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하루는>을 읽는 중.
나는 자가면역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을 가지고 있어.
류마티스관절염의 친척쯤 되는 병이라고 생각하면 돼.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현시점에서는 완치가 불가능해.
평생 함께해야 하는 친구 같은 존재지. :)
내게 이 병이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된 건 20대 중반이었어.
그전까지는 늘 세상 탓, 남 탓만 하면서 살았어.
가진 게 없다고 억울해하고, 불행하다고 신세 한탄만 했지.
그땐 몰랐어.
아무런 통증 없이 가만히 있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이고 감사한 일인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
지금은 이 병과 거의 20년을 함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몸과도 사이좋게 지내는 법을 배웠어.
그래서 늘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해. :)
꼰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삶도 있다는 걸 공유하고 싶었어.
불평만 하며 살기엔 우리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
그럼 내가, 우리가 너무 불쌍하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