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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모르는 너희들에게
이아진(전진소녀)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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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모르는 너희들에게"

책 표지에 적힌 문장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우리 집에 그런 아이 한 명 있다.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귀찮아,

나는 뭘 잘하지..

이런 말을 달고 사는 아이.

그런데 내가 보기엔 아이는 충분히 좋아하는 것도 많고, 잘 하는 것도 많다.

아직 그걸 아이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걸까. 이제 열네 살. 아이를 지켜보면서 천천히 기다리는 중이다.

한 편으로, 마흔여섯 나는 이제야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알게 됐다. 물론 그럼에도 그것만 하면서 살 수 없다는 현실도 명확히 깨달았다.

한 3, 4년쯤 됐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사람이 자신이 진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싶기도 하고.

아이랑 같이 읽고 싶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를 내가 먼저 읽었다.

(나는 이 책을 아이가 끝까지 꼭 읽었으면 좋겠기에, 어떻게 읽게 할지 고민 중이다. 책이라면 뒷걸음질 치는 아이라.)


'전진소녀'라는 닉네임임은 아버지가 지어주었다고 했다.

잘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딸을 보며 아버지는 말했다.

"이왕 시작한 이 여정, 앞으로 보고 당당하게 전진해 봐! 전진하는 소녀." (p18)

아이에게는 하고 싶은 대로 해 봐. 당당하게 전진해 봐.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용기일지도 모른다.

부모가 되고 보니, 아이에게 일어나는 일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고, 걱정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부모란 걸 알게 됐다.

사람들은 때로 편견을 갖기도 했다고. 집에 돈이 많으니까 유학도 보내고 하는 거 아니야? 겉모습만 보는 사람들의 말에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어릴 때 이혼한 부모, 자주 만나지 못했던 엄마. 할머니와 이모 손에서 자란 어린 시절.

가정 환경을 아예 무시할 순 없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사회가 정상 가족이라고 규정하는 '가족'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아이 곁에 좋은 어른들이 있으면 충분히 아이는 바르게, 밝게 성장할 수 있다는 거였다.

물론, 거기에 당당하고자 하는 '주체성'과 '자립심' ,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중요할 거다.

청소년은 아니지만, 다시 진로를 정하기엔 조금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책 속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자극을 받았던 건 작가가 보여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당당함 때문이었다. 나의 아이가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이 되었고.

책 속 부록으로 '진로 Q&A'가 수록되어 있다.

청소년뿐 아니라 작가의 유튜브를 구독하는 어른들의 진로고민 상담도 꽤 있어서 놀랐다.

내가 작가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자극을 받았듯, 어른들도 나이에 상관없이 열심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에 용기를 얻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 거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또 하나의 편견을 깨트렸다.

'나이는 절대 중요하지 않다. 자극받고,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는 데 필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경험과 삶이다.'

앞으로 나는 색안경을 끼고 청소년들을 바라보지 않을 거다.

그들이 보내는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것 같다고 지레 짐작하지도 않을 거다. (특히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의 아이에게 부터.)


스물네 살 작가에게 마흔여섯 '어른'은 많이 배웠다.

나 스스로에게도 그렇고, 부모로 어떻게 아이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당연히 청소년들에게는 강력 추천.

꼭 학부모가 아니더라도, 흔들리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될 듯.

자기 자신이 평범해 보여서 불행을 느낀다면, 그 불행은 ‘가짜 불행‘일 확률이 커. 더는 그것에 속아서는 안 돼. 만약 어떤 선망의 대상을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동요하거나 자괴감이 든다면 ‘내가 조금 쉬어가는 시간이구나. 내가 지금 공허해서 그들을 필요 이상으로 동경하고 비교하는구나‘하고 넘기면 돼. 타인이 최고일 때와 자신이 최악일 때를 비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으니까. - P28

‘꾸미는 것‘과 ‘가꾸는 것‘에는 차이가 있어. ‘너‘라는 ‘나무‘를 꾸미지 말고, 잘 가꿔나가길 바라. 거기서 맺은 열매들이 세상을 이롭게 할 거야. - P89

삶이라는 건 결국 단체 여행처럼 보이는 배낭여행일지도 몰라. 처음에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함께 걷다가도 언제, 어느 시점에서 각자의 또 다른 길이 열리기도 하니까. 그러니 관계에 대해서는 너무 가볍게도, 또 너무 무겁게도 여기지 마. - P135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강머리 앤>>에는 이런 문장이 나와.



"It‘s not what the world holds for you. It is what you bring to it."

"세상이 너에게 주는 게 아니야. 네가 가져오는 거야."



주어진 게 적다고, 남들보다 덜 가졌다고 불평하기 전에 네가 스스로 획득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생각해 봐. 그것들을 나열해 보고, 하나씩 이뤄가다 보면 네가 그렇게 부러워하던 ‘갓생‘의 중심에 네가 있게 될 테니까. - P159

‘해야 해‘보다는 ‘할 수 있어‘가 네게 더 어울려. 실패가 벽이 되어 너를 가로막고, 혹은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너를 괴롭힌다고 해도 너의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해. 좌절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있지만, 다시 딛고 일어설 수도 있다는 ‘선택적 가능성‘이 너를 움직이게 할 거야. 성공과 실패는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니까. - P191

네가 조금만 더 크면 알게 될 거야. 이보다 자연스러운 현상은 또 없다는 걸 말이야. 우울감, 번아웃, 스트레스, 권태기 등 너에게 찾아오는 시련과 좌절의 형태는 정말 다양할 거야. 이런 친구들이 너를 찾아올 때는 놀라지 말고, ‘어차피 왔으니 적당히 놀다 가‘하며 그냥 반겨주면 돼. 나중에는 네가 떠밀지 않아도 알아서 사라질 거야. 시시각각 바뀌는 날씨를 보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너에게 불어닥치는 모든 현상 또한 자연스럽게 여기면 돼. 맑고 화창하다가도 어느 순간 소나기가 쏟아지고, 태풍이 불어닥치겠지. 다행인 것은 영원한 태풍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야.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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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정리 기술 - 물건과 공간, 인생을 디자인하다
윤정훈 지음 / 다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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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8년 4월 18일, 나는 야심 차게 블로그에 미니멀라이프라는 폴더를 만들고 "하루비프로젝트(일명, 하루에 한 번 비우기)"를 선언했다. 계획은 일 년 동안 하루에 한 번씩 물건을 정리하는 것.

야심 차게 시작한 프로젝트(내 맘대로 프로젝트도)는 2018년 10월 19일, 160일차로 막을 내렸다. 계획대로 1년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6개월의 시간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버렸고, 많은 것을 얻었다.

나는 왜 버리고 싶은가?

나는 왜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라이프는 뭔가?

단순히 버리는 행위가 아니라 버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내 인생이 바뀌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비우기 프로젝트를 통해 내 생활에, 내 삶에, 내 마음에 분명 어떤 변화가 생겼다는 거다.

비움을 통해 나누는 법을 배웠고, 비움을 통해 채우는 법을 배웠다.

그 시간과 그 과정은 나를 그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어 주었다. 아주 긍정적으로.

그동안 읽어왔던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들 대부분이 실전 기술이라기보다는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이 책 <<인생을 바꾸는 정리 기술>>은 하나씩 따라 해보면 어쩐지 정리의 고수가 될 것 같은 희망을 갖게 하는 실전 편이었다.

누구나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게 되는 자기만의 타이밍이 있다.

누군가는 이사를 앞두고, 누군가는 출산을 앞두고, 누군가는 스스로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 누군가는 그냥, 누군가는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등등.

이 책의 저자는, 사업 실패로 인생에서 큰 고비를 맞았을 때 신문 사이에서 '정리수납 2급 수강생 모집' 전단지를 발견하고 정리의 길로 들어섰다. 처음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여성들만 앉아 있는 강의실을 보고 다시 나갈까를 고민했지만 그대로 첫 강의를 들었던 것이 저자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지금 저자는 정리 컨설턴트와 정리수납 강사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여러 가지 방법과 여러 가지 시기가 있겠지만, 그것도 역시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한 듯하다.

그런데 또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 타이밍이라는 건 스스로 만들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러니까 결국 '정리'는 자기가 마음먹은 그 순간, 시작하면 되는 아주 괜찮은 '일' 아닌가.

정리수납은 생활의 습관이다. 자신의 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생각을 바꾸고, 반복적으로 정리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 습관이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생활에서 정리를 습관화하고 정리된 것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정리된 것을 유지하는 것도 정리인 셈이다.

- <유지하지 못하는 정리는 의미가 없다> 중에서, p135

뭐든 한 번 습관을 들이는 과정이 힘들지 한 번 습관을 들이고 나면 자연스럽게 달라질 것이다,라는 말을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게 나다. 특히 나처럼 같이 사는 사람 중에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정리는 내 영역이 아니라고 손 털어 버리게 되기도 한다. 우리 집 같은 경우는, 신랑이 정리의 고수다. '나 이제 정리를 시작할 거야'라고 말하면 몇 시간 내에 집 안 확 바뀐다. 그러니 굳이 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암묵적으로 지키는 룰이 하나 있다.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침범하지는 말 것. '

신랑이 정리하는 건 공용 공간(아이들과 함께 하는)과 자신이 사용하는 서재다.

나는 내 방식대로 내가 사용하는 공간을 정리한다.

내가 처음 이제부터 비우기를 시작하겠어!라고 선언하고 손 댄 곳은 '서재'다.

고등학생 시절(작가를 꿈꾸기 시작한)부터 한 권 한 권 모으기 시작한 천 여권의 책을 모두 비우는 것으로 시작했다. 애지중지하던, 그것이 내 꿈을 지탱하는 마지막 희망이라도 되는 듯 껴안고 있던 것들을 비우자 생각보다 홀가분해졌다. 책은 딱 책장 한 칸에 넣을 수 있을 만큼만 가지고 있기, 그 이후 나는 이 룰은 어기지 않고 지키고 있다. 구입한 뒤 읽고 이웃 블로거들에게 나눔을 하거나, 중고서점에 되팔고 다시 구입하고 싶은 책을 골라 책장 한 칸만 채운다.

이 책의 저자가 힘주어 말하는 것처럼 어쩌면, 정말 정리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절대 버릴 수 없을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 하나를 비우고 나면 생각보다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낄지도 모른다.

자, 그렇게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특히 나처럼 애초에 정리와 거리가 멀었던)은 '어떻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나, 뭐부터 비워야 하나, 갈팡질팡.

천천히 긴 시간을 가지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의 방식대로 비워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테고, 이렇게 책의 도움을 빌어 시작해 봐도 좋을 듯하다. 뭐든 배우면서 잘 하게 되는 법이니까.

이 책은 여섯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1. 정리란 무엇인가 : 가슴 뛰는 인생을 만들어주는 정리

2. 버리는 기술 : 버리면 보이는 자유와 행복

3. 이것만 알아도 정리의 달인 : 실패하지 않는 정리의 기술

4. 공간별 심플한 정리 : 즐겁고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기

5. 물건별 심플한 정리 : 물건에 돌아갈 집을 만들어 준다

6. 정리를 통해 얻게 되는 것들 : 자유, 꿈, 행복을 가슴에 품게 해준다

왜 정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어떻게, 뭐부터 버리지를 고민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정리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정리하고 싶은 공간을 정하고, 그 공간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상상한다. 그리고 시작한다.

100평짜리 집에 살든 원룸에 살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공간을 잘 정리할 수 있다면 허름한 원룸에서도, 강남 건물을 소유한 사람처럼 럭셔리하게 살 수 있다. 강남에 건물을 가지고 있어도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집에서 생활한다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정리가 생활의 시작점, 출발점이 된다는 얘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내가 있는 공간이 정리되어야 무언가를 제대로 시작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이것이 제대로 정리를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 중에서, p31

비움과 정리를 시작하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너그러움'이다.

작은 일에도 예민해졌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여유로워지면서 '나'에게도 '남'에게도 전보다 너그러워질 수 있었다.

아등바등 살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 내 공간을 물건이 아닌 내 마음으로 채울 수 있다는 여유가 생겼다.

물론, 정리한 뒤, 비움 뒤 다시 어지러워지지 않는 것도 아니고, 물건을 전혀 구입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무엇을 사야 하고, 어떻게 사야 하는지에 대한 나만의 기준도 생겼다. 그러니 내게도 정리는 '인생을 바꾸는 기술'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내게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은 챕터 4. 공간별 심플한 정리 편과 챕터 5. 물건별 심플한 정리 편이었다.

정리하는 실전 기술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보니 내가 그동안 해왔던 정리 법과 비교도 해볼 수 있었고, 나만의 방식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배울 수도 있었다.

특히 늘 관심분야인 주방과 화장실 정리는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천하기 어려웠는데 책 속에서 알려준 방법들을 적용해 다시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옷 접기, 소품 정리하기, 액세서리 정리하는 법도 실전에서 도움이 될 듯

나를 닮아서인지 큰 아이 윤이는 정리에는 영 소질이 없다.

아직 여덟 살 아이에게 소질을 이야기하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볼 때 느껴지는 아이의 성향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늘어뜨리는 건 최고인데 늘 마무리에서는 "엄마! 아빠! 좀 도와줘!"를 외친다.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가 정리하는 걸 도와줘서인지 혼자보다는 늘 '같이'를 외치는 아이.

정리 습관은 어릴 때부터 들여야 한다. 이때 아이들에게 정리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정리 정돈의 목적과 유익함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정리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정리 정돈이 체화될 수 있다. 참고로 정리를 잘하는 아이는 노트 정리도 잘하는데, 학습 의욕과 성취도는 물론 학교 성적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리 정돈은 모든 일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 <정리 수납,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중에서, p41

아직 '어리다'라는 희망을 갖고,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아이에게 정리하는 습관에 대해, 기본에 대해 이야기해주어야겠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나도 조금 더 성장하고 배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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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 - 시시한 미니멀리스트의 좌충우돌 일상
밀리카 지음 / 나는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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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엔 대부분의 책을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매하다 보니 간단한 소개 외에 이미지로 책을 판단할 때가 종종 있다. 표지라든지, 미리 보기 했을 때 보이는 몇 페이지에 대한 느낌 같은 것들로.

그렇게 선택한 책 중 직접 받아보고 실망하는 경우도 더러 있고, 생각했던 책이 아니라서 읽지 않고 오래 덮어주는 책도 종종 있다.

이 책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는 구입할까, 말까, 오래 고민한 책 중 하나다.
최근 연달아 읽은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들을 고를 때마다 같이 두고 고민했던.
이미지로 만난 책의 첫 느낌이, 어쩐지 얇고 가벼울 것 같았다.
앞서 몇 권의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을 읽고, 그럼에도 결국 이 책을 구입한 건 비슷비슷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들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이다.

이번엔 어떤 사람의 이야기일까.
어떤 사람이 어떻게 미니멀라이프를 하고 있을까.
뭐 그런 호기심.

 

다 읽은 뒤에 느낌.
음.. '첫 느낌을 너무 믿지 말자' 뭐 이런?
다른 책보다 먼저 읽을걸.. 하는 마음이 들 만큼 내 스타일의 책이었다.
미니멀라이프를 다룬 실용서라는 느낌보다는, 미니멀라이프를 꿈꾸는,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랄까.
그 이야기가 꽤 공감되고, 어떤 부분은 배우고 싶고, 같이 노력해 보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서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라이프와도 가까웠고.

그리고 책도 예쁘다. 저자의 집만큼이나 깔끔한 느낌. 군더더기 없이 할 말, 하고 싶은 말만 해 놓은 느낌이랄까. 중간중간 저자의 남편이 적어 놓은 <시시한 미니멀리스트 아내를 둔 남편의 일기>도 좋았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하는 미니멀라이프. 같이 사는 이들의 마음이 맞아야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미니멀라이프이기도 하니까.

 

 

 

다른 미니멀 라이프 책들을 읽어보면 공통적으로 만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미니멀 라이프를 한다고 무조건 버리고, 없애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소중한 물건은 더 소중하게 아끼고 간직하게 되더라는 것. 물건 하나를 사도 좋은 것, 갖고 싶은 것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
버리고 비움으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아끼는지 진심으로 알게 된다는 것.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 나는 그게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긴 다는 건, 확실히 좋은 일이니까.

 

 

누구나 처음부터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고, 실천해온 건 아닌 것이다.
살다 보니 너무 차고 넘쳐서 감당이 안 되는 삶, 그게 물건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 넘쳐서 힘든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 비우고 싶은 간절함이 생겨나는 거 아닐까.

물건을 비우다 보니 욕심을 비우게 되고, 욕심을 비우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에서 역시 집착을 버리게 되고, 집착을 버리게 되니 마음이 조금 편해지고, 그러면서 조금씩 삶이 가벼워지는 느낌.
나는 그 느낌을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 내 삶이 조금 더 여유로워 지면 좋겠구나 싶어서 미니멀 라이프를 꿈꾼다.

저자는 책의 제목을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라고 지었지만,
내용은 온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긍정적으로) 느껴졌다. 책의 마지막에 가면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쓰레기 없는 일주일>이라는 파트가 있는데 이 부분의 내용에 무척 관심을 갖고 읽게 됐다.

일주일 동안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살아가기, 가 가능한 일인가.
우선 의문부터.
저자 역시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일주일간 실천해보고 작게나마 긍정적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장을 보러 갈 때 장바구니를 들고 가는 건 기본이고, 야채나, 고기 등을 구입할 때 비닐을 가져오지 않기 위해서 담아 올 용기를 들고 간다. 피자나 파스타를 포장해 올 때 포장 용기 대신 집에서 그릇을 가지고 간다. 음료는 당연히 텀블러에 담아 마시고.
읽다 보면, 아.... 이렇게 하는 건 정말 쉽지 않겠다 싶다. 그럼에도 언젠가 나도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우리 아파트는 매주 금요일 밤, 토요일 오전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데 매주 버려도 버려도 어쩌면 이리 많이 나올까 싶을 때가 많다.
Zero Waste는 불가능하겠지만 나 역시 점차 점차 줄여나가는 걸 목표로 도전해 보고 싶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책은 미니멀 라이프의 방법, 수납 법이나 정리 정돈 등등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뭔가 정리되는 느낌이다.
친근하게 옆집에 놀러 가 옆집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슬쩍 둘러본 것 같은 느낌이다.
덤으로,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할 이웃이 생긴 느낌이고.

책을 읽은 뒤 저자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했다.
책만큼이나 간결한 포스팅이 올라오는데 사진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있으면 '아.. 얼른 나도 뭔가 좀 비워야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실용적인 내용의 미니멀 라이프 책을 찾는 게 아니라면,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나 생각을 막 갖기 시작한 이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듯한 따뜻한 책.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미니멀 라이프라 해도 다양한 '취향'중 하나라 생각할 뿐 삶을 살아가는 데 절대적인 진리나 신념이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삶의 포지션과 취향을 선택하는 것은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자유입니다. 저 역시 여전히 들끓는 물욕을 지닌 하찮은 범인에 불과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미니멀 라이프를 주제로 책을 낸 까닭은 제가 앞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계신 분들에게 큰 격려를 받았듯 저도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랍니다."  에필로그 중에서, p327

 

미니멀 라이프란 신기합니다. 쓸모없는 것을 비웠을 뿐인데 이전보다 내가 조금은 더 쓸모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니 말입니다. 필요 없는 것들을 비우면 과거엔 모르던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에 새삼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모금함에 외국 동전과 지폐를 넣고 드렸던 기도를 다시 떠올리며 다짐해봅니다. "아무쪼록 서랍 속베 방치되어 있는 동그란 외국 동전이 어느 누군가에겐 동그란 희망이 되고, 구겨진 외국 지폐가 힘든 누군가에겐 빳빳한 용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제 삶에 쓸모없는 과욕을 쓸모 있게 비우는 지혜를 주세요." p129

모든 인생이 그렇듯 미니멀 라이프도 각자의 내공, 철학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내공이 부족한 내가 ‘비움‘을 위한 ‘비움‘을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곤 합니다. 이전엔 필요해서가 아니라 ‘소비‘ 자체의 짜릿함에 빠져 물건을 쌓아두었다면 지금은 새로운 ‘소비‘를 위한 ‘비우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자칫 ‘소유하는 즐거움‘에 대한 집착이 ‘비우는 즐거움‘으로 슬며시 탈바꿈한 것은 아닌지를 말이지요. p157

만약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살았다면 내 삶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낄 때마다 우울하고 속상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울러 평범한 일상에 만족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삶의 포커스가 ‘최대한‘에서 ‘최소한‘으로 변화되지 많은 것에 감사하게 되었답니다. 예전에는 힐링 메시지를 담은 책에 쓰인 ‘작은 것에 감사하는 삶‘이란 내용에 큰 감흥이 없엇고, 성공한 스타 강사들이 ‘넘쳐나도 괜찮아요‘같은 말을 하면 반항아처럼 부은 얼굴로 고개를 젓곤 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사소한 것부터 삶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뀐 건 스스로 놀라운 일입니다. p187

만약 오늘이 생의 마지막이라면 남겨진 제 흔적은 어떤 것일까 살펴봅니다. 휴대폰에 남은 남편과 나눈 메시지를 읽어봅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매일 해주었습니다. 별거 아닌 일로 티격태격 하는 부부이고 거창한 이벤트는 없지만 소박하고 사이좋게 지낸 흔적이 가득해 마음이 놓입니다.
(중략)
미니멀 라이프가 무엇을 남기느냐에 대한 질문이라면 제 답은 사랑하며 산 흔적만 남기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떠나고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하고 간 인생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것이 염치없는 거라면 나는 참 염치없는 사람입니다. p207

앞으로 더 풍족하게 살길 바라지만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혹여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요. 타인의 시선이 신경 쓰일 때도 있지만 지극히 평범한 나를 사랑하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아가 단단해진 것을 느끼죠. 화려한 인맥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적은 인연이라도 깊은 마음을 오래도록 나누고 싶어요.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내가 지닌 마음의 그릇이 작다는 걸 느끼니 겸손을 알아가고, 타고난 게으름은 크게 달라진 게 없기에 더 부지런해지고 싶네요.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란 제 모토처럼 완벽한 미니멀 라이프가 되길 욕심내기보단 모순덩어리 미니멀 라이프를 인식하며 느리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p220

미니멀 라이프의 정의가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라면 또 다른 정의는 ‘타인의 삶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 마음속 쓸모없는 ‘교만‘이라는 이름의 덩어리를 버리려 합니다. 냉동실에 오랜 시간 쌓여 있던 정체불명의 검은 비닐봉지를 버린 것처럼 개운합니다.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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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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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일하는 여자들은 많다. 너무 많다.
나 역시 그중 한 명이고.
그럼에도  '일하는 여자'에 대해 거기에 덧붙여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는데 '일하는 여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힘들겠다. 대단하다 같은 말이 붙어야 하는지 이따금씩, 아니 실은 자주 생각한다.

세상에는 일하는 남자들도 많다. 여자들보다 더 많겠지.
나와 같이 사는 남자 역시 그중 한 명이고.
그럼에도 그들에 대해(일하는 남자에 대해), 거기에 덧붙여 아내가 있고 아이가 있는데 '일하는 남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단하다 같은 말을 왜 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아마도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부터), 나는 '내가 해야 해'라는 생각이 유독 심했다. 같이 사는 남자와 나는 같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부서는 다르지만), 출퇴근 거리나 업무의 강도(부서가 달라 업무가 바쁜 시기가 다르기도 하지만), 직장 상사나 직장 시스템의 문제 등등을 동일하게 겪고 있다. 그럼에도 첫아이를 낳으면서 육아 때문에 동동거리는 쪽은 언제나 나였다.

아이 때문이라면 휴가도 내가 냈고, 저녁에 친정에서 데려오기, 씻기기, 먹이기, 재우기 등등에 할애하는 시간이 남자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남자는 주 3일 이상 꼬박꼬박 밤 운동을 나갔고, 종종 회식에 참여했다. 잠이 부족해도, 몸이 좀 힘들어도 '엄마니까 나는'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던 시간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일하는 여자'에 대한 내 정체성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었다.

 

 한 직장에서 16년을 꼬박 일했다. 대학 졸업 후 입사해서 지금까지.
그 사이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다. 나의 이십 대와 삼십 대를 오롯이 보낸 곳이다.
애정이 없을 수가. 직장뿐 아니라 내 업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경력이 쌓였다. 늘 막내이다가 점점 밑에 직원도 생겼다. 책임감도 생겼지만.... 종종 나태해졌다.

퇴근 시간이 되면,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지고, 퇴근 시간 즈음 상사가 부르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도 여러 번. 새로운 일을 찾아 하고 싶지 않아졌고, 근무 시간 내에 어떻게든 업무를 끝내고 싶었다.

그러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만둬야 하는 시기인가. 잠시 방황하는 건가. 갈팡질팡.
이제 둘째까지 태어나니, 육아는 점점 더 힘들어질 테고 나는 점점 더 일에 무신경해지는 건 아닐까, 같은 걱정. 출산휴가 가 끝나고 돌아갔을 때 내가 다시 예전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일하는 여자들』은 제목 그대로, 여러 분야에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는 열한 명의 여자들에 관한 인터뷰집이다. 그들이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서,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지금도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그 길을 가고 싶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 자신들의 경험을 풀어놓은 이야기들.

나는 어쩌면, 이 책을 통해 그간 나의 나태함을 조금 반성하고 싶었나 보다.
일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높은지 그런 이야기가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 읽은 뒤에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여자들의 성공담을 담은 이야기도 아니고, 다만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들려주는 그냥 자신들의 이야기다.
물론 성공담을 담아야 뭔가 치열한 이야기여야 와닿는 건 아니지만, 나처럼 이미 오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에겐 아, 이런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의 공감만 형성된달까.

그 안에서의 여성차별, 성추행에 대한 경험, 이직 혹은 회사를 떠나 자신만의 일을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들은 곧 사회로 나가야 할,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현재 자신의 일이 맞는 일인지 아닌지 갈팡질팡하는 새내기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리고, 이 책의 시작과 끝에서 책을 기획한 4인용 테이블의 멤버들이 남긴 이야기는 꽤 공감되었음을, 그 말에 동의함을 남겨놓는다. 나도 잊지 않기 위해서
 ' <일하는 여자들>을 기획할 때는 단순히 '일잘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다. 이 책을 만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남성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분야에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 사실을 꾸준히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기도, 저기도 일하는 여성이 있다는 신호를 다른 여성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반짝, 보내고 싶다. - 황효진'

배우 전문기자 백은하 ‘이런 시대에는 프로답게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 다들 자기 자신이 재미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그냥 내가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내가 뭘 해야 행복한지 알면 된다. 삶을 바라보는 내 태도를 보고 후배들이 ‘저렇게 살면 되겠다‘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다면 고맙지. (중략)
-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포기하고 막 살까? 아니,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거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각자가 잘 사는 게 중요하다. 그 어떤 인류보다 행복하게 사는 것. 나 역시도 그렇게 어떤 때보다 개인적으로, 어쩌면 이기적으로 나 하나 잘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

영화감독 윤가은 ‘자신을 믿는다면,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마음)
‘너 여자니까 이런 영화 해야 해. 이런 영화는 안 돼‘ 하는 말들에 큰 가치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아무 말‘이다. 여성에 대한 시선, 가치 평가 때문에 움츠러드는 문제들은 영화를 실제로 만들기 시작하면 작아진다. 내가 창작자로 어떤 이야기를 할지 깊게 들이마시고 자신을 믿는다면, 앞으로 나아가볼 수 있는 게 영화다.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 ‘ 본인 스스로 물어보고 결정했다면 그걸로 된다.‘
「다들 개인적으로 뭔가를 만들 때 이런 말을 많이 한다. "이걸 해도 될까요?" 본인 스스로 물어보고 결정했다면 그걸로 된다. 그 작업물 안에 어떤 대상을 혐오하거나 언어적으로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게 아니라면, 그걸 스스로 발견하고 제동을 걸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아티스트 양자주 ‘내가 나를 컨트롤하는 게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제대로 작업하고 있는가, 그래서 얼마나 좋은 작품을 만들고 있는가다. 그 작업을 알리는 건 꼭 기존의 미술계를 통하지 않더라도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인스타그램만 열심히 해도 얼마든지 내 그림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고. 굳이 기존 시스템에 목매지 않았으면 한다. 남들이 닦아놓은 일률적인 길을 가는 게 예술이 아니지 않은가. 예술을 하고 싶다면, 작품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의 길을 닦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작가 최지은 ‘내가 먼저 했던 고민을 알려주고 싶다‘
「(다음 세대의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나는 여러모로 운이 좋은 편이었고, 지금 나보다 어린 여성들이 처한 상황이 나와 다르다는 걸 아니까 말하기가 어렵다. 다만 무엇을 선택할 때, 내가 먼저 했던 고민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려주고 싶다. ‘일이든 결혼이든 결정하기 전에는 이런 걸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 선택으로 인해 내가 잃는 것은 무엇일 수도 있다‘ 하는 부분들. 그걸 공유할 수 있다면 어떠한 시행착오든 줄지 않을까. 」

GQ 에디터 손기은 ‘ 독보적인 구성원들 사이에서 혼자 별로인 사람이고 싶지 않다‘
「다른 여성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나도 똑같이 그렇게 일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하는 일이 계속 신선했으면 좋겠고, 그 신선도를 유지하고 싶다. 」

공연 연출가 이지나 ‘ 자신의 직업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 ‘월등해져라‘라는 말이 슬프고 구리지만 맞다. 정확히는 월등할 방법은 여러 가지라는 거다. 나보다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들은 고요한 저항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고, 나처럼 배 째라 스타일이 먹힐 때도 있다. 사람들이 나보고 성격 세다고 하지만, 어른이건 스타건 나한테 이상한 짓을 했을 때 ‘NO‘라고 말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일방적으로 부당함을 당하지 말고 저항하거나 복수하라고 말하고 싶다. 일에서의 관계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건강한 복수는 동기를 부여하며 삶의 에너지가 된다. 」

극작가 지이선 ‘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 롤 모델이나 멘토 같은 이름보다는 나는 그냥 나 자신이고 싶다.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여성이거나 약자이면 더. 나부터가 그렇게 되어야 그런 세상이 빨리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영화 <에일리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리플리는 엄마나 선생님 같은 내 주변의 여자들과는 달랐다. 그는 항해사였고 자신을 희생했고 심지어 우주선에서 고양이까지 구해 나왔다. 나에게 미래는 그 언니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현명하고 기민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감 있게 누군가를 보호하려 애쓰는 사람들. 지금도 그런 걸 꿈꾼다. 」

기자/방송인 이지혜 ‘소리 내서 말하고 지치지 않아야 한다‘
「이제껏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데, 계획은 없다. 오랫동안 일하고 싶으니까 주어지는 것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할 수 있도록 생존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생존이다.」

뉴프레스 공동대표 우해미 ‘아이를 사랑하지만, 나에게는 내 삶이 있다‘
「 (아이를 낳은 뒤 일한다는 것은?)
사회적 환경이나 인프라는 좋지 않다. 내 경우는 타이밍이 프리랜서가 된 다음이었기 때문에 시간 조율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 쉽지 않지만 나는 계속 일을 할 것이다.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언젠가 아이는 내 품을 떠날 것이고, 나에게는 내 삶이 있다. 독립 후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일상의 균형을 스스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는 불가능했겠지. 회사 다니면서 육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힘들지 보인다. 하지만 장단점이 있다. 나는 대신 고정 수입을 포기했다. 이런 것들을 자기 성향에 맞게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

N잡러 홍진아 ‘N개의 일이 서로 연결되어 내 삶을 만들어낸다‘
「지금 20대들은 선택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성의 노동 환경 역시 자기 계발을 하거나 개인적인 차원으로 해결되는 상황이 아니다. 나는 앞으로 사회가 망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형태의 일이 많아야 하고,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걸 개선하는 기반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드시 정치가 아니어도 머리가 필요하다면 기획으로, 때로는 목소리로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해야 나의 환경도 나아진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하며 N잡을 해볼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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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 - 비움에 서툰 당신을 위한 생활의 기술
아키 지음, 허영은 옮김 / 웅진리빙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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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를 잊지 않기 위해서, 조금 더 나와 맞는 미니멀라이프를 찾기 위해서 최근 들어 자주 관련 책들을 찾아 읽고 있다.

어떤 책은 미니멀라이프의 의미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하고, 어떤 책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예찬(대부분이)고, 어떤 책은 완전 실용서적에 가깝다. 그러나 대부분은 내용이나, 구성이 비슷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쓴 이들의 개인적 취향을 알게 되는 것에 그치거나, 지난번에 봤던 책이랑 비슷하네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계속 보게 된다. 이상하지. 아마도 아직 나만의(내 스스로 생각하고, 발견하는) 미니멀라이프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실은, 이번에 읽은 이 책과는 크게 상관없지만(이 책이 계기가 됐을지도 모르지만), 아무것도 없는(거의) 거실, 주방, 침대 등등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서 '음, 내가 추구하는 미니멀라이프는 뭘까. 이렇게 거의 비우고 사는 건가. 아끼는 건가. 물건을 안 사는 건가. 버리는 건가' 이런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조금 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불현듯 '텅 빈' 공간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 책의 제목은 나에게 맞는 미니멀라이프》. 아마도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제목 때문에.
이 책에서 무조건 버려라, 사지 말아라, 없애라,라고 이야기 한 것도 아닌데, 다시 처음부터 내가 원하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은.

나에게 맞는 미니멀라이프는 뭘까.

저자는 여섯 살 아이와, 남편과 함께 15평 공간에서 살고 있다. 외국계 회사를 다니는 워킹맘.
아무래도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두고 있고, 직장 맘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이 책이 좀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워킹맘들의 비슷비슷한 고민인 '시간 활용'에 대한 공감이랄까.

책의 시작에서 <아키식 미니멀 라이프의 기본>이라는 장이 있다.
죄책감 버리기
이상적인 생활을 그리면 쓸데없는 집안일이 보인다
정해진 시간만큼만 노력하기

집안일이란 게 가족의 생활을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만들기 작업인데, 그 작업이 성공하려면 그 일을 하는 주부가 미소를 잃기 않고 일을 해야 한다는 기본. 이것저것 다 챙기려다 놓치는 일이 생기면 마치 주부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처럼 죄책감을 느끼게 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그러니 과감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집안일에서는 손을 뗄 것! (죄책감 따위 느끼지 말 것!)

회사에서 근무 프로세스에 따라 일을 하듯 집안일도 하다 보면 중요한 가치를, 이상적인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직장일, 육아, 집안일 모두를 하면서 지치지 않기 위한 방법. 무리하지 않고 자신에게 허락된(자신이 허용한) 시간 내에서 해낼 수 있는 집안일하기.

이 세 가지가 저자가 추구하는 미니멀라이프의 기본이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 기본을 바탕으로 저자가 어떻게 집안일(청소, 요리, 가계부 정리 등 모두 포함)을 해나가고 있는지 사진과 함께(저자의 집을 모델로 직접) 친절하게 보여 준다.

 

 다 읽은 뒤에도 역시, 앞서 읽은 여러 권의 미니멀라이프 책과 크게 차별화된 건 없다 싶긴 하지만...
워킹맘으로 접근했을 때 가장 공감도가 높았던 듯하다.

우선, 죄책감을 버리고 최대한 내게 허용된(내가 스트레스받지 않을 선에서) 시간 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순서를 정해보자는 건, 꽤 도움이 되었다.
'내가 원하는 미니멀라이프'는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물론,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분명한 건 무조건 버리고, 비워내는 건 아닌 것 같다는 것.
이제부터 조금씩 찾아가 볼 생각이다.
나만의 기준과, 내가 원하는 미니멀라이프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서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나만의' 미니멀라이프를 기록해보는 게 올해 또 다른 나의 목표가 되었다.

이 책이 준 가장 큰 도움은 바로 이것!
'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혹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했던)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부담 없이 접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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