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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화요란
오카베 에츠 지음, 최나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삼십 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실패했거나, 연애불능자라거나 불완전해 보이는 걸까.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둬야는 거고,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일은 축하받아야 하는 걸까.
적어도 요즘 우리 사회 분위기에서는 능력있는 여자들은 결혼을 미루고 설령 결혼을 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경력이 아까워 기꺼이 맞벌이(물론 경제적인 부분도 크지만)를 하는 시대임에 분명한데, 이 소설의 근저에 깔려 있는 분위기가 우선을 살짝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결혼을 앞두고 회사를 퇴사하는 리카를 위한 송별회 자리가 마련되었다.
소설은 그렇게 시작된다.
축하하고, 축하받으면서 조금은 아쉽지만 유쾌하게.
그런데 나는 이소설의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선배, 그렇게 행복하면 질투당하지 않아요? 그 여자친구들 한테."
"질투를 당하다니?"
"여자들끼리는 겉으로 사이가 좋은 척하면서도 뒤에서는 경쟁을 하거나 자기가 더 튀려고 하다가 결국은 서로 발목을 잡기도 하잖아요." p14
솔직히 말하면, 이 소설을 계속 읽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하고 갈팡질팡하는 채로 끝까지 다 읽었다.
<리카는 직장 상사 소타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다. 회사에서 승진하겠다는 야심도 없고 소타를 향한 절절하고 애틋한 마음도 없는, 그저 본능에 충실하고 순간순간에 마음을 쓰며 살아간다.
소타의 부인 미츠코는 남편의 외도를 끝없이 의심한다. 결국 리카와 남편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아차린 미츠코, 그녀는 남편 소타가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지, 멀리하는지 알지 못하고 주변의 여자들이 남편을 유혹한다고 생각한다.
분노로 눈이 먼 미츠코는 복수하기 위해 리카에게 접근해 맞선 이야기를 꺼낸다. 리카의 상대는 소타가 친동생처럼 여기는 케이치로, 미츠코의 가족과 오랫동안 한가족처럼 지냈고 외동딸 미우가 오빠처럼 따르던 사람이었다. 마침 불륜으로 치부되는 사랑에 지쳐 있던 리카는 미츠코의 계략으로 인해 소타와도 멀어진다. 결국 리카는 케이치와 결혼을 결심한다.
리카는 ‘어른 친구’라 칭하는 마키와 이즈미에게 결혼 준비를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마키와 이즈미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여성들로, 서예 수업을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리카와 친분을 쌓았지만 좀처럼 서로에게 속내를 비치지 않는다.
마키는 결혼생각이 전혀 없는 40대 커리어우먼으로, 수많은 남자들과 가벼운 만남이 자존감을 세운다 생각한다. 그러나 늙어간다는 것과 혼자 사는 삶에 고민이 많다. 이즈미는 30대 후반의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지만 남편과의 불화를 겪고 있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철저히 숨기는 이즈미. 리카의 결혼 준비를 계기로 마키와 이즈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이를 계기로 고고하기만 하던 그녀들의 우정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 출처 : 알라딘
일본에서 이미 드라마로 방영되었다고 하니, 드라마에서 각각의 캐릭터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잠시 상상을 해보았다.
20,30대 여성들의 삶과 사랑 우정 뭐 이런 타이틀이 부제로 달리지 않았을까.
그리고 사람들의 댓글에는 이렇게 달리지 않았을까?
"이런 막장드라마 같으니라고..."
마키는 여자라는 생물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다. 본인의 행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서 타인을 밀어내야 할 때 주저 없이 발을 들어 차내려 하는 방심할 수 없는 동물. 본인보다 열등하다고 판단한 여자에게는 아깜없는 칭찬을 통해 짓밟고, 월등하다고 판단한 여자에게는 처음 본 순간부터 발을 거는 존재들. 남자에게서 상냥하다, 여자답다, 밝다와 같은 말을 듣는 여자들일수록 더더욱 빈틈이 없고, 세상 돌아가는 일을 잘 모르고 곱게 자란 귀한 집 따님 같은 여자들일수록 등 뒤에 철저한 계산을 마친 책략을 감추고 있게 마련이다. p40
아무래도 여자에 대해 표현하는 부분들이 계속 걸린다.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서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아니 그래서 이 소설 전체가 불편했는지도.. ).
좋았던 문장만 딱 옮기고 그만.
"믿음이란 내 안의 의심을 뿌리치는 일일 거예요. 그런데 의심은 나를 지키는 갑옷이죠. 그러니 갑옷을 벗고 무엇을 믿는다는 건 대단히 무방비한 일이에요. 작은 일에도 극심한 상처를 입고 마니까요. 그래도 상대를 믿는 것,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몸부림을 치면서도 그를 믿는 것, 그게 아닐까 난 생각해요."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