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녹는 온도
정이현 지음 / 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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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을 갈 때마다 의사는 물었다.
"아기는 잘 놀죠?"
태동이 활발하냐는 걸 묻는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나는 그때마다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아.. 그런 듯도 하고, 제가 둔한 건지...." 늘 이렇게 얼버무렸다.
실제로도 그랬다.
첫아이 때는 조금만 물컹해도, 신기해~ 어머~ 꺄~ 호들갑이었다.
막달로 갈수록 쿵쿵 발차기 하는 힘이 세지는 걸 느끼면서 아, 내 뱃속에서 아기가 크고 있구나, 오롯이 느꼈다.

둘째는, 태동이 시작됐구나. 아.. 잘 때는 조금만 얌전해주면 참 좋겠다. 좀 편히 푹~ 자고 싶다. 하던 것 같다.

첫아이와, 둘째 아이를 받아들이는 온도가 내 스스로도 다르다는 걸 임신 기간 내내 느꼈다. 아니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랬다. 내 앞에 있는 첫아이의 마음을, 첫아이의 감정의 온도를 신경 쓰는데 집중했다.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군가와 무언가를 나눠야 할 때, 때마다 그게 누군지에 딸 마음의 온도가 달라졌다. 정이현의 <<우리가 녹는 온도>>라는 글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나와 당신의 거리, 온도, 마음에 대하여.

 

 책을 펼치기 전까지 그냥 에세이인 줄 알았다. 그래서 딱 그만큼의 기대가 있었다.
예쁜 표지, 달달한 제목, 수록된 예쁜 사진들. 추운 날씨에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이 몽글거릴 것 같은 딱 그만큼의 기대.

열 개의 제목이 달린 열 편의 짧은 소설(혹은 산문)과 그들은, 나는, 우리는이라는 제목을 단 그만큼의 산문이 함께 실려 있는 독특한 구성의 이야기들이었다.
소설 같기도, 에세이 같기도 한 글들이 주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기르던 동물과의 이별,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헤어졌던 사람과 다시 만나는 순간, 우정, 그 순간순간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온도들. 나와 상관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옆의 누군가를, 나를 스쳐갔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글들이었다.

따뜻하게 이불 덮고 누워 천천히 읽기 좋은 글들.
너무 춥지 않게, 손 시리지 않게 다독여 주는 글들.
분명 작가의 소설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듯(간혹, 아 이런 말랑말랑, 멜랑꼴리하게 만드는 글들 싫어! 하는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패스하시길).

은이 떠나고 나서 얼마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뎠다. 그러다 문득 멍해지는 순간이 왔다. 길을 걷다 풀린 운동화 끈을 묶거나, 잠자리에 들기 위해 칫솔질을 하다 말고 그는 갑자기 동작을 멈추곤 했다. 평온해서,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아서. 심장을 옥죄어오던 격렬한 통증이 어느새 순해져 버려서.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계절이 바뀌었을 뿐인데.
이윽고 그녀의 통증에 생각이 미쳤다. 그녀도 아팠을 것이다. 아프지 않았을 리 없었다. 그는 분명히 믿었다. 먼저 떠난 사람이 덜 아플 거라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 그는 뒤늦게 그것을 생각했다.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확신이었다. 아팠더라도 너무 심하게는 아프지 않았기를, 이제쯤에서 그녀의 마음도 누긋해져 있기를 바랐다. 그 기원이 너무 뒤늦어서 가슴 저렸다.
- <괜찮다는 말, 괜찮지 않다는 말> 중에서. p36

사랑에 대해, 사람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지만 이런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에게서 ‘무슨 말을 듣든 다 괜찮다고 또다시‘ 말할 거라면, 다시 시작하지 말라고. 괜찮을 땐 괜찮다는 말을, 괜찮지 않을 땐 괜찮지 않다는 말을, 여하튼 언제나 당신의 진심을 말하라고.
서로에게 관여하지 않는 ‘좋은 관계‘란 어디에도 없으니 말이다.
- <괜찮다는 말, 괜찮지 않다는 말> 중에서. p44

상대방이 싫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그 옆의 내가 싫어서 도망치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 옆에 있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고 어색할 때, 혹은 그 모습이 스스로도 생각지 못하던 방향으로 변해갈 때 우리는 이별을 결심한다.
일상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곤 하는 습관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일 년 후의 삶이 까마득한 암흑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그게 모두 ‘그 사람과의 관계‘ 탓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엄밀히 말해 ‘내 탓‘이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과는 이별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과 이별한다. 가방 가까운 옆 사람과 헤어지면 내가 조금은 다른 삶을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너를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어‘라는 말과 ‘미안해‘라는 말 사이에 생략된 문장이 있다면 이것이 아닐까. ‘나는 나를 더 사랑해 혹은 ‘나는 나를 더 사랑하고 싶어.‘
- <지상의 유일한 방> 중에서. p93

결혼이란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생활 속으로 돌입한다는 뜻이다. 그 안에서 범속한 일상들이 끝없이 되풀이된다.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생활비를 벌어야 하고, 공동의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 그 세월의 더께 속에서, 실은 두 사람이 최초에 무척 특별한 감정으로 맺어졌던 관계임을 상기할 여력은 사라진다. 욕실의 타일 줄눈이 더러워지는 것처럼, 어떤 일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주 서서히 일어난다.
삶의 무게가 두 사람의 어깨에 고르게 배분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때론 내 어깨가 무겁다는 것보다 저 사람의 어깨가 나보다 가벼워 보인다는 사실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하루하루 살아가느라,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차가운 커피를 좋아하는지 뜨거운 커피를 좋아하는지 낱낱이 기억할 여력은 없을지도 모른다. 차가운 커피와 뜨거운 커피 따위가 도무지 뭐가 중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무엇이 치명적인 것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 것인가를 누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 <커피 두 잔> 중에서. p125

가족 사이의 문제 역시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나 역시 자꾸 잊는다. 보통의 인간관계라면 섭섭하고 속상하고 상처받았다가도 너무 어렵지 않게 털어내거나 잊는데, 혈육 사이의 문제 앞에선 유독 다른 상태가 되곤 한다. 더 섭섭하고 더 속상하고 더 상처받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꾹 참다가 엉뚱한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폭발해버린다.
- <장미> 중에서. p154

‘위로‘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위로를 하는 쪽이라면 차라리 낫다. 그러나 위로를 받는 일은 번번이 어색하기만 하다. 그래서일 것이다. 오래도록 나는 위로받을 필요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다. 괜찮은 척하면,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 정말로 곧 괜찮아지는 줄 알았다.
실제로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픈 일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행동하는 동안 시간이 지나갔다. 그래서인지 웬만한 통증은 혼자 견딜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진짜 그랬을까? 모든 통증이 다 그렇지는 않았다. 어떤 것은, 아주 작고 단단하게 뭉쳐져 가슴 맨 밑바닥에 남았다.
- <눈+사람> 중에서. p166

사라진 것들은 한때 우리 곁에 있었다.
녹을 줄 알면서도, 아니 어쩌면 녹아버리기 때문에 사람은 눈으로 ‘사람‘을 만든다. 언젠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오늘을 하는 것처럼.
곧 녹아버릴 눈덩이에게 기어코 모자와 목도리를 씌워주는 그 마음에 대하여, 연민에 대하여 나는 다만 여기에 작게 기록해 둔다.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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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간질간질
강병융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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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간질, 간지러워.
어딘지 잘 모르겠는데 참을 수가 없어. 벅벅 긁으면 좀 괜찮아질 것도 같은데, 어딘지.. 당최 어디 가 간지러운 건지 정확히 모르겠어. 아 - 그래서 미칠 것 같아.

소설을 읽는 내내 정말 어딘지 모르게 간질간질 거렸다면 "에이~ 거짓말" 이렇게 말하겠지.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
근데 진짠데. 설명할 수 없지만- 어딘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간지러웠는데, 실은 제목을 읽을 때부터였던 것 같아. 간질거린 건.

눈 하나쯤 더 있다고 변하는 건 없더라고요. 심지어 눈이 네 개, 다섯 개 더 생긴다 해도 달라질 건 없어요. 눈은 그냥 눈일 뿐이니까요. p213

『손가락이 간질간질』은, 유쾌한 소설이다. 잘 읽히는 소설이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고, 그리 길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소설이다.
그런데, 다 읽고 난 뒤부터 예상치 못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하하, 재밌게 잘 읽어왔는데, 어라, 내가 지금까지 뭘 읽은 거지, 잘 못 읽은 건가. 다시 앞으로 앞으로 페이지를 더듬어 가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엔 '에라, 모르겠다. 그게 뭐가 중요해. 주인공이 남자였든 여자였든. 어차피 우린 다 똑같은 사람들인걸...' 중얼거리게 된다. 그리고 '아~ 다 읽어버렸네~'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게 되는 것이다.

그럼, 그게 끝이냐고?
아니지.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아마도 열에 다섯은 입안에 침이 고일 걸. 달콤한 오레오가 먹고 싶어서. 오레오를 우유에 푹 담갔다가 꺼내서 한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 먹고 싶어서.
그러다 못 참고 정말 오레오를 사다가 우유에 찍어 먹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겠지.
아, 그런데 정말 '눈이 하나 더 있다면 말이야.'라는......

야구 유망주,  유아이.
중요한 결승전 9회 말 2아웃 상황.
갑자기 가운뎃손가락이 간질간질 거리기 시작한다.

무사히 경기를 마치고 최우수 선수가 된 아이는 집에 돌아와 여전히 간지러운 가운뎃 손가락을 만지작거린다. 그러다 발견한 것. 핑거 아이.
아이의 손가락에 생긴 또 다른 눈.

아이에게 또 다른 눈이 있다는 사실은 친구에게, 야구부 감독에게, 매스컴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차츰 알려지기 시작한다. 그러자 벌어지는 재미난 일들.

사람들은 손가락에 눈이 하나 더 생긴 아이를 향해 손가락질하거나, 비난하거나, 비정상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는다. 당연하게, 그럴 수 있다는 듯, 뭐가 대수냐는 듯 즐겁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 명씩 나타나는 또 다른 눈을 가진 사람들. 자신만 이상했다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숨어 살던, 자신에게 또 다른 눈이 있다는 걸 숨기고 살던 사람들이 하나둘 세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알게 되지. 우리는 모두 온전히 같은 사람들이라는걸.

'또 다른 눈'이 말해주는 게 많아서, 간지러웠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 몸 어딘가에도 뚫고 나오고 싶은 또 다른 눈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고,
함께 사는 사람도,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오래전 만났다 헤어진 옛 연인도, 오랜 친구도 어쩌면 '또 다른 눈' 하나씩 품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그걸 숨기기 위해 어쩌면 사람들은 비상식적으로 편견을 가지고, 색안경을 끼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아닌지.

이 달콤하고 간질간질한 소설은, 가운뎃손가락에 눈이 생긴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한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성장소설은 더더욱 아니고. 아이는 여전히 아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이일 것이다.
이제, 당신의 몸 속 간질거리는 느낌을 잘 느껴보시라. 어디선가 툭, 하고 뭔가 튀어나올지도 모르니.

시작은 절대 반이 아니고,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끝난 게 아니다.
인생도, 또 야구에서도 그렇다. p11

참아야 한다는 걸 안다.
운동을 하다 보면 몸소 알게 된다. 삶에서 인내해야 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를. 참는 것이야말로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운동을 해보면 안다.
이 순간을 버텨야 한다. 아이는 이를 참기 위해 이를 악문다. 이 고비를 넘고, 참아내고, 이겨내야 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승자만이 제대로 쉴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이를 악물고, 실밥 위에 다시 중지와 검지를 가지런히 올려놓고 와인드업을 한다. 간지러움을 참기 위해 손가락 끝에 단단히 힘을 준다. p18

WILL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손가락에 생긴 눙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어요. 둘 중 누가 눈이 생긴 건지 헷갈리기까지 했어요. 나중에는 손에 작은 티눈이 하나 생긴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죠. 그저 누구나 겪는 일상의 변화 같았어요.
왜 전혀 놀라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WILL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어요. 놀라도 변하지 않는 것에는 놀랄 필요가 없다고. 세상에는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냥 가만히 두고 보면 된다고. p96

다들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나요? 나는 그냥 평범한 신분으로 이 세상에 왔는데, 그래서 보통의 존재로 살면서 여기저기 다니고, 그러다 만난 사람들이 있는데, 돌아보니 그런 사람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힘이 되었던 기억이오. 허무한 별빛 같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빛이었던 경험. p160

감독님은 곁으로 와서 자기 귀를 좀 봐달라고 했어요. 핑거 아이로 귀 안을 살펴봐달라고 했죠. 황당한 부탁이었지만, 알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손가락을 넣어 귓속을 구석구석 살폈어요.
귓속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했어요.
또 하나의 눈이 그 안에 있었어요. 물론 이번에도 놀라진 않았어요. 나는 손가락 눈으로 귓속 눈에게 눈인사를 건넸어요. 감독님은 내 어깨를 통통 두 번 쳤어요.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요. 이후 나는 타격 연습에 집중했어요. 가끔이지만 장타를 칠 때마다 감독님은 귀를 후비며 웃었어요. 나도 웃었어요.
1회 초 무사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느낌이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어요.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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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다섯 미선 씨
윤이재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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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다섯.
앞으로 6년 남았다. 마흔다섯까지.
큰 아이는 13살, 작은 아이는(태어날) 7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고 있겠지.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면서, 때론 지겨워~ 힘들어~ 볼멘소리도 해가면서.
사춘기에 접어들 큰 아이와 전쟁을 치를지도 모르고, 신랑과 권태기를 겪고 있을지도 모르고......
반대로 매일매일이 너무 행복할 수도 있을 테지.

 

 『마흔다섯 미선 씨』를 읽으면서 다가올 나의 마흔다섯을 떠올리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나의 마흔다섯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이어졌다.

소설 속, 미선 씨는 청소년기의 자녀 두 명(딸, 아들)을 두었고, 남편의 요구로 이혼을 했다.
그리고 그 남편(전 남편이 된 남자)는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얼마 전 사망했다.
교과서에 실리는 삽화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간간이 작업을 하면서 미선 씨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40대 중반. 이혼이라는 과정을 겪고, 남겨진 두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현실에 놓인 미선 씨의 모습이 얼핏 안쓰럽다~ 싶기도 하지만, 소설 속에서 미선 씨는 담담하게 자신 앞에 놓은 삶을 살아간다.
아내로, 엄마로, 딸로, 며느리로 살아가는 사십 대 여성의 삶이 어찌 늘 반짝거리기만 하겠는가. 소설 역시 일인 다역을 해내며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닌 내가 아무것도 아닌 당신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우리들을 잊지 않기 위한 나의 의례다. 가장 작고 보잘 것 없는. - 프롤로그 중에서



그래서, 조금 더 현실적이라도 느껴졌다.
너무 우울하기만 했으면, 너무 과장되게 밝았으면 이 소설은 자칫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삶,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건들은 언제나 비현실적이지만.

소설은 중편 정도의 분량이다.
읽다 보면 중간에 멈출 것도 없이 한 번에 읽을 수 있을 만큼.
나는 이 소설을 실내 놀이터의 보호자 의자에 앉아 읽었다. 시끌벅적한 놀이터 안에서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뛰놀고, 아이들이 다칠까 눈으로 아이를 쫓는 부모들 틈에 앉아서.
중간중간 고개를 들어 예윤이가 어디에서 뭘 하고 놀고 있나 찾아보기도 하면서.
내 옆에 앉은 엄마가 휴대폰을 들고 아이 사진을 찍는 모습을 잠깐잠깐 힐끗거리면서.

그렇게, 이 소설은 그냥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읽혔고 내 이야기인 듯, 옆 사람의 이야기인 듯 받아들여졌다. 그래서일까. 다 읽은 뒤에 책을 덮고 나서 뭔지 모르게 마음이 가벼워졌다.
아, 나는 오늘도 내 몫의 삶을 나름 잘 살아내고 있구나 싶은 안도하는 맘 같은 거.
그리고 또 생각했지.
'아, 앞으로 나의 삶이 미선 씨의 삶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야. 많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살아가야 될 거야. ' 라는 생각.
그리고 다짐했지. 마흔 다섯 미선 씨 처럼.
낡고 허접한 살림살이들을 말끔히 치우듯, 부질없고 쓸모없는 감정의 찌꺼기들을 모두 버리고 가야지. 누구에게도 빌붙지 않고 스스로를 먹여 살리며 그렇게 꼿꼿하게 늙어야지. 이제 겨우 반환점. 아직 살아야 할 날들이 까막득히 남았으니까. 화려하게 빛나지는 않아도 결코 남루하지 않은, 마흔 다섯 미선 씨가 선명하게 새긴 다짐이었다. p196

부부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는 것일까? 사랑했다가 미워했다가, 싸웠다가 풀어졌다가, 다시는 안 살 것처럼 모진 말들을 내뱉었다가 다시 또 봄에 언 눈 녹듯이 사르르 달콤한 말들을 속삭이기도 하는, 그야말로 변화무상하고 지랄 맞은 사이. 천지간에 둘밖에 없다고 굳게 믿고 잘 걷다가도 아루아침에 세상천지 둘도 없는 원수가 되어 서로 죽일 듯이 물어뜯을 수도 있는 관계. 깜깜하게 어두운 밤, 달도 숨어 보이지 않는 검은 하늘을 바라보며 미선 씨는 하염없이 생각했다. p49

‘딸아 있잖아. 너는 내 가슴 속에서 찬란한 유리잔이야.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맑고 투명한 유리잔. 너무 얇고 빛나서 나는 늘 두려워. 순간의 실수로 깨지면 어떡해. 모든 게 산산 조각나면 어떡해. 어쩌면 너는 나의 이런 불안이 진절머리 나겠지. 사사건건 너의 발목을 잡고 간섭하니까. 그러나 미안해. 나도 너를 처음 키워 봐. 난 너의 엄마지만, 사실 너를 잘 모르겠어. 너를 너무 사랑해서 미안해.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나도 참 힘겨워. 사랑하는 만큼 불안한 걸까? 가끔은 주저 앉아 울고 싶어. 내가 울 때 너도 울겠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대 우리 서로 함께 울었듯이. 네가 나처럼 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 내 엄마도 그렇게 바랬겠지. 하지만 우리 엄마도 뜻대로 안됐을 거야. 나도 엄마 말을 안 들었거든. 엄마의 사랑을 헤아릴 줄 몰랐거든. 그래서 더 불안한가 봐. 너무 내 말 뜻을 너무 늦게 깨달으면 어쩌나 하고.....‘ p74

"엄마 꿈은 뭐야? 너희들이 내 꿈이다 이런 식상한 거 말고."
"훗! 엄마 꿈? 엄마가 꿈이 어디 있니? 그냥 안 죽고 살아 남는 게 꿈이지."
"에이, 그게 뭐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지. 꿈이 없으면 사는 게 아니야. 엄마도 꿈은 있어야지."
"다 잊었어. 꿈 같은 거. 니들 키우느라 정신없어서 꿈을 가질 새가 없었어. 먹고 사느라 바빠서 꿈꾸는 게 사치 같았어. 촌스럽게!"
"참 촌스럽네! 그럼 어릴 때 꿈은 뭐였어?"
"난 화가가 되고 싶었지. 누가 척척 돈 벌어다 주면서 넌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림만 그려,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맨날 상상했어. 그럴 수만 있다면 평생 기쁘고 행복하게 그림만 그리면서 살 텐데. 날마다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만 실컷 그리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맨날 꿈꿨지. 돈은 안 벌고 싶고 먹고 놀고만 싶은 도둑 심보였나 봐. "
"지금도 그림은 그리잖아."
"그래, 맞아.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은 아니지만, 책 속에 넣는 삽화 그림 그리는 것도 그림 그리는 거니까. 뭐, 나쁘진 않아. 그래도 이런 재주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 매일매일 감사해. 안 그러면 너희들하고 어떻게 먹고 살아? 더 힘들었겠지." p105

"나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돌이킬 수 있을까?"
미선 씨는 나직한 목소리로 읊조리듯 말했다. 멀리서, 모르는 누군가라도 미선 씨에게 한 마디만 해 주었으면 싶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딸이 선물해 준 건 포근한 캐시미어 목도리였지만 미선 씨가 받은 건 낯선 시작이었다. 무엇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하고 싶은 걸 하나씩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 그것은 봄을 알리는 빗소리만큼 설레는 것이었다. p190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변한 건 없다고,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라고 미선 씨도 답했다. 변한 것이 있다면 육체뿐, 마음은 늙지 않는다. 다만 이제부터는 상황과 조건에 떠밀리지 않고 내 뜻대로 살겠다는 단단한 의지를 나약한 마음 위에 꽂았다. 미선 씨에게 변한 게 있다면 그게 다였다. 낡고 허접한 살림살이들을 말끔히 치우듯, 부질없고 쓸모없는 감정의 찌꺼기들을 모두 버리고 가야지. 누구에게도 빌붙지 않고 스스로를 먹여 살리며 그렇게 꼿꼿하게 늙어야지. 이제 겨우 반환점. 아직 살아야 할 날들이 까막득히 남았으니까. 화려하게 빛나지는 않아도 결코 남루하지 않은, 마흔 다섯 미선 씨가 선명하게 새긴 다짐이었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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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보면 아내가 보인다 -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실제적, 실용적 지침서
김운영 지음 / 더로드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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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서 운영하는 미즈넷이라는  커뮤니티에 종종 들어가곤 한다.
며느리방, 유부남방, 결혼생활방 등등의 카테고리에 맞게 글을 올리고 답글을 다는데 대부분의 글들이 남편 때문에 못 살겠다, 시댁 때문에 미치겠다, 이혼하고 싶다 같은 자극적인 글들이다.
명절 즈음에는 도대체 왜 시댁 먼저 가야 하냐, 시댁에 뭘 그리 오래 있어야 하냐,
김장철에는 난 김치 그냥 사 먹어도 되는데 왜 굳이 며느리를 불러 김장을 하냐 등등의 성토 글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본문의 글도 재미있지만, 그 글들에 달리는 댓글도 꽤 흥미롭다.

부부 사이의 갈등, 행복하고 싶은 마음, 갈라서기 전에 한 번 더 노력하고 싶은 마음...들은 모두 비슷해 보인다. 그래서 고민하고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거겠지.

가끔 혼자 여유 시간이 생길 때, 누웠는데 잠이 안 올 때, 신랑 때문에 짜증 나는 날에 종종 들어가 글을 읽는다. 그러면서 좀 웃긴 게 '흠, 저 집 남편에 비하여 우리 집 남자는 괜찮네.' '저 시댁에 비하면 우리 시댁은 뭐 말할 것도 없네' 같은 이상한 비교를 하게 되고, 막 피어오르던 짜증이 슬그머니 사라지기도 했다.

결혼생활마저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 쓴웃음이 나면서도 또 습관처럼 클릭하고 있는 나를 본다.

 

 영원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주제다.
행복한 부부로 사는 것, 이혼하지 않고 오래 같이 사는 법 같은 거 말이다.
<<남편을 보면 아내가 보인다>>는 남편의 위치에 있는 저자가 쓴 책이다. 여성이 아닌 남성이 쓴 부부에 관한 이야기라서 흥미가 생기기도 했고, 궁금했다. 그 간엔 늘 여성의 입장에서 쓴 글을 접해왔다. 대부분 여성 저자 입장에서 쓰는 비슷한 글들은 여성의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기'를 먼저 찾아야 한다는 주제가 주를 이루었다. 그래서 공감했고 위로받았었다.

이 책에서는 '공감' '이해' '배려'라는 단어가 주를 이룬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공감하는 것' 그것이 행복한 부부로 살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자 비결이 될 거라고. 부부 둘 중 한 사람만 읽어서는 안되는 책이다. 한 사람만 읽고 생활에 적용시키려고 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나는 이렇게 배려하는데 응??' 같은... (좀 과장이지만)

우리 집에서도 아직은 나만 읽었다. 곧 신랑 손에 들려주고 읽게 할 참이다.
문제는 우리 부부는 서로 각자 책은 많이 읽는데 서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공유하는 소통은 많지 않다는 것. 이 책을 시작으로 어디 좀... 토론 시간을 가져볼까나.

저자는 오랜 시간 공직사회에서 일을 했고, 홀어머니를 잘 모시고 살 것 같은 여자를 고르다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다. 신혼 초 드라이클리닝해야 하는 옷을 어머니가 물세탁을 했다고 아내가 어머니에게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고 '세상에 어머니는 한 분이시지만, 쌓인 것이 여자야.'라고 소리를 지른 전력도 있다. 그런 남자가 대학원에서 심리상담을 공부하면서 본인의 가정에 대해, 아내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를 만들었고, 그런 시간들이 모여 현재는 아내와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게 만들었다고 했다.

잘 모르면, 힘들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무조건 '자기'가 옳다고 할 게 아니라, 공부하고 배우면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1장, 나는 왜 이 사람과 결혼했을까
2장, 남편을 보면 아내가 보인다
3장, 갈등의 이유는 달라도 원인은 감정에 있다
4장,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8가지 방법
5장, 상대를 바꾸려 하기보다 긍정으로 교감하라

총 5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 속 담겨 있는 내용을 천천히 읽다 보면 아마 멈칫,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비슷하게 겪어본 상황에 감정 이입이 되기도 하고, 꼭 내 얘기 같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들 말이다.

그 순간들이 중요한 것 같다.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돌아보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시간.
나는 그게 책의 힘이라고 믿는다(물론 부부관계를 책으로만 배워서는 안되겠지만).

7년의 연애, 7년의 결혼 생활을 거치면서 신랑이 미운 날도 당연히 많고, 결혼 따위는 왜 해가지고.. 후회한 적도 물론 많다. 앞으로도 아마 많을 거다. 수 없이. 그때마다 잠깐 방황하고 일탈하다 다시 중심을 잡고 제자리로 돌아오고 싶다. 신랑도 그랬으면 좋겠고.
그러려면 최소한 서로 상대방에게 믿음이 있어야지 않을까. 기다려 줄 거라는 믿음. 받아줄 거라는 믿음. 이해해 줄 거라는 믿음. 지금은 여전히 그 믿음을 쌓아가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조금 반성하고, 많이 배우고, 생각했다.

밑줄 그은 문장들만 기억해도 당분간 신랑을 많이 이해하고 사랑해 줄 수 있을 것만 같다.

부부는 서로 차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행복했던 순간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매일 구체적으로 사랑을 표현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나를 바꿔야 합니다. 상대방의 말을 귀를 기울여 들어줘야 합니다. 부부에게는 행복한 순간도 있고,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있습니다. 부부 사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힘들고 어려울 때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는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평소 부부는 서로에게 신뢰를 쌓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p6

살아가면서 왜 이 사람과 결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수 있다. 부부는 행복하기 위해 결혼한 것이다. 행복을 위해서는 아무리 화가 나고 힘들더라도 해서는 안 될 말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발생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배려하면 분명 행복은 찾아오게 되어 있다. p18

부부 사이는 한순간 아주 사소한 것으로 시작된 싸움이 갈등을 낳고 남보다 못한 사이로 변할 수도 있다. 결혼할 때는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살다 보면 점점 더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결혼하여 함께 살면서 대화가 없고 소통이 없다면 부부라고 할 수도 없고, 동거 관계라 할 수 있다. 동거라면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부부는 그럴 수 없다. 부부라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상처받은 배우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줘야 한다. p24

결혼해서 외롭다면 애인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애인 같은 부부로 살아갈 수는 없을까. 남편이 외로우면 아내도 외롭다. 배우자가 나의 외로움을 풀어주기만 바란다면 외로움을 풀 수 없다. 배우자가 풀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외로워하는 배우자의 외로움을 풀어주려고 노력해보자. p41

더 이상 외롭고 상처뿐인 결혼생활을 계속하지 마라. 결혼생활을 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포기하지는 말자. 서로 간섭하며 갈등을 일으키고 싸우지 말자.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지 말자. 기왕 부부로 함께 살아가려면 서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도와주고, 서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자. 남편이 외로우면 아내도 외롭다. 아내가 외로우면 남편도 외롭다. 서로 외로워하며 힘들어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먼저 다가가라. 속마음을 배우자에게 말하라. 배우자가 편해야 내가 편하고, 배우자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이다. 행복하게 살아가자. p47

부모가 어떤 아이가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해서 아이가 그렇게 자라 주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느냐에 다라 아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녀가 잘 자라주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p96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부모의 직업을 따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부모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부모의 삶은 자녀에게 거울이고, 자녀가 사는 모습은 그 부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p97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며 살 필요가 없다. 부부가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나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면 결코 큰 것이 아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다. 상대방을 배려해주고 마음을 읽어주면 그것으로 만족해한다. 사소한 일로 갈등을 겪을 필요가 없다. 매일 만나는 가까운 부부 사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서로가 배려해야 한다. 배려를 받으면 고맙다고 표현해야 한다. 상대방이 알아주면 서운했던 감정도 사라진다. p102

화가 날 때는 제대로 화를 내봐라. 화가 났음을 배우자에게 제대로 표현해 봐라. 화를 내고 표현하되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상대방에게 변명의 기회는 반드시 줘라. 상대방에게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 부부싸움은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p133

부부간에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말 한 마디가 신뢰를 깰 수도 있고, 행동 하나가 신뢰를 깰 수도 있다. 사랑한다면 잘못을 해도, 사고를 쳐도 믿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좋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갈등을 겪고 있거나 어려울 때는 무심코 던지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를 무너뜨리기 쉽다. p152

사랑을 주면서 어떤 기대도 하지 말자. 금방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금방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실망할지 모른다. 받은 상처가 깊어 상처가 아무는 데 시간이 걸리는지 모른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커서 응어리를 풀어내는 데 시간이 걸리는지 모른다. 조금 늦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진실한 사랑을 주면 반드시 아름다운 결과가 온다. p153

자녀들 앞에서 배우자를 최우선으로 대하라. 자녀, 부모형제, 친구, 직장동료 등 그 어떤 사람보다 배우자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녀들에게 부부가 서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부모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자녀의 삶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서로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나누는 모습을 볼 때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사랑의 결과로 태어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를 느끼게 된다.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되면 어떤 행동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 p171

누구 한 명만 편하고, 누구 한 명만 행복하다고 해서 가족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가족 모두가 행복해야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다. 행복한 가족은 서로를 배려하면서 즐겁고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간다. 서로 지지해주고 사랑하며 서로 대화를 나누며 즐긴다. p192

부부문제를 가장 우선순위에 둬라. 부부관계도 때로는 갈등을 겪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다른 어떤 관계보다 가까운 사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다 보니 무촌 관계라고 한다. 무촌 관계는 좋을 때는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멀어지면 남만도 못한 사이가 된다. 부부가 행복해야 부모도 행복하고, 자녀도 행복해진다. 부부문제를 가장 우선순위에 둘 때 어떤 문제도 해결된다. p197

같이 산다고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착각은 버려라. 같이 살아도 말을 해야 할 수 있고, 표현해야 알 수 있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으니까 다 알 것이라는 착각 때문에 서운해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모르면 물어보고 사실대로 얘기해줄 때 비로소 서로를 알 수 있다. 가족 모두가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p203

부부라고 하더라도 서로 가고자 하는 길과 가치가 다를 수밖에 없다. 다름은 잘못된 것이나 바꿔야 되는 것이나 일치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길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서로 공유하면서 서로가 인정해주고 도와주면서 살아가면 애정이 깊어지고 보다 더 헌신하게 된다. p248

부부는 서로의 길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유를 통하여 부부는 서로의 길과 가치를 존중하며 지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부라도 각자의 길과 가치를 존중하면서 함께하는 시간을 통하여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면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서로가 상대방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고, 가치를 부여하면서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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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일책 - 극한 독서로 인생을 바꾼 어느 주부 이야기
장인옥 지음 / 레드스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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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계획을 세우면서 올 한해 100권,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150권을 읽자고 적어두었다.
다이어리를 보니 지금까지 143권의 책을 읽었고 그중 137권의 리뷰를 적었다.
그것만으로도 뿌듯하다고(직장 다니고, 애 보면서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

극한 독서로 인생을 바꾼 어느 주부 이야기 <<1日1冊>> 말이다.

 

비교할 건 아니지만,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을 보면(만나면) 부럽고, 질투 나는 건 사실.
나 나름대로 열심히 읽고 있지만, 더! 더! 읽고 싶은 욕심까지 생긴다.

하루 한 권. 3년 동안 1000권의 책을 읽은 여자.
책을 읽기 위해 새벽 5시에 하루를 시작했다는 여자.
책을 읽기 위해 사교도, TV 시청도, 휴대폰 사용 시간도 포기했다는 여자.
책을 읽기 위해 다른 모든 삶을 단순화 시킨 여자.
<극한 독서>라 할 만 하다.
게다가, 워킹맘이다.

39살의 생일날. 여자는 결심했다. '책을 읽자'라고.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여자는 말한다. 인생이 달라졌다고.

정말, 책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거다.
호기심으로, 자신도 변하고 싶어 책을 선택한 사람들까지 아마 의아하지 않을까.
가능한 일이냐고 그게.

단언컨대, 나는 그 말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나 역시, 책을 통해 그리고 글을 통해 내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직접, 간접적으로 겪은 무수히 많은 일들과 책과 글을 빼놓을 수 없다고.

나는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그 말을 믿기 때문에. 나도 좀 더 욕심 내보고 싶어서. 조금 더 잘 읽는 법을 여자는 알고 있을까 싶은 마음에 말이다.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며 보낸 시간이 무색해질 만큼 책은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책을 읽으며 나만 힘든 것이 아니고 타인의 삶도 나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책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다. 독서를 하면 비타민을 먹은 것처럼 힘이 났다.
나를 집어삼킬 것 같은 잡념에서 벗어나 책 읽기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시간은 행복
그 자체였다. 독서는 혼자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독서는 평등하다. 아무도 차별하지 않고 보통의 주부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책의 힘이 컸다.
어쩌면 책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 전에도 휴일에는 늘 혼자였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때론 몽상을 하면서.
그 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해주었다고 믿는다.

여자는 극한의 상황(위기의 상황)에서 책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너무 힘들고, 자기만 못 사는 것 같고, 절망하던 시간에 찾아온 책.
책 한 권으로 시작된 희망이 하루 한 권의 희망으로, 3년 동안 천 권의 결실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는 물론이고 주변의 사람까지 변했다고.
아니, 본인이 변하니까 주변 사람은 자연스럽게 변한 듯했다고.

'우리의 삶이 다르듯 자신에게 불어온 위기는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가 다르다.
누구의 삶이 더 아프고 덜 아프고의 문제보다,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지금의 위기가 삶의 디딤돌이 되어 더 나은 삶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된다.
그 믿음이 위기를 극복하는 첫 번째 조건이다. p28'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나는 이렇게 책을 만났다.
2장.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3장. 왜 읽어야 하는가?
4장. 잠시 멈추는 힘
5장. 독(讀)한 세상을 위하여

각 장의 제목을 연결해서 따라가다 보면 글이 보인다.
저자가 어떻게, 어떤 순간에 책을 만나 무엇을 느끼고, 왜 읽어야 하는지 이제 다른 이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생각의 끝에 책이 있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은 독서였다. 독서를 함으로써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해야 할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책 읽기를 통해서 삶의 활력을 찾았던 것이다. 무엇인가 시작하겠다는 결심이 섰다면 벌떡 일어나라. 지금이 아니면 다시 결심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는 시작할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p100」

꼭 책만은 아니다. 책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가 담겨 있다.
'우리는 시작할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 한 쪽에 울림을 준다. 그게 책 읽기든, 아침 기도든, 운동이든, 뭐든 지금 너무 정체된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뭔가 해야지! 하고 느끼는 순간 더는 미루지 말고 뭐든 시작하라는 조언.  

꼭 하루에 한 권을 읽게 중요한 건 아니다.
3년에 천 권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내용도 아니다.
다만, 그만큼 많이 읽다 보니 달라지더라는 경험자의 애정 깃든 조언이다.
그걸 받아들이는 건 이 책을 읽는 나나, 당신의 몫.

그렇지만 궁금하지 않은가? 정말 책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지는지. 별로 돈 드는 일도 아닌데(저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 가서 일주에 동안 읽을 책을 빌려왔다고 했다), 한 번 해 볼만하지 않은가?

' 책 읽기를 시작하고부터 단 하루도 멈추지 않았다.
책이 없었다면 권태로웠을 것이다. 책이 있었기에 행복할 수 있었다.
책은 약간의 노력으로도 언제든 내가 생각하는 이상의 것을 내어 주었다.
책으로 배우는 데 권태를 느끼지 않았다. 배움은 일상을 새로움으로 바꿔주었다.
권태는 새로운 일이나 즐거운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극이 없기 때문이다.
책 읽기를 시도하는 것은 권태를 벗어나 열정을 쏟아붓는 일이다.
아침에 눈뜰 때 오늘 읽어야 할 책이 있다는 것이 나를 설레게 했다.
목표를 세우고 어딘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지쳐가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책을 읽고 책 속에서 마음을 건드리는 글귀를 만나면 행복했다.
마음에 깨달음이 오면 심장은 뜨겁게 고동쳤다.
입속에선 노래가 나오고, 손과 발은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공감이 가는 대목에서는 무릎을 쳤다. '맞다! 맞아! 정말 그렇구나! p61'

책을 읽으면서 2018년 나의 독서계획을 세운다.
아무리 자극을 받았다고 해도, 하루에 한 권은 도무지 자신이 없어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중이다.
2월에 되면, 뱃속 둘째 아기가 태어날 거고 아마도 한동안(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책을 못 읽을지도 모른다는 것까지 감안하여 목표 독서량을 계획 중.

매년 세우는 독서 계획 중 하나는, 몇 권을 읽어야지 보다 앞서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야지'였다.
아마 그 계획은 내년에도 유효할 듯. 대신 다른 건 막연하게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자가 아니라 '2018년엔 한 달마다 책을 구입할 때 꼭 다른 장르의 책으로 구입하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목표량은 올해 읽은 140여권 보다 70% 정도 적은 100여 권. 이렇게 잡아 둬야 적어도 80권 이상은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한가지 가장 큰 목표는!
혼자 읽는 독서 말고, 함께 있는 독서를 해보는 것.
블로그 이웃이나, 방문자가 많은 것도 아니고 알려진 유명 블로그도 아니라서 얼마나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이건 좀 더 계획을 세워 내년에 천천히 시작해 볼 생각이다.

막연하게 마나 생각하고 있던 계획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이 준 힘이 크다는 걸 느낀다.

읽고 싶은데, 읽어야지 하는데... 생각만 가득한 이들에게 우선 이 책을 읽어보라고 슬쩍 추천!
저자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을 구입해 읽기 시작하면서 책 읽기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운명 같은 책을 언제 자신에게 다가올지 모르는 일.
이 책이 당신에게 다른 시작을 열어 줄 귀한 첫 발이 될지도 모른다.

마치는 글에 적은 저자의 글 중 한 문장을 선물처럼 받는다.

「독서는 혼자서 묵묵히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다. 한 걸음씩 뚜벅뚜벅 책에 다가갈수록 마음은 평온해진다. 당신에게도 삶의 고비가 있을 것이고 지금이 고비의 순간일 수도 있다. 독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자신을 다스리는 도구로 사용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독서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내면을 더욱 빛나게 한다. 우리 삶은 순간순간 고비가 있다. 그럴 대일수록 독서하며 자신ㅇ르 만나고 치유하는 과정을 가졌으면 한다. p236

새벽이 되면 잠자던 육체를 깨운다. 어두운 집 안에 한 줄기 빛을 밝힌다. 밤새 지키던 침묵을 책으로 깨우고 물을 끓여 커피 한 잔을 내린다. 책과 커피는 오늘도 수고할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차 한잔의 여유와 책 한 권의 위로는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만큼 소중하다. 새벽은 행복을 준다. 잠자던 의식을 깨운다. 조용하게 기다리는 책을 깨워 책 속 글귀를 만난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새로움으로 맞이한다.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낀다. 하루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책의 힘이다. p72

독서를 시작하고부터 삶은 극도로 단순해졌다. 직장에서의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독서를 우선순위에 두었다. 나의 복잡한 생각과 불안한 삶에 독서와 단순한 삶이 만나 충만한 삶을 만들어 주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타인의 삶을 바라보며 그곳에 행복이 있다고 생각했다면 마음이 괴로웟을 것이다. 행복은 일상과 맞닿아 있었다. 지금 일상에서 알아차리지 못했던 행복을 찾는다면 바로 행복해질 수 있다. 단순하지만 행복한 삶은 독서로 인해 발견 되었다. 부디 단순하게 살라. p60

몸이 아파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위기와 역경을 겪어봐야 삶의 소중함을 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부러 위기와 역경 속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다.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면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위기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타인의 경험을 통해 건강과 삶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타인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보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면 더 좋은 것이다. 책을 통해 그렇게 할 수 있다. p102

우리는 늘 행복이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다. 달라진 것은 없는데 마음이 달라지면서 행복을 느낀다. 생각을 다르게 하면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p86

알고 보면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타인에게는 작은 상처처럼 보이지만 자신에게는 죽을 만큼 힘든 일도 있다. 내가 보기에 도저히 극복하기 힘들 것 같은 역경도 그 사람은 거뜬히 이겨내기도 한다.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삶에 정답이 없듯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p106

자신을 다스리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선한 마음은 말이 선해지고 선한 행동으로 이어진다. 말하는 것만 보아도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하고 낯빛을 보면 마음이 들여다보인다고 한다. 마음속에 근심이 적어야 마음이 편안하다. 근심 걱정없이 살 수는 없지만, 실체 없는 걱정은 우리의 정신을 갉아먹는다. 걱정으로 해결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고 즐길 수 없다면 해치워버리는 편이 낫다. 그러지 못한다면 걱정은 내려두는 편이 더 낫다. p148

책 읽기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 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기 위한 노력이다. 책 읽는 하루하루가 쌓여 마음의 평온을 찾는 시간이 길어진다. 자신을 다스리는 힘을 기르게 되면서 표정은 편안해지고 행동에는 여유가 생긴다. 자신을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워내는 힘과 겸손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워냄으로 홀가분해지고 겸손으로 적을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스스로를 돌보고 다스려야 한다. p150

우리 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 쉼표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찍을지 자신의 리듬에 맞게 선택할 때 진정한 휴식의 시간이 된다.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한 쉼은 휴식이 아니라, 또 다른 긴장의 연속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숨 고르기 방법을 찾으며 몸고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 삶의 방식이 다르듯 휴식의 방식도 자기가 원하는 방법이 최고의 효과를 본다. 산책, 명상, 운동, 등산, 영화 보기, 낚시 등 자신만의 숨 고르는 시간을 찾아야 한다.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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