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끼 이치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에서 등판에 성이 아닌 이름을 달고 있는 남자
(그의 이름 이치로가 주는 브랜드 밸류가 엄청나기때문에 일어난 현상)

그가 84년전에 조지 시슬러가 세운 한시즌 최다안타 257개를 깨고 262개로 오늘 시즌을 마감했다.

원래 피속에 흐르는 반일감정이 유난히 진한 나는 (왜인지는 모름.. 조상중에 독립투사 없음..)

일본 스포츠 선수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중에 가끔 예외가 있으니 그 중에 한명이 바로 이 선수,

이치로(一郞, 첫째 아들이라는 흔한 이름... 한국식으로 하자면 一男이 정도? ㅎㅎ) 다.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이 선수는 유난히 아웃사이더 필을 물씬 풍기는 사나이다.

일본 리그 시절에도 그는 최고였지만 언론과 일본 팬(물론 이 중에 반 이상이 요미우리 팬이라서)들

대부분이 그보다는 '고질라' 마쓰이에  더 열광했고 메이저리그 진출시에도 이치로는 그들로부터

저주에 가까운 몇몇 평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실력으로 항상 최고였고 지금도 최고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부터 꾸준히 날아다닌 이치로에게보다 첫해 삽을 열심히 들었고

올해 그나마 좀 적응한 마쓰이에게 일본 기자들은 아직도 더 많은 수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세계는 실력을 인정했고 최근 몇 주간 온갖 MLB 사이트의 여러 페이지를 그의 사진이

장식했으며 기록을 깨기 며칠전부터는 이치로 카운터가 고정으로 달렸었다.

물론 미국언론도 '백인' 맥과이어가 홈런기록을 깰때보다 '흑인' 본즈가 깰때 스포트라이트를

덜 줬고 그때보다는 '동양인' 이치로가 기록을 깰때 훨씬 더 조용하게 보도한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그의 아웃사이더 필을 극대화시킨다.

그는 반항아가 아니다. 스포트라이트가 다른데만 쏟아지는데 분해서 그 분함에 이를 악물고

오늘의 그를 이룬 것이 아니다. 그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게 너무나도 나에겐 매력적이다. 언론이 뭐라고 하든 누가 뭐라고 하든 그에게 조명이 비추든 안

비추든 그는 자신의 기량이 최고임을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전혀 분하지도 억울하지도 않다.

애써 스포트라이트를 돌려 보려는 사람들조차 그가 최고임을 알고 있고 오히려 아무 동요도 없는

이치로 앞에서 민망해질 뿐이다.

정말 그런 그의 모습은 짜릿하도록 멋지다.

물론 나는 그의 인간성이나 사생활등은 전혀 모른다. 하지만 야구에서의 그의 태도만큼은 너무 사랑한다.

그는 어메리칸 드림을 이룬 것이 아니다. 단지 어떠한 것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경악하는 사람들 앞에서 표정없는 얼굴로 별일 아니라는 듯이....

 

"나도 훌륭한 공을 던졌고 우리 내야수도 훌륭한 수비를 펼쳤는데 이치로가 1루에 나가 2루도루를 노리는 모습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  이치로를 상대한 어느 투수의 인터뷰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