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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꾼이 아니라 트레이더가 되어라 - 데이트레이딩 최고 전략가의 매일 꾸준히 수익내는 기술
앤드루 아지즈 지음, 김태훈 옮김 / 해의시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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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선택

최근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존 J. 머피,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00)을 읽은 후 이번엔 비교적 최근에 쓰인 책을 읽고 싶었다. 그렇다고 다시 한번 대학교재 같은 딱딱하고 두꺼운 책은 부담스러워서 이 책 <도박꾼이 아니라 트레이더가 되어라>(앤드루 아지즈, 해의시간, 2022)을 선택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찌 보면 모든 기술적 분석 이론을 담은 책을 일독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는 게 트레이딩 자체에는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 주 타깃은 데이트레이더지만 장기투자자에게도 도움 될 내용들이 수두룩하다.

대박 = 도박

투자 경력과 무관하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데이트레이딩으로는 벼락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데이트레이딩은 도박이나 복권과 다르다. 이 점은 사람들이 데이트레이딩에 갖는 가장 큰 오해다 - 26p

사실상 이 책은 '데이트레이딩 성공을 위한 10가지 규칙'과 그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그 규칙 중 첫 번째가 바로 '데이트레이딩은 빨리 부자기 되기 위한 전략이 아니다.'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오해하면 첫 번째 규칙으로 했을까.

주식이나 코인으로 인생역전을 바라는 건 운의 영역이다. 그건 투자도 트레이딩도 아니고 그냥 도박이다. 수익을 얼마만큼 얻느냐는 실력이 아니라 시장이 정한다. 트레이더는 운이 아니라 확률에 배팅할 뿐이다.

롱이든 숏이든 해당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고 손익비가 1:2 이상이 되는 곳에만 진입해서 내가 미리 예측한 위치에서 수익을 실현할 뿐이다. 물론 짧은 손절은 필수다. 사람에 따라 물량의 일부를 남겨 끝까지 가져가기도 한다. 운이 좋을 경우 이것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대부분이 실패하는 이유

저자가 주장하는 것들은 지난 1년 간의 내 트레이딩 경험으로 얻은 것과 거의 일치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매매 기법은 이미 만천하에 공개되어 있다. 유튜브만 뒤져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돈을 잃는다. 왜 그럴까? 그건 인간이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왜 주식과 코인 시장에서 대부분 돈을 잃는지는 따로 글을 쓸 예정이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데이트레이더가 되기 위해 익혀야 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이것들을 장착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 문제는 이걸 아무나 장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그중 3번째는 죽었다 깨어나도 장착하지 못할 수 있다. 그게 뭐냐고? 바로 '멘털 관리'다.

실패의 주된 원인이 기술적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제력 결여, 충동적인 결정과 허술한 리스크 및 자금 관리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트레이딩에서 유일한 문제는 '나 자신'이다. 물론 그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도 '나 자신'이다. - 66p

마무으리

단타, 특히 데이트레이딩에 관심 있는 분들께 강력추천드린다. 단타 매매에 대한 환상을 깨고 현실을 직시하게 해 줄 것이다. 뒤표지엔 이런 문구가 있다. '노력 없이 희망 회로만 굴리는 바보 투자자를 향한 일침!' 뜨끔하는 분들 많을 거다.

데이트레이딩을 제대로 배우면 어디서든, 평생 모든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트레이딩 기술을 보상으로 얻는다. 근본적으로 그것은 돈을 찍어낼 수 있는 허가증과 같다. 다만 이 새로운 경력을 위한 기술을 개발할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 32p

트레이딩으로 먹고사는 건 분명 가능하다. 단지 당신의 멘털이 견디지 못할 뿐이다. 트레이딩은 1년 정도 소액으로 도전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 성공만 하면 평생 경제적 자유를 얻고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 수 있으니 말이다. 별 5개 만점에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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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작전명 발키리
브라이언 싱어 외 감독, 톰 윌킨슨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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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장교의 독백과 불발탄

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 튀니지 전선의 어느 독일군 막사에서 한 장교의 독백이 들려온다. 독백의 주인공인 슈타우펜베르크 대령(톰 크루즈)은 히틀러가 독일 국민에게 약속한 미래가 허상이며 오히려 총통과 그의 이너서클의 반 인륜 행위로 인해 독일의 명예가 먹칠이 아니라 피칠갑을 당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는 독일 내의 대부분이 이러한 진실을 외면하고 있음에 안타까워한다. 이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무언가를 행하려 하지만 불의의 공습을 당한다....

한편, 동부전선의 스몰렌스크(러시아)에선 시찰 온 히틀러를 암살하기 위한 작전이 시도되지만... 안타깝게도 술병으로 위장한 폭탄이 불발된다. 운이 좋게 술병을 회수하여 숙청의 피바람은 피했지만 그들의 의지는 굽힐 줄을 모른다.

베를린 밖에서 믿을 만한 인물을 물색하기로 한 그들의 레이더에 공습으로 왼쪽 눈과 오른손 그리고 왼손의 두 손가락을 잃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잡히는데... 과연 그들의 운명은?

검은 오케스트라

2차 대전 당시 독일인 중에는 나치에 저항한 양심적인(?) 이들이 많았다. 실제 나치 정권 수립 후 당시까지 십 수회에 달하는 히틀러 암살 시도가 이를 증명한다. 오늘 소개할 영화 <작전명 발키리>(2008)는 1944년에 있었던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 '검은 오케스트라'를 소재로 삼았다. 역사가 이미 스포를 한 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극적이라 평가받은 작전인 만큼 끝까지 몰입할 수 있었다.

브라이언 싱어 X 톰 크루즈

제작비만 비교적 적을 뿐이지 감독부터 배우들까지 휘황찬란하다. 우선 '엑스맨 시리즈' 이전 전설이 된 스릴러 <유주얼 서스펙트>(1995)를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에게 메가폰을 맡겼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평타 이상은 기대할 수 있다. 거기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구멍 없는 배우진의 쫄리고 쫄리는 연기 대결을 감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초반 일부만 빼면 보는 내내 아주 그냥 쫄깃쫄깃하다.

참고로 화려하거나 통쾌한 액션씬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스릴을 만들어낸 스탭과 배우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톰 크루즈야 말이 필요 없는 배우다. 톰이 연기한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의 차분한 모습이 실제 인물과 반대라는 유족들의 지적이 있었지만 극의 긴장을 생각하면 배우와 감독의 선택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이건 다큐가 아니라 상업 영화니까.

톰 크루즈 외에 올브리히트 장군으로 분한 빌 나이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특히 우유부단함을 표현하는 장면에선 그의 눈빛과 표정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주먹을... 그리고 히틀러를 연기한 데이빗 벰버를 보고는 싱크로율이 너무 높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ㅎ

그들의 계획이 틀어지는 과정을 보면 어느 정도 고증을 한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너무나 안타깝다. 그때 히틀러가 죽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쿠데타의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서방과의 휴전은 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독재자(국가)와 국민

이 영화를 보고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독재자의 존재와 국민 의식. 왜 어느 나라는 국민이 목숨을 걸고 독재자를 쫓아내고, 어느 나라는 그것을 받아들이는지 말이다. 사실 멀리 갈 것도 없다. 남과 북을 보라. 과거 한국도 그렇고 최근의 우크라이나(유로마이단)를 봐도 나라가 잘 살고 못 살고의 문제도 아니다.

나에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모두 친구들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친구들은 당연히 침략을 당한 쪽이니 대부분이 정부를 신뢰하고 힘을 싣고자 한다. 흥미(?) 로운 쪽은 러시아 친구들이다. 그들은 대개 둘로 나뉜다. 전쟁에 1도 관심이 없거나 온라인 상에 Z표식을 퍼 나르며 정부와 군대를 지지하는 식이다(물론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반전을 원하는 이들도 있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전 세계가 러시아를 잡아먹으려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그 말을 듣고는 놀랐다.

그중 가장 오래된 친구 한 명은 전쟁 이전에는 너무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친구였다. 고등교육을 받고 어릴 적부터 미국 및 서방의 대중문화를 즐겼다. 성인이 되어서는 국제변호사로 일하며 한국을 포함 다양한 나라를 여행한 친구였다. 그런 친구조차 후자의 반응을 보이다니...

솔직히 머리로는 이런 일로 친구 관계를 끊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내 감정은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너무 슬프다. 물론 여전히 안부를 물으며 지낸다. 어찌 되었든 난 이번 사태로 어느 때보다 러시아 국민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추후 그들의 선택이 너무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히틀러의 독일과 푸틴의 러시아

영화 리뷰하다가 옆길로 새 버렸다. 아무튼 결국 독일은 최악의 전범국가라는 오명을 지금의 긍정 이미지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영화처럼 당시 독일의 명예와 인류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인물들이 독일인에게 끼친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러시아는? 수십 년 후 러시아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일까? 쿠데타나 혁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이 영화 속 인물들과 같은 이들이 나오기나 할까? 난 그것이 궁금해서 매일 관련 뉴스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과 같지 않음을...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영화 속에선 다음과 같은 대사가 여러 번 나온다. "We have to show the world that not all of us were like him." 그래도 독일인 전체가 그들(히틀러&이너서클)과 같지는 않았음을 세계에(넓게는 그들의 후손에게도) 보여줘야 한다는 것. 성공 가능성을 떠나 목숨을 걸고 암살 시도를 하는 이유를 너무나 멋지게 설명한 대사다.

마무으리

굳이 역사를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를 나름 즐겨 보는 분들에겐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배우들을 기억하는 부수적인 재미도 얻을 수 있다(나만 이게 재미있나?;;). 작전이 종료되며 부대들이 철수하는 장면부터 마지막까지는 알 수 없는 답답한 감정에 휩싸인다. 하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글귀들과 지금의 독일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가슴 한편이 따뜻해 짐을 느꼈다.

총알이 난무하고 포탄이 빗발치는 전투를 기대하는 분들 빼고 담백하고 차갑지만 가슴 한편이 뜨거워짐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별 5개 만점에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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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 : 리마스터링
윌리엄 와일러 감독, 오드리 헵번 외 출연 / 클래식라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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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동시에 뉴스가 흘러나온다. 유럽 어느 왕국의 공주 앤(오드리 헵번)이 유럽 순방(?)의 고된 일정 중 로마에 도착했다. 잠깐 봤는데도 답답해 미칠 것 같은 일정이지만 공주는 우아함을 뽐내며 스케줄을 소화한다(구두 사건 빼고).

겉으로 보기엔 천상 공주지만 아직 장난기 가득한 꿈 많은 소녀인 앤. 결국 쌓인 게 폭발해 히스테리를 부리게 된다. 주치의는 그녀에게 수면제와 진정제를 처방하며 최선책은 잠시라도 그녀가 정말 바라는 걸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수면제의 약발 보다 의사의 말발이 더 셌다는 거... 그 길로 공주는 냅다 방 탈출을 해버리는데~

만인의 연인, 그 배우에 그 작품

1953년 작,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고전 오브 고전 <로마의 휴일>. 만인의 연인 오드리 헵번의 첫 주연작으로 원샷원킬루다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게 한 영화다. 헵번은 정말 '고전' 버프 따위는 필요가 없다. 지금 기준으로 봐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미모'라는 단어로만 재단하는 것마저 실례일 정도. 당연히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다. 분명 영상을 통해서야 그녀의 진가를 확인 할 수 있다.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껏 봐온 고전 영화 중 '고전'임을 감안하지 않아도 되는 몇 안 되는 작품이다. 자그마치 약 65년 전 영화인데 말이다. 보고 나면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고 따뜻해진다.

방 탈출 이후

대사관저를 탈출한 그녀는 그제서야 약발이 오른 수면제 덕(?)에 길가 벤치에서 잠이 든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기자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를 만나게 되고 그 둘은 평생 잊지 못할 로마에서의 휴일을 보낸다.

셀럽과 일반인의 스토리는 너무나 익숙하다. 하지만 주요 캐릭터의 매력과 의외로 잘 먹히는 유머 코드가 주는 재미가 상당하다. 특히 '트레비 분수'나 '진실의 입' 같이 영화를 안 본 사람도 오드리 헵번 하면 알만한 유명한 장면이 나오는 것도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이 영화를 보면 로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최소 한 번 이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편의 동화 같지만, 결말에 이르러 현실로 돌아온다는 점이 더욱 맘에 들었다. 특히 마지막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헵번의 표정과 모두가 퇴장한 후 그레고리 펙이 담담한 듯 걸어 나오다 다시 뒤를 돌아보며 아쉬워하는 장면의 연출이 너무 인상적이다. 항상 여운이 남아 볼 때마다 그 장면만 다시 돌려보게 된다.

마무으리

새해 첫날, 첫 주말 밤 마음 따뜻해지는 클래식 영화 한 편과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세월의 벽 때문에 고전 영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분들께 이 영화로 시작해 보시길 권해본다. 별점은 다섯 개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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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블루레이] 예스터데이 (2disc: 4K UHD + 2D)
대니 보일 감독, 히메쉬 파텔 (Himesh Patel)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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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림팀에 레전드 추가요

워킹타이틀 프로젝트, 대니 보일 연출에 리차드 커티스 각본 게다가 에드 시런의 출연 등 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크게 부풀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건 역시 위대한 ‘더 비틀즈’의 존재다. 그들의 음악을 영화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다.

드림팀 + 레전드 = 평작(?)

하지만 너무나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다 보고 나서도 어딘가 아쉬움이 남았다. '즐겁게 잘 봤다.' 정도의 감상 그 이상을 받고 싶었나 보다. 참신한 설정이라지만 음악광이었던 어릴 적에 이런 상상을 자주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과 그들의 음악들만 갑자기 사라진다면? ㅎ

스토리는 예측 가능한 도로로만 달렸다. 이런 진행은 이젠 솔직히 진부하다. 주인공을 뺀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에드는 배우가 아니니 제외)는 만족스러웠다. 미안하지만 주인공 히메쉬 파텔은 보컬 스타일마저 내 취향이 아니었다… 좀 더 정확하게는 딱 워킹타이틀식, 영국식이라고 해야 할까? 정겹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은 추억의 영화로만 즐기고 싶다. 그나저나 릴리 제임스는 왜케 사랑스러운 걸까? 진짜 화가 날 정도여! ㅋㅋ

비틀즈 음악 영화를 꼭 이렇게 써야만 속이 시원했ㄴㅑ??

3번 연달아 봤다. 재미있어서가 아니다. 억울해서다. 솔직히 처음에는 진짜 뻔하다는 생각과 실망이 함께 왔다. 그나마 횟수를 더할수록 그런 마음은 수그러들었다. 이유를 몰랐지만, 지금은 그냥 릴리 제임스와 비틀즈의 음악이 그리했다고 믿는다. 무난한 워킹타이틀식 멜로영화다. 무난하다고 했지만, 솔직히 비틀즈가 없었다면 그저 그런 작품이다.

그건 그렇고 이왕 저작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마당에 곡을 좀 더 화끈하게 길게 사용하면 어땠을까? <보헤미안 랩소디>(2018)처럼 아예 콘서트 형식으로 길게 끌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배우의 역량이 부족했을까? 아무튼 그랬다면 좀 더 점수를 줄 수 있었을 듯하다. 특히 비틀마니아들에겐 이 부분이 매우 아쉽지 않았을까? 싶지만 '북미, 영국 및 전 세계에서 영화 <어바웃 타임>의 흥행 기록을 모두 뛰어넘은 화제의 영화'라고 하니 나만 아쉬운 듯?ㅎ

가장 좋았던 부분은 비틀즈 곡 중에 내 최애 곡인 ‘The Long and Winding Road’가 나올 때와 극 중 ‘존 레넌’을 만나는 시퀀스다. 현실에선 너무 일찍 떠난 그가 아직 살아 있으며 원하는 삶을 후회 없이 살았다고 하는 그것 자체로 감동이었다. 성공한 삶과 행복한 삶은 별개라는 메시지야 뭐 두말할 것도 없고.

마무으리

참 애매한 영화다… 멜로 영화로도 음악 영화로도 선뜻 추천하기가... 그래도 시간이 아까운 정도는 아니다. 다만, 기어이 보겠다면 너무 기대하고 보지 말 것!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넷(비틀즈 빼면 셋)

그나저나 비틀즈의 음악은 정말 신비하다. 동시대나 그 이후 708090 음악들은 요즘 음악과 비교할 때 시대 보정(?)으로 가점을 주게 되는데 비틀즈의 음악은 그딴 거 없다. 그냥 좋다. 이런 게 진정한 클래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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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말하는 대로
미이케 타카시 감독, 후쿠시 소타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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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오징어 게임>이 이 영화를 표절했다라고 '주장(난 동의 안 함)'하길래 궁금해서 본 작품. 이런 영화가 있다는 건 개봉 당시에도 알았지만, 이쪽 장르에선 유명한 감독에다 좋아하는 배우까지 나왔지만 결국 내 취향이 아니라 보지는 않았다. 당시 볼 만한 작품도 널렸었고.

문제는 용두사미

지극히 일본스러운(?) 작품이다. 참신하나 유치하고 오버스러운... 문제는 용두사미다. 참신함마저 초중반까지다. 이후부턴 배가 산으로 가는 수준을 넘어 비행기가 바닷속으로 잠수한다. 혹자의 리뷰 중에 중반부터 원작(만화 인 듯)과 달라진다는 말이 있는 걸 보면 미드 <왕좌의 게임> 꼴이 난 것 같다.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B급 장르의 문법과 앞서 언급한 일본스러움을 빌어 표현한다. 일본스러움이 나쁜 게 아니다. 분명 그 만의 매력이 있고, 그게 있으니 일본에서 매년 돈은 벌고, 돈을 버니까 계속 만드는 거니깐. 매년 일본 대중이 작품을 즐기고 제작자도 돈을 버는 데 뭐가 문제인가.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은데.

왜 오징어 게임 만큼 대박나지 못했나

난 일본의 비슷한 작품들이 왜 <오징어 게임>같이 세계적으로 먹히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19의 창궐과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같은 시기적인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일본 영화 특유의 지극히 만화적인 설정과 오버스러운 연기가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설정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그냥 어느 날 어떤 상황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 신이 하시는 일이란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설정이다. 신이 이렇게 하고자 한다는 데 무슨 토를 달 수 있을까.

두 번째는 오버스러운 연기다. 난 이게 앞의 설정 문제보다 몇 배는 더 크다고 생각한다. 설정의 경우 오류만 없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보면 된다. 하지만 연기는 평소 일본 애니를 좋아하지 않는 이상 받아들이기 쉽지가 않다. 참고로 난 어릴 적부터 일본 애니와 만화를 즐기며 자랐다. 악감정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대책 없는 실사화에는 개인적으로 악감정이 있다. 아니 많다. 처음 몇 작품들은 엄청난 기대를 품었지만 이젠 그런 거 0.0001g도 없다.

스타일은 존중되어야 마땅, 하지만....

물론 이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일본의 스타일일 뿐이다. 일본의 대중이 그걸 오랜 시간 바라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국내에서 꾸준히 소비해주고 있기에 그렇게 정착된 거다. 작품 내 특정 배우들이 다른 작품에선 정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걸 보면 오버스러운 연기가 배우들 자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물론 특정 몇몇은 그런걸 감안하더라도 연기가 심하게 별로긴 하지만….

일본은 아니메의 왕국이라 그런가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기보다 애니를 실사화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애니의 실사화라 하면 디즈니 스타일을 떠올린다. 물론 <라이온킹>처럼 너무너무너무 사실적이라서 망한(?) 케이스도 있지만 <알라딘>이나 <미녀와 야수> 등등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성공적인 작업들이라 생각한다.

일본식 애니 실사화의 아쉬운 점

일본의 실사화는 연출, 연기 모두 애니스럽게 만드는 것을 추구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인물과 배경의 모습만 실제인 거다. 이게 나쁘냐고? 그럴 리가... 그냥 그런 형식이 일본 국내에선 수요가 많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소수의 취향이란 거다. 여기서 전 세계적이라는 건 평소 영화를 즐기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말 그대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일본에선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보며 자국 언어로 된 오리지널 콘텐츠의 세계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영화 산업 관계자로서는 둘 중 하나다. 현재 유행 중인 전 세계 대중의 기호에 맞추던가. 아니면 일본스러움이 세계의 트렌드가 되는 날까지 지금의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던가.

마무으리

모든 트렌드는 돌고 돌며 대중은 항상 새로움을 갈구하기에 당장 일본판 애니 실사 영화들이 <오징어 게임>과 같은 인기를 충분히 누릴 가능성도 있다. 물론 내 생애 그런 날이 아예 안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시기는 오직 신 만이 알 것이다. 별점 다섯 개 만점에 셋 반.

※ 이 글은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실사 영화만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러니 '니가 원작의 심오함을 몰라서 그렇다~'류의 반응은 정중하게 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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