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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근무지가 여의도로 이사온지 3주정도 되었다.

염창동 촌구석(염창동쪽 사시는분 열받을래나 - -; 그냥 중심가에 비해서..)에 10개월을 지내다가

여의도로 오니 일단 빌딩들의 높이에 눈이 피로하다.

각종 금융회사들과 IT회사들이 밀집한 관계로 여의도는 샐러리맨들의 집합소같아 보인다.

점심시간에 빌딩숲속의 길을 걸어가면 95%이상이 수트에 넥타이를 하고 걸어간다.

여자들도 기본적으로 거의 모두가 정장이다.

물론 내가 처음 여의도에 근무하는 것은 아니나 그때는 나도 똑같은 정장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있는 부서 자체가 전산부 인원들만 있다보니 정장을 안해도 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가볍게 면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데 이게 참 느낌이 신선하면서 어색하다.

면바지나 청바지에 티셔츠, 남방을 입고 백팩을 메고 다니면

대학생이 된 기분도 나고 (아무도 그렇게 안 봐주겠지만 - -;) 일단 무엇보다 편하고 시원하다.

그런데 여의도에선 그게 아주 특이한 복장이 된다.

길거리에서 정장을 하지 않은 나같은 사람은 10에 1정도?

마치 어울리지 않는 곳에 있는것 같고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이 문득문득 든다.

그 느낌은 단란주점과 룸싸롱 홍보로 요구르트 음료수등을 돌리며 호객행위를 하는

새끼마담들이 나에게는 눈길한번 주지 않을 때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예전에 정장입고 다닐땐 길에서 요구르트, 냉녹차, 냉커피 공짜로 받아먹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심지어는 유사성행위 관련 찌라시조차 주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는 정장이 아니면 그런데 안온다고 생각하나 보다.

똑같은 나인데 정장했을때랑 캐주얼로 다닐때랑 길에서 홍보하는 호객꾼들조차 차별을 한다.

그러니 일류호텔 같은데서 몰고온 차나 옷차림으로 사람 차별하는게 별 놀라운 일인가?

정장을 하고 다닐땐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이런 것들이 다가오니

재밌기도 하고 약간 씁슬하기도 하다.

 

역시....... 옷은 날개인건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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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와 얼굴 색깔이 가히 눈뜨고 못보겠구나

뎅장 디카의 진보는 더욱 사진을 찍기 싫게 만들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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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프로젝트는 8개월짜리 대형 프로젝트이다.

작년 6월부터 시작하여 올해 2월에야 끝나는 상당히 긴 축에 드는 프로젝트이다.

사실 일의 내용과 절대적인 양을 봤을때 8개월이 그리 모자란 기간은 아니었다.

허나 규모가 큰 회사들의 치명적 단점중의 하나인 구린 냄새 물씬 풍기는 문제점으로 인하여

일정은 계속 늦춰졌고 오픈일이 얼마 남지 않은 요 몇달 강행군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일 야근은 기본이고 원칙적으로 주5일 근무임에도 토요일 출근은 당연지사이며 일요일 출근도

심심치 않게 하는 생활을 어느덧 4개월째 하고 있다.

이 상황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몸담고 있는 모든 팀원들이 마찬가지이다.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PM은 항상 미안해하면서도 어쩔수 없는 상황앞에 팀원들을 몰아붙일 수

밖에 없고 팀원들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먹는 사태는 너무나 싫기에 힘든 상황도 참아가며

다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중이다.

다들 건강상태가 눈에 띄게 안 좋아졌고 (나는 근데 왜 이렇게 야근만하면 살이찌냐 젠장)

얼굴색이 눈에 띄게 보기 좋지 않게 변해간다.

 

원래 널럴하게 일하자는 모토로 사는 내가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내가 맡은 파트의 일을

최대한 속도를 내어 이제 마무리만 문제없이 해내면 상황으로 겨우 만들었고 지난 주부터는

가끔 정시에 퇴근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제 일이 터졌다.

PM이 심각한 얼굴로 개발자 몇명을 소집하더니 양해를 구한다는 말을 먼저 꺼내는 것이다.

우리도 다 알고 있는 가장 뒤쳐진 파트가 있는데 그 파트에서 쩔쩔 매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지탱하던 여자분이 있었다. 그분이 지난 금요일부터 출근을 안하는 것이다.

요 몇주 계속 몸이 안 좋다고 얘기하던 분이었고 더군다나 그 분은 작년 말 임신을 한 것을

다 알기에 건강이 좀 악화돼서 쉬어야 하나보다 라고 생각하던 나는

굳은 표정으로 PM이 '그분은 당분간 못나오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역할을 다른 분들이

좀 나누어 지고 가야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대략의 사태를 짐작했다.

그분과 가까운 분들에게 넌지시 타진한 결과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그분은 유산을 하셨던 것이다.

 

사실 다들 잊고 있었지만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확률 높은 사고였다.

그 분은 첫 임신이었고 따라서 임신 초기에 많이 힘들다고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런 와중에 쉬지도 못하고 휴일까지 반납하며 일을 했고

그 분이 맡은 부분이 까다로운 기획자들에 의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는 괴물이 되었던

것도 다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들 자신의 바쁨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마침내 일이 터진 것이다.

개인적으로 주변에서 유산이라는 걸 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기에 그 구체적인 충격은 잘 모르지만

그냥 짐작만으로도 이건 보통일이 아니란게 절실히 와 닿았다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그 분이 맡았던 부분중 많은 부분을 내가 떠안게 되었다.

내가 맡은 부분을 먼저 마무리단계까지 올려놓은 부지런함이 더욱 일을 늘려놓은 결과임에도

이 엄청난 사고 앞에 한마디 불평조차 할 수 가 없었다.

PM 또한 한마디 언급도 못하고 다만 나와 그리고 같이 짐을 더 떠안은 몇몇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고생해주길 부탁한다는 말밖에 못하는 상황이었다.

솔직히 나 자신으로선 상당히 짜증나는 일이긴 한데 그것보다는 그 여자분에 대한 측은지심과

그 여자분을 이렇게까지 만든 상황들이 너무 안타까웠다.

 

원래 허무주의에 빠지기 쉬운 내 성격에 또한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라는 생각이

하루지난 오늘까지 사라지지가 않는다.  힘든 와중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지내시던 그 분의

미소가 떠오르고 그 분과 그분 가족들이 받을 충격이 너무나 클 것을 알기에 또 슬퍼진다.

 

거기에  또 내가 떠안은 이 짐덩어리에 대한 처리에 대한 걱정까지 더해져서 오늘 내 상태는

거의 최악을 달리고 있다. 더욱 급박해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이렇게 알라딘에서

얼쩡거리면서 하루에 글을 두개나 쓰는 데뷔후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 ;

 

이제 내 앞에 닥친 불도 꺼야겠기에 마음 추스리고 다시 다람쥐 쳇바퀴를 굴려야겠다.

더불어 그 분의 몸과 마음의 빠른 회복을 기원해야겠다... 힘내세요 조대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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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24일 1박2일로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했다

충남 성주산에서 단풍을 맛보고 대천바다에 가서 하룻밤을 묵어오는 코스로 계획을 했다

우리들은 멋진 단풍에 대한 기대와 함께

오랜만에 보는 바다와 민박또는펜션에서 바베큐 해먹을 각종 해산물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었다.

바다와 해산물 바베큐~ 이 얼마나 기대되는 조합인가!

특히 제철이라는 대하는 오히려 여행의 주목적에 가깝게 우리의 기대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주에 클라이언트 회사에서 부서 야유회를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속한 프로젝트 팀의 PM이 갑자기 나보고도 같이 가자고 하시는 것이다.

(클라이언트기는 하지만 우리 회사의 모회사라서 친밀도가 일반적인 경우와 좀 다르긴 하다)

뭐 나쁠건 없다는 생각에 그러마고 대답하고 어제 그 계획표를 받았는데...

글쎄 강화도 바닷가(같은 서해바다가 아니던가)에 가서

회+조개구이+대하구이 를 먹는다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좋은 아이템라도 2주연속이라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할터...

친구들과의 흥분된 여행지에서의 식탁이 나혼자 그 재미가 반감될 처지다... 흐흐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이라 할 수도 있으나

그 특성상 조개와 대하는 먹을때는 환상적이나 먹고 나서 당분간은 다시 먹고 싶은 욕망이

왠만해선 일지 않는 종족들이라..... 나 혼자 친구들 앞에서 그들에 대해 시무룩해질것 같다 흑흑

나이가 들어갈수록 뭘 하든 그 자체의 재미보다는 먹는 재미가 점점 비중이 높아지는 우리들...

지금도 여행 계획의 세부적인 부분을 논의하면서 친구들은 대하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는데 ㅋㅋ ^^;

 

그래도 오늘 저녁 그 해산물들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져 입에서 새우냄새 날때까지 젓가락을 놓지 못할

나를 알기에...... 다음주 여행에서 대하만 봐도 쏠리는 그런 사태만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할 뿐..

왜 모든 일들은 한꺼번에 몰려서 다가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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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안 좋아서 소비가 위축되니 마니 하면서 시끄러운 요즘에도

어김없이 사람들은 무언가를 구매하고 싶어한다.

나는 실제로 어떤 물건을 사는데 있어서 아주 신중한 편이다.

정말 저 물건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수준은 어디인가

전자 제품을 산다면 내가 필요 없는 기능까지 포함해서 괜히 비싼건 아닌가 굉장히 고민한다

(그렇다고 이런 저런 기능을 비교하면서 몇시간씩 고르는 느낌과는 다른 거다 이건..)

가장 최소한 필요한 기능만을 지니고 있는 물건, 그 물건의 좋은 점이 과장되어 필요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그정도의 고민이다.

 

하지만 내 주위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소비에 있어서 내가 이해못할 행동들을 많이들 한다.

도대체 왜 그것들이 그들에게 필요한지 나는 정말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알고 지낸 다음에 한번도 직접 사진 찍는 모습을 본 일이 없는 사람이 디카를 사기 위해

수십개의 사이트를 뒤지고 수십명에게 조언을 구한다.

심지어 그들은 디카 구입후에 몇백만 화소의 디카폰을 사기 위해 다시 고민을 시작한다.

어떤 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많은 사람들은 그 운동을 잘하기 위한 고민보다는

그 운동에 필요한 멋진 장비를 구입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몇달 가지 않아 그 장비들은 다신 햇빛을 보지 못하는 곳으로 가게 될 확률이 아주 높은데도 말이다

 

자신의 소득을 자신의 소비로 연결시켜 만족을 얻는다면 그것에 대해서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그런 불필요한(내가 보기에.. ^^; ) 소비를 일삼는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은

월급이 너무 작다는 불평과 어디서 돈 안 떨어지나는 푸념과 요즘 쪼들린다는 불평들이다

그들은 항상 나보다 풍족한 소비생활을 즐기면서 항상 다른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지니고 산다.

저 사람은 얼마나 연봉이 높을까.. 저 사람은 맘껏 즐기면서 살겠지... 나는 이게 뭔가..

심지어 그들이 부러워하는 그 대열에 내가 끼기도 한다.

가끔은 핏대 높여 내가 왜 거기 끼는지 항변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지쳤다.

단지 그들은 부러워할 대상을 찾는 것 뿐이리라 실제로 되고 싶어하는 그 무언가가 아니라..

자신들의 생활의 만족도는 항상 저 아래에 두고 다른 이들의 그것은 항상 높게 보는 것은

그들의 습관이 되어버린 것일뿐...

 

그들의 그런 푸념을 들어주는 것은 너무 재미없지만 그것들이 그들을 미워하게 만들만큼

나에게 큰 고통이 되지는 않으므로 오늘도 나는 그들의 푸념앞에 조용히 술한잔을 따라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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