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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 : 리마스터링
윌리엄 와일러 감독, 오드리 헵번 외 출연 / 클래식라인 / 2014년 3월
평점 :
시작과 동시에 뉴스가 흘러나온다. 유럽 어느 왕국의 공주 앤(오드리 헵번)이 유럽 순방(?)의 고된 일정 중 로마에 도착했다. 잠깐 봤는데도 답답해 미칠 것 같은 일정이지만 공주는 우아함을 뽐내며 스케줄을 소화한다(구두 사건 빼고).
겉으로 보기엔 천상 공주지만 아직 장난기 가득한 꿈 많은 소녀인 앤. 결국 쌓인 게 폭발해 히스테리를 부리게 된다. 주치의는 그녀에게 수면제와 진정제를 처방하며 최선책은 잠시라도 그녀가 정말 바라는 걸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수면제의 약발 보다 의사의 말발이 더 셌다는 거... 그 길로 공주는 냅다 방 탈출을 해버리는데~
만인의 연인, 그 배우에 그 작품
1953년 작,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고전 오브 고전 <로마의 휴일>. 만인의 연인 오드리 헵번의 첫 주연작으로 원샷원킬루다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게 한 영화다. 헵번은 정말 '고전' 버프 따위는 필요가 없다. 지금 기준으로 봐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미모'라는 단어로만 재단하는 것마저 실례일 정도. 당연히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다. 분명 영상을 통해서야 그녀의 진가를 확인 할 수 있다.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껏 봐온 고전 영화 중 '고전'임을 감안하지 않아도 되는 몇 안 되는 작품이다. 자그마치 약 65년 전 영화인데 말이다. 보고 나면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고 따뜻해진다.
방 탈출 이후
대사관저를 탈출한 그녀는 그제서야 약발이 오른 수면제 덕(?)에 길가 벤치에서 잠이 든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기자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를 만나게 되고 그 둘은 평생 잊지 못할 로마에서의 휴일을 보낸다.
셀럽과 일반인의 스토리는 너무나 익숙하다. 하지만 주요 캐릭터의 매력과 의외로 잘 먹히는 유머 코드가 주는 재미가 상당하다. 특히 '트레비 분수'나 '진실의 입' 같이 영화를 안 본 사람도 오드리 헵번 하면 알만한 유명한 장면이 나오는 것도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이 영화를 보면 로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최소 한 번 이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편의 동화 같지만, 결말에 이르러 현실로 돌아온다는 점이 더욱 맘에 들었다. 특히 마지막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헵번의 표정과 모두가 퇴장한 후 그레고리 펙이 담담한 듯 걸어 나오다 다시 뒤를 돌아보며 아쉬워하는 장면의 연출이 너무 인상적이다. 항상 여운이 남아 볼 때마다 그 장면만 다시 돌려보게 된다.
마무으리
새해 첫날, 첫 주말 밤 마음 따뜻해지는 클래식 영화 한 편과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세월의 벽 때문에 고전 영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분들께 이 영화로 시작해 보시길 권해본다. 별점은 다섯 개 만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