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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하는 즐거움
리처드 파인만 지음, 승영조 외 옮김 / 승산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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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신문 기사에 물리학 관련 내용이 실린 꼭지를 읽었다.

그 내용은 기존 내 또래의 세대가 배우던 물리 교과서의 내용들이 진부하거나

이미 쓸모없는 내용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이나 상대성 이론에 관한 내용들도 틀렸거나 이미 새로운 내용들이 대체하게 된

상황이라 기존 교과서와 최근의 교과서는 그 내용이 판이하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읽으며 최근에 읽었던 파인만 교수의 발견하는 즐거움에 대한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이 책은 파인만 교수가 인터뷰나 강연 내용들을 통해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자신의 과학에 대한 태도, 그리고 미래의 과학에 대한 예견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앞부분에는 과학에 대한 자세와 과학을 어떻게 좋아하게 되었는지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가 소개되어 있는데 그 아버지 자신은 과학자는 아니었지만

어떻게 그런 태도를 가르칠 수 있는 소양이 있었는지 놀라우리만치

노벨상 수상 물리학자의 기초를 너무나 잘 닦아 주었다는 내용이 전개 되고

중반부에는 핵 개발에 참여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을 대했던 자신의 태도와

이후에 핵이 어떻게 쓰이는지 본 후에의 소회 등이 담겨 있다.

후반부에는 미래의 과학에 대한 예견이 나오는데 놀라우리만치 정확하게 현재의 과학 수준을

예측해낸 점이 정말 점쟁이로 나서도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이다.

(물론 그 예측이란 엄청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싫어하던 물리가 요즘 와서 이런 책들을 통해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파인만 교수의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를 보면서 물리 교과서가 이렇게도 쓰일수

있구나를 이미 느낀 다음이다.)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만 알았던 원자의 세계가 쿼크까지 확대되면서 더욱 흥미가 가중되었고

현재 과학계의 화두가 되는 나노 기술에 대한 예측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전체적으로 과학에 대한 시사적인 지식 측면과 위대한 과학자의 생활, 그리고 미래의 과학에 대한

소고 등이 잘 배분되어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잘 짜여진 책이었다.

물론 인터뷰, 강연 등을 따서 모아 놓은 것이라 일관된 흐름이나 통일성 있는 전개 같은 건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성이다. 하지만 읽는데 별 거슬림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내용과 구성 모두 썩 만족스러운 것이었으나 살짝 불만을 얘기하자면

역시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과연 어느 노력 이상의 재능은 넘볼 수 없는 부분도 있구나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불만이란 단어까지 쓰기에 모자란 정도의 작은 느낌이지만

그냥 범인으로서 느끼는 시샘이랄까 ^^

물론 교수의 아버지가 훌륭한 과학관을 심어주기도 했지만

이 사람이 평소에 수를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 사실 정상인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그런 능력들이 이 유쾌한 교수에게 노벨상을 안겨줬겠지만

자신은 재미있다고 묘사해놓은 놀이들은 한번 읽어선 이해조차 힘든 것들이다.

 

쓸데 없는 질투는 이정도로 마치고

양자 역학이라던가 기타 물리학의 기초에 대해서 겉만 핥고 아는척 하기에

일독할 만한 적당한 책일 수도 있고 심각하지 않게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져 보고 싶은

뒤늦은 공대생에게 적당한 책일수도 있다고 이 책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미없는

정의를 내리며 그만 써야겠다.

 

그래... 파인만 당신 천재야... 좋겠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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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정재승 지음 / 동아시아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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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천재형인 이 글의 필자는

우리같은 과학이라면 로봇, 우주여행 등이 먼저 떠오르는 일반인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과학적 현상을 설명하고자 했다.

예시를 통해서 알기 쉽게 풀어 나갔으며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구절도 곳곳에 있다.

학창시절엔 과학 무지하게 싫어하던 나는(내가 왜 이과>공대를 갔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오히려 요즘 들어와서 과학적 현상이나 해설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이런 류의 책들에 부쩍 호기심이 늘어만 간다.

특히 폴락의 그림이나 서태지의 음악에 과학을 접목하려는 시도나

주식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려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고 신선했다.

물론 읽는 중간중간 "과학자들 참 할일 없나보다. 이런걸 하고 있냐.." 라는 전혀 비과학적인

농담이나 혼자 머리속으로 낄낄대며 날리기도 하면서.

 

그런데 아무래도 이게 사안별로 단락단락 글이 구성되다 보니까 쭉 빠져드는 느낌은 없었다.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가 다음 전개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궁금해서 손을 놓을 수 없는 그런 면인데

이런 단락별로 이루어진 글들은 아무래도 하나하나 끝나다 보면 좀 지루해 지기도 하고

짜투리 시간에 쉬이 책에 손이 가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런 것들도 몰입해서 읽어야 진정한 독서인이 될텐데 ㅋㅋ

 

어쨌든 이번 과학관련 책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어서

앞으로 계획된 파인만 아저씨가 쓴 책들이나 수학관련된 책들까지 도전해볼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다.

기다려라 무궁무진한 과학의 세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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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 싱글 데이 (Every Single Day) 2집
에브리 싱글 데이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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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불독맨션1집, 더더4집, 바비킴2집...

개인적으로 최근의 한국 언더 씬에서 베스트라고 보는 앨범들이다.

rux와 gumx의 흥겨운 사운드에 그럭저럭 귀를 만족시키며 지내던 얼마전

우연히 음반판매 싸이트의 순위에 올라 있는 (향음악사라고 일반 매장과는 소비자들 취향이 좀 다름)

이 그룹의 두번째앨범을 접하게 되었다.

실력있는 멤버들의 수준급 음악이라는 평들에 벅스를 통해 무료감상을 하고 나선

'올만에 대박 건졌다' 라고 외쳤다.

 

인트로를 거쳐 첫번째 트랙 '재앙이라는 이름의 디스코텍'에서 맘에 쏙 드는 기타리프가 날 즐겁게 하고

후렴구의 강력한 반복부분도 맘에 쏙든다.

다음 트랙 '그곳에 있을께'는 갑자기 확 달라진 분위기의 발라드풍의 멜로디가 나온다.

마치 요즘 뜨는 넬의 그것같은 느낌이지만 조금 더 서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세번째 트랙 'Acrophobia' 부터는 다시 재기 발랄한 그들의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굳이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더라도 앨범 전체가 버릴곡이 없어 보인다.

 

앨범전체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훵키한 냄새를 폴폴 풍기며

개개인의 연주가 훌륭해서 듣는 귀가 매우 즐겁다.

멜로디 또한 귀에 착착 감기고 난해한 해석이 필요 없이 흥겹게 즐길 수 있다.

나같은 초보와 전문가의 중간정도 되는 청자들에게 딱 맞는 앨범이 아닌가 싶다.

 

새롭고 신선한 사운드를 찾아 헤메던 그대 이 앨범을 구입하라 그대 귀에 광명이 열릴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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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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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말 많고 탈 많은 다빈치 코드

장기간 최고의 베스트 셀러였고 수많은 작품평과 논란을 일으켰던 그 책을 드디어 읽었다.

유명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책은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어서

선뜻 손에 잡지 못하는 이상한 책에 대한 입맛을 가진 내가 이 책을 읽은 계기는

다니던 영어학원의 학원등록하면 사은품으로 이 책을 주는 행사때문이었다.

평소 추리소설을 좋아라 하는 편인 나로서는 뭐 별 거부감없이 읽기 시작했고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잘 읽었다.

 

너무 많은 얘기를 들어서, 너무 많은 조명을 받은 책이라

어떤 내용이었어도 그 기대치를 완벽히 채울순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읽는 이를 꽤 빨아들이는 초중반부에 비해 결말부분은 너무하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재밌었고 꽤 흥미롭게 읽은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현세의 '남벌'이란 만화를 보면서 그랬듯이

너무 크게 벌려놓은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할지 당황하는 작가의 모습이 왠지 떠오른건

나만의 너무 지나친 비약인가? ^^;

특히 마지막에 총을 겨눈 적과 성물을 손에 든 주인공의 대치 장면에서

그 해결과정은 너무 허무하고 어이가 없었다. - -;

 

워낙 부풀려진 기대치에 비해 그 포스가 좀 약하긴 했지만 사실 읽은 시간이 아깝지는 않은

괜찮은 수작이라고 본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이미 확 떠버려서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거라면

그것이 영화든 책이든 음악이든 뒤늦게 막차타는건 정말이지 불만스러운 일이다.

재밌게 즐기고서도 입에서는 나도 모르게 투덜거림이 나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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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2-2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이 아주 멋지군요. 무슨 예언서 같아요^^ 전 시종 재미없게 봤어요. 끝을 보고 역시나 했었던 기억도..

마태우스 2005-02-2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우연이 너무 많이 남발되어서 시큰둥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우연적인 상황설정을 아주 싫어하거든요.

maverick 2005-02-2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마태님의 실망을 만회하듯 마지막에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 작업 들어가긴 하던데요?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1집 Infield Fly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노래 / 미러볼뮤직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이 독특한 밴드의 이름을 접했을때 가진 느낌은

그냥 요즘 많이 나오는 인디밴드의 이름이고 이름을 보아하니 대충 펑크나 모던락 스탈이겠구나 했다

이들의 1.5집이라는 EP 음반의 곡들을 들어보면서 많이 틀리지 않구나 했고

다만 약간 복고풍 느낌이 묻어나는구나... 세간의 음반평 그대로 드라마 주제가로 어울릴법한

귀에 쉽게 들어오는 멜로디네.. 왜 주목을 못 받았을까... 했다.

 

대학 초년생때 학사 경고를 받을만큼 학과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고 새로운 문화들을 흡수하는데

온통 정신이 팔려 있던 2학년 무렵... 그땐 그렇게도 왠지 '패배자 정서'라는 문화코드가 와 닿았다.

딱히 어렵게 살지도 않았고 인생의 별 난관도 없었으면서 학점따려고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은

주류로 내 마음대로 치부해버리고 나는 아웃사이더로서 그런 코드가 나한테 맞다는 유치한 생각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90년대 모든 젊은이들의 우상 커트 코베인이 있었다.

난해한 가사와 한없이 우울해지는 사운드, 그리고 그 자신의 비극적인 죽음.

90년대 락 신을 얼터너티브가 장악하도록 한 결정적 주인공이자 천재는 요절한다는 공식을

지킴으로서 사람들 가슴속에 더욱더 깊이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떠난 너바나의 리더.

그 당시 난 커트의, 정확하게는 너바나의 음악들을 들으며 양키들도 난해하다는 영어 가사를

내 맘대로 오역하며 왠지 모를 우울감을 즐기고 패배자 정서를 멋있게 보고 살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좀 더 어릴때 열광하던 강렬한 비트의 음악들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감성을 적시는, 혹은 재기발랄한 음악들을 찾아 들어가면서 그리고 세상에 찌들어가면서

유치함은 떨쳐버렸지만 어릴적의 풍부했던 감성또한 잃어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던

요즘이었다. 신해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라는 밴드가

소개되고 나서 반향이 대단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진 않지만)

새 밴드들을 나름대로 발굴해서 듣기를 즐겨하던 나로서는 당연히 한번 들어보게 되었고

생각과는 너무 틀린 음악에 꽤 놀라게 되었다.

이 밴드의 1집은 모던 락이 아니라 요즘은 사장되어가는 포크락이었다.

비록 전자음이 많이 섞이긴 했지만 분명히 그 토대는 포크락이었고 밴드 멤버 또한

단 한명인 1인 밴드였다. 그것도 30대의 배나온 아저씨!

그는 음악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 허덕이며 30줄에 들어선 결혼도 못한 소위 말하는

'패배자'에 속한 어디서나 볼수 있는 한 남자였다.

그리고 만루홈런이란 밴드이름을 무색하게 만드는 앨범제목 "Infield Fly"
(Infield Fly 란 야구에서 주자가 1루를 채운 상황에서 내야 플라이가 떴을때 무조건 아웃을 선언하는
규칙을 말한다. 결국 관중과 동료를 허탈하게 만드는 소위 말하는 '삑사리'인 것이다)

자신을 어딘가 장애가 있는 패배자 인생으로 치부하는 섬뜩하지만 우울하지는 않은 가사들

그런 우울한 가사들을 이끌어가는 멜로디는 밝고 가볍다는 것이 단순한 밸런스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역설적인 의도였을까

 

 이 밴드를 소개하는 신문기사 어디에도 잘 빠지지 않는 '패배자 정서' 라는 단어의 조합.

이걸 보면서 왠지 '피식' 하고 웃게되는 건 예전의 유치하면서 지금보단 조금 더 순수했던

내 모습이 생각나서일까. 오랜만에 그때같이 이유없이 자신을 멜랑꼴리하게 만드는 음악을

들으며 기분이 묘한것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이 앨범의 멜로디는 커트 코베인의 그것처럼

우울하지 않아 실제로 나 자신이 처지는 일도 없고 말이다.

 

포크락 스타일의 음악에 특별히 거부감이 있는 분이 아니라면 누구나 들어도 좋을 듯하다.

멜로디는 쉽고 가사전달도 좋으며 가사에 들어있는 위트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한다.

이런 괜찮은, 그리고 대중에게 충분히 어필할 요소를 가진 뮤지션들이 그냥 사장되고

참 기분좋은 듣기좋은 음반들이 묻혀져 간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사람들에게 들을 기회만 준다면 체리필터나 윤도현 밴드만큼의 몫은 감당할 수 있는

능력들인데 말이다..

 

p.s 이 밴드의 노래를 공중파 티비는 물론이고 라디오에서도 듣긴 힘들듯하다
방송심의 위원회에서 이 밴드의 대표곡인 '절룩거리네'는 장애인을 비하한다는 이유로
(도대체 가사를 읽어보기나 한거냐!!), 다른 대표곡인 '스끼다시 내인생' 은 불분명한 단어를
썼다는 이유로(너네는 일식집도 안가냐!!) 방송금지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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