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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0호
홍성욱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사회적으로 어떠한 필요가 존재할 때 그 필요를 보고 느낄 뿐만 아니라, 그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자신이 직접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사실은 참 멋진 일이다. 서울리뷰오브북스의 편집위원들은 이러한 일을 해냈고, 독자들은 텀블벅에서 펀딩이 진행될 때부터 기대하고 기다리던 매거진을 드디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는 독자가 이 매거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세 가지로 제시한다.
1. 책이 담은 내용을 넘어 책이 갖는 의미를 조망할 수 있다.
2.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각과 입체적인 관점을 키울 수 있다.
3. 책을 읽고 질문하는 법을 알게 된다.
편집위원의 명단을 살펴보면, 실제로 이러한 부분을 기대하게 된다. 이 매거진의 편집위원들은 위의 항목에서 제시하는 문제들을 다룰만한 역량과 자원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편집위원의 구성이 이 매거진의 성격을 결정하며, 이 매거진의 수준을 보증하고 있다.
물론, 이번호는 창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간된 0호이기 때문에, 일부 오탈자도 발견되고 편집 디자인 등 몇 가지 면에서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수록된 글들이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지향하는 방향성에 맞게 작성된 것으로 판단되어서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단순히 도서의 요약이나 그럴싸한 문장들의 수사가 아니라, 연구를 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사유를 여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의미 있는 도서들을 중심으로 각 분야 연구자들의 관점이 있는 사유를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서울리뷰오브북스의 가장 큰 매력이다.
도서의 출판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누구나 자신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요즘 시대에, 쏟아지는 책들 중에서 정말 가치 있는 책을 분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독자는 자칫하면 별 볼 일 없는 책에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서평지의 발행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직 완성도 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의미 있는 시작을 해냈다는 점에서 장래를 더욱 기대하며 별점은 만점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