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전시륜 지음 / 명상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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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년에 걸쳐 읽은 책이다. 사실 난 작년을 마무리하면서 내 자신을 뒤돌아보고 자극이 될 만한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생각생각하다 이 책을 책꽂이에서 뽑았다. 사실 내가 원하던 책은 분명 아니었다. 하지만 결코 후회 없는 큰 느낌을 전해준 책이었다.

제목이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인데 너무도 딱 맞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몇 페이지만 읽어도 그의 박식한 지식과 위트있는 글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소신있고 주관있는 행동에 그가 너무도 부럽고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전시륜'이라는 사람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범상한 사람이었다. 그의 가족들에게 남긴 유언장의 내용이라든가, 구혼광고를 내는 엽기적인 행동을 한 것이며 정말 일반 보통사람들이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일들을 그는 너무도 당당하게 그리고 당연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은 후 그런 생각이 들었다.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소신껏 행동하면 당연히 따라오는 보너스가 아닌가 하는...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가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고로 더 이상 그의 위트있는 글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그의 글을 접했다는 것에 만족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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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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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폭넓은 지식을 바탕에 둔 베르베르의 단편 모음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엽기적인 이야기와 어울어진 그림(삽화)들 또한 이야기의 재미와 이해를 도왔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각 이야기마다 다 읽은 후에 코멘트를 짧게 적어 놓았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문학적 건망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겐 너무 좋은 세상』
정말 그런 세상이 올까?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이(일상에서 사용되어지는 제품들이) 기계화되는 그런 세상말이다.
주인공 뤽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기계들에 넌더리를 치지만 정작 그 자신 조차도 기계인간이었다. 세상에나...

『바캉스』
과거로의 여행이라...
생각만해도 신나는 일(경험)이 아닌가?
내가 만약 피에르였다면 난 어느 시대로 가서 멋진 구경을 할까? 하지만 멋진 경험 안에 스며있는 상업적 장사 속이라니...

『투명인간』
투명인간과 투명피부의 차이점이란 투명인간은 그야말로 전혀 보이지 않음을, 투명피부는 단지 피부만 투명하여 장기와 혈관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투명피부 인간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 과학의 발달이란 앞으로 투명피부가 더 익숙하게 느껴지고 지금은 지극히 정상인이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황혼의 반란』
정말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노령화 사회의 문제는 심각하다. 그렇다면 앞으론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고 자식은 부모들을 CDPD와 같은 기관으로 넘기는 것을 당연시 여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말이다. 하지만 그 자식도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될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낯선 존재들에 비친 인간은 그야말로 우스꽝스럽고 몹시도 불쌍한 존재로 그려진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인간보다 우위의 존재 앞에선 애완동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종』
우리의 신체 일부가 우리의 몸과 사고를 지배한다니... 정말 우리 몸과 생각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런 날이 올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 신체의 각 부분에 잘 보여야 할 것 같다.

『가능성의 나무』
가능성의 나무는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는 프로그램의 이름으로 인간의 미래에 대한 가정을 입력해서 다가올 세대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인간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여기엔 많은 가정(가능성)이 서술되어 있다. 이와 같은 모든 가능성을 나무 그림으로 그려 검토해 본다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미리 대처할 수도 있으리라.

『수의 신비』
숫자 10이상을 세는 것이 엘리트의 요건이 되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권력다툼을 다룬 이야기로 지식에 목말라하는 인간의 모습과 남보다 앞서려는 인간의 욕심을 너무나도 잘 표현하였다.

『완전한 은둔자』
베르베르의 엽기적인 상상은 어디까지 갈 것이며 인간의 호기심 또한 끝이 어디인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며까지...

『취급주의:부서지기쉬움』
우주 안에 지구가 있고, 지구 안엔 또 다른 작은 우주가 존재한다.

『달착지근한 전체주의』
형편없는 작품은 매스컴에 의해 훌륭한 작품이 되고 훌륭한 작품은 그냥 사장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훌륭한 작품은 언젠가는 꼭 빛을 발하리라.

『허깨비의 세계』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 키 몇 센티, 몸무게 몇 킬로, 인상착의...이런 식으로 모든 사물이 정의되어진다면 너무 삭막하지 않을까?

『그 주인에 그 사자』
필요에 따라 변하는... 금방 변심하는 인간의 모습과 쉽게 잊는 한국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였다.

『말 없는 친구』
물질 앞에서 서로 배신하고 부인하는 인간보단 인간을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아껴주며 변함없는 나무의 우정이 아름답다.

『어린 신들의 학교』
정치와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는 이야기였다.

이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의 긴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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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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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조나단 노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않았던 비둘기 한마리로 인해 그의 순조롭고 평화로웠던 일상에 방해를 받고 만다. 즉, 그의 일상이 깨지고 만 것이다.
쥐스킨트는 그런 조나단 노엘 내면의 심리를 무척이나 세세하게 독자가 마치 텔레비젼 드라마를 시청하듯 묘사해 놓았다. 쥐스킨트는 계획에 의해 진행되어져가는 우리의 인생이 아주 사소한 것으로 인해 무참히 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사소한 것은 지나고 나면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는 사실 또한 보여준다. 인간은 많은 걱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물론 결코 해결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아주 사사로운 것도 있다. 사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걱정이 앞섰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나님은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 만큼의 시련만을 주신다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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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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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킨트의 단편 세 편과 에세이 한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이다. '깊이에의 강요'는 한 젊은 여류 화가가 그녀의 작품에 대해 한 논평가가 '깊이가 없다'고 한 말을 듣고 번민하고 고뇌하다가 결국 죽음을 택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 이야기 또한 듣는다. 생각없이 아님 너무 솔직하게 던진 말 한마디에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도 하고 절망하게도 한다. 물론 그게 나 자신일 수도 있고 말이다.

논평가가 화가가 죽은 후 전과는 전혀 다르게 그녀의 작품에서 '깊이에의 강요'를 읽을 수 있다는 글을 쓴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고 일관성 없는 발언인가? 너무도 말을 쉽게 바꾸는 우리들의 모습(특히, 어떤 특정부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승부'에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 미래를 개척하는 사람(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사람),그리고 방관(구경꾼)하는 사람들을 통해 전반적인 사회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다.

'장인 뮈사르의 유언'은 삶에 짓눌려 내면의 아름다움과 감수성을 상실해 가는 인간의 모습이 생명은 있으되 무감각하고 냉혹한 돌조개를 통해 상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에세이 '문학적 건망증'에서는 책을 읽으면서도 항상 마음 속으로 생각해왔던 독자로서의 자세와 느낌들을 너무도 공감가게 적어주어서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꼈다. 그동안 무거웠던 짐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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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홍신베이직북스 3
생텍쥐페리 지음, 김원기 옮김 / 홍신문화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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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여우와 어린왕자의 대화
'난 친구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라는게 무슨 뜻이지?'
'그건 너무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라는 뜻이야.'

맞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것들에 길들여져서 살아가고 있다. 부모와 자녀로서, 부부로서, 사회와 관계를 통해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로... 이러한 모든 관계를 통해 그것들에 길들여져서 그것들에 익숙해져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린왕자는 또 어른들은 정말 이상하다고 되풀이해서 이야기를 한다. 어린이가 바라보는 어른의 세상이란 정말 너무나도 이해가 안 되는 세상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어릴 때의 순수함은 온데 간데 없고 어느 순간엔가 자신도 모르게 변해버리고 마는 사람들... 나 또한 순수함과 거리가 멀어진지가 꽤 된 것 같다.

어린왕자는 이런 나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회귀해 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준 고마운 책이다.

또한 이 책의 구절구절마다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정말 뭐라 표현하기가 힘이 든다.
나도 그렇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자주 읽어서 순수함을 잃지 말고 살아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과연 어린왕자가 나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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