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오징어 게임>이 이 영화를 표절했다라고 '주장(난 동의 안 함)'하길래 궁금해서 본 작품. 이런 영화가 있다는 건 개봉 당시에도 알았지만, 이쪽 장르에선 유명한 감독에다 좋아하는 배우까지 나왔지만 결국 내 취향이 아니라 보지는 않았다. 당시 볼 만한 작품도 널렸었고.문제는 용두사미 지극히 일본스러운(?) 작품이다. 참신하나 유치하고 오버스러운... 문제는 용두사미다. 참신함마저 초중반까지다. 이후부턴 배가 산으로 가는 수준을 넘어 비행기가 바닷속으로 잠수한다. 혹자의 리뷰 중에 중반부터 원작(만화 인 듯)과 달라진다는 말이 있는 걸 보면 미드 <왕좌의 게임> 꼴이 난 것 같다.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B급 장르의 문법과 앞서 언급한 일본스러움을 빌어 표현한다. 일본스러움이 나쁜 게 아니다. 분명 그 만의 매력이 있고, 그게 있으니 일본에서 매년 돈은 벌고, 돈을 버니까 계속 만드는 거니깐. 매년 일본 대중이 작품을 즐기고 제작자도 돈을 버는 데 뭐가 문제인가.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은데.왜 오징어 게임 만큼 대박나지 못했나난 일본의 비슷한 작품들이 왜 <오징어 게임>같이 세계적으로 먹히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19의 창궐과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같은 시기적인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일본 영화 특유의 지극히 만화적인 설정과 오버스러운 연기가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설정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그냥 어느 날 어떤 상황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 신이 하시는 일이란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설정이다. 신이 이렇게 하고자 한다는 데 무슨 토를 달 수 있을까.두 번째는 오버스러운 연기다. 난 이게 앞의 설정 문제보다 몇 배는 더 크다고 생각한다. 설정의 경우 오류만 없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보면 된다. 하지만 연기는 평소 일본 애니를 좋아하지 않는 이상 받아들이기 쉽지가 않다. 참고로 난 어릴 적부터 일본 애니와 만화를 즐기며 자랐다. 악감정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대책 없는 실사화에는 개인적으로 악감정이 있다. 아니 많다. 처음 몇 작품들은 엄청난 기대를 품었지만 이젠 그런 거 0.0001g도 없다.스타일은 존중되어야 마땅, 하지만....물론 이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일본의 스타일일 뿐이다. 일본의 대중이 그걸 오랜 시간 바라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국내에서 꾸준히 소비해주고 있기에 그렇게 정착된 거다. 작품 내 특정 배우들이 다른 작품에선 정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걸 보면 오버스러운 연기가 배우들 자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물론 특정 몇몇은 그런걸 감안하더라도 연기가 심하게 별로긴 하지만….일본은 아니메의 왕국이라 그런가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기보다 애니를 실사화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애니의 실사화라 하면 디즈니 스타일을 떠올린다. 물론 <라이온킹>처럼 너무너무너무 사실적이라서 망한(?) 케이스도 있지만 <알라딘>이나 <미녀와 야수> 등등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성공적인 작업들이라 생각한다.일본식 애니 실사화의 아쉬운 점일본의 실사화는 연출, 연기 모두 애니스럽게 만드는 것을 추구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인물과 배경의 모습만 실제인 거다. 이게 나쁘냐고? 그럴 리가... 그냥 그런 형식이 일본 국내에선 수요가 많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소수의 취향이란 거다. 여기서 전 세계적이라는 건 평소 영화를 즐기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말 그대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다.최근 일본에선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보며 자국 언어로 된 오리지널 콘텐츠의 세계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영화 산업 관계자로서는 둘 중 하나다. 현재 유행 중인 전 세계 대중의 기호에 맞추던가. 아니면 일본스러움이 세계의 트렌드가 되는 날까지 지금의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던가. 마무으리모든 트렌드는 돌고 돌며 대중은 항상 새로움을 갈구하기에 당장 일본판 애니 실사 영화들이 <오징어 게임>과 같은 인기를 충분히 누릴 가능성도 있다. 물론 내 생애 그런 날이 아예 안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시기는 오직 신 만이 알 것이다. 별점 다섯 개 만점에 셋 반.※ 이 글은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실사 영화만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러니 '니가 원작의 심오함을 몰라서 그렇다~'류의 반응은 정중하게 반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