는 전주 올로케이다 ^^;
두 주인공의 집 근처 골목은 정겨운 우리 어릴때 동네 골목길과 같고
그들이 지나치는 슈퍼는 구멍가게 티를 겨우 벗은 동네 슈퍼이다.
거리는 깔끔하고 조용하며 건물들은 소박한 전주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두 주인공에게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탈한 소품들이다.
셋째 포맷이 신선하다.
항상 초반 40분 정도는 극의 진행이 이어지고 후반 10분 정도는 두 주인공의 어린 시절에 할애한다.
매회 다른 카메오가 나와서 그들의 이야기를 살짝 풀어주고
귀여운 두 아역 주인공이 나와서 아역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재미를 더해준다.
넷째 배역들의 연기가 감칠맛 난다.
두 주인공 모두 가슴속의 상처를 묻고 사는 모습을 정말 와닿게 잘 표현할 뿐더러
박광현은 따뜻하고 귀여움을 최강희는 보이시한 매력과 사랑에 서툰 모습을 참 이쁘게 보여준다.
여기에 여러 조연들도 그 역할에 딱 맞는 캐스팅과 연기로 드라마의 진행에 기름칠을 해준다.
뭐 이런 저런 분석을 하지 않더라도 이 드라마는 그냥 보기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고
그 둘의 산뜻한 로맨스에 가슴이 콩닥거리는 그런 드라마이다.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편이거나 예약녹화되는 비디오가 있다면
꼭 애청하시기를 권한다.
내일 모레 그들을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 기대가 되는 금요일이다..
p.s 처음부터 보실 마음이 있으시다면 MBC다시보기를 이용하셔서 꼭 1회부터 보시기 바란다.
그들이 사랑을 싹틔워가는 모습을 순서대로 쭉 봐주면 제맛이 날 것이다.
초반 몇 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할 수도 있으나 갈수록 단팥빵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일부러 보실분들을 위해 이 드라마의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했다
p.s2 아직 이 드라마의 OST는 나오지 않았다 시청률 7%에 머무는 드라마이기에 당연하겠지만
(그러나 일요일 아침드라마 평균 시청률의 2배이다. 단팥빵 매니아들은 게시판을 점령했다.)
초반부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부르는 숫자송은 찾기 힘들테지만
"그대 미소 있기에" 라는 그들이 상처로 아파할때 나오는 배경음악은 그 가사와 멜로디가
노래만 들어도 아련~해지는 느낌을 준다. mp3로 찾으면 나올거라고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