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스 페르민 지음, 조광희 옮김 / 현대문학북스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읽고 쓰는 것이 취미가 된 이후 어느 순간에

언젠가는 소설을 한 편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소설이 아니라 마치 시와 같은 소설

 

하이쿠의 매력에 빠진 작가 막상스 페르민은

하이쿠와 같은 소설 한 편을 쓰고 출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얀 눈을 표현하고자 하는 소설

 

글을 쓴다는 것에 관한 프랑스 작가의 고찰과

시적인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저자가

하이쿠의 정서를 충분히 체득한 것 같지는 않다.

 

 

 

 

 

 

 

 

 

 

 

 

 

 

 

 

시와 같은 느낌을 받았던 다른 소설로

히라노 게이치로의 <달>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눈보다 달이 더 좋다.

 

글을 쓴다는 것은 책의 길 위에서 한 걸음 한 걸음, 한 페이지 한 페이지씩 나아가는 일이야. 가장 어려운 것은 땅에서 몸을 띄워 언어의 줄 위에 올라서는 것도, 평형봉과도 같은 붓에 의지해서 균형을 잡는 것도 아니지. 때때로 쉼표의 낙하나 마침표의 장애물 같은 남모르는 현기증으로 끊어지곤 하는, 곧은 선을 따라 똑바로 나아가는 일도 아니지. 그래, 시인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글이라는 팽팽한 줄 위에 한없이 머무르는 것, 꿈의 고도(高度)에서 삶의 매순간을 살아가는 것, 단 한 순간이라도 상상의 줄에서 땅으로 내려오지 않는 것이야. 참으로, 가장 어려운 일은 언어의 곡예사가 되는 일이지. - P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