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와 키티의 출현

골렘의 눈 ㅣ 바티미어스 2
조나단 스트라우드 지음, 남문희 옮김 / 황금부엉이 / 2010년 5월

1부 <사마르칸트의 마법 목걸이>에서는 표지에 나타니엘이 등장한다.
그런데, 2부 <골렘의 눈>은 표지가 달랐다.
표지에 등장하는 귀여운 소녀, 바로 키티 존스.
그녀의 등장으로 대변될 수 있는 <골렘의 눈>이다.
결국 바티미어스, 나타니엘, 그리고 키티 3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그토록 원하던 것을 얻은 나타니엘은 마법사 계층 중 엘리트 게층에 속하게 되고, 내사국장 보좌관으로 빠르게 승진한다.
권력을 손에 주니 나타니엘은 권력의 맛을 보게 되고, 타락해 간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인간계층 중에서 마법사의 권력에 저항하는 저항당테 레지스탕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권력 계층간의 문제는 아무리 개인적으로 능력이 있고, 잘나가는 나타니엘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나타니엘은 다시 바티미어스를 부른다.

바티미어스가 어떻게 하였을지는 미리 짐작이 가능하지만, 변한 나타니엘에 실망한 나는 '뻥'하고 차주길 내심 바랬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낙이어야 했다.
물론 나타니엘의 술책도 한 몫을 했을 수 있었으나, 바티미어스 다운 이유로 승낙하게 된다.
이렇게 다시 뭉친 바티미어스와 나타니엘은 본격적으로 레지스탕스 소탕을 위해 접근하게 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키티가 등장하는데 바로 그녀는 마법사가 아닌 인간이며, 레지스탕스 일원이기도 하다.
키티는 인간이지만, 마법사가 부리는 정녕들의 모습을 감지해 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마법사 계층의 권력 남용 및 평민 계층의 박해로 레지스탕스에 가담하게 된다.
이렇게 쫓고, 쫓기는 관계로 바티미어스와 나타니엘 그리고, 키티는 만나게 된다.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하려는 레지스탕스, 그들을 쫓아 색출해 내려는 마법사 계층, 그리고, 권력 내부간의 갈등과 다툼등이 핵심적인 사건이다.
물론 전편에서 즐거움을 전해 주었던 5천년 나이차를 가진 바티미어스와 나타니엘의 티격태격한 말다툼도 여전히 흥미롭다.
이외 예상이 가능한 반전이 없는 레지스탕스의 배후에 조금 실망스러웠고, 골렘의 눈 사건의 범인은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각기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모였고, 각각 나타니엘, 바티미어스, 키티로 대변되어 가는 과정과 변화되어 가는 관계가 더 중심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들 관계는 2부 <골렘의 눈>에서 명확히 정리되지는 않았다.
1부, 2부에 걸쳐 끊임없이 권력을 원하던 나타니엘은 여전히 권력을 갈구하고 선택하며, 바티미어스는 1편과 마찬가지로 떠나려고 한다.
그리고, 여전히 음모는 존재하고 있으며, 최종 보스 역시 남아 있는 상태이다.
이제 3부 <프톨레마이오스의 문>에서 남은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 같다.

세상 누구보다 당당하고 용기있는 작가의 삶과 여행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케빈 마이클 코널리 지음, 황경신 옮김 / 달 / 2010년 6월

분명 작가는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라고 이야기 했지만, 다리가 없이 태어난 아이라는 그 단어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처음 태어나는 순간 그는 다리가 없었다.
그냥 처음에는 다리가 없는 보통 아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작가는 낙관적이었다.
이러한 영향은 그의 부모님과 가족들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그가 장애를 갖았다는 장애아라고 느끼게 된 것은 휠체어를 타면서 였다고 고백하였다.
휠체어가 그에게 의족의 불편함을 제거해 주었지만, 또다른 불편함을 선사하였다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책에는 많은 사진이 있지만, 서너개의 사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누군가를 찍고 있었다.
무릎아래에서 찍은 사진들, 심지어 어린아이보다 낮은 시선에서 찍은 사진들이었다.
사람들의 눈빛이 참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과연 나는 작가 캐빈을 만난다면 어떠한 표정을 지어보일까?
분명 문득 갑자기 다시 돌아보는 double take를 할 것이 분명했다.
아니, 어쩌면 전혀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드를 타고 다니는 다리가 없는 남성을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것이다.
그때 내 표정이 어떠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놀람, 안쓰러움, 동정......
분명 이러한 감정들이 교차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면 모든 것이 바뀐다.
그저 안쓰러움과 동정도 없고, 작가의 당당한 도전과 용기에 그리고 낙천적인 더트백 dirtbag에게 부러움만 남았다.
불편함 몸을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에 누군들 부러움과 질투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처음 스키를 만나게 되었고, 최고의 선배이지 강사인 벅을 만나 더트백이 되어가는 캐빈은 누구보다 당당하고 높아보였다.

"더트백이 된다는 건 웬만한 것들은 무시해 버린다는 의미야. 스키 타는 거, 맥주 마시는 거, 놀러 다니는 거 빼고."
"무엇보다 중요하고 모든 것에 우선하는 더트백의 특징은, 자신을 보호해야 할 상황이 닥쳤을 때 일종의 무관심으로 대처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그의 스키타는 모습과 굳은 살이 마디마디 박힌 손, 그리고, 눈덮인 산 정상에서 손이 벌겋게 얼어버린 캐빈을 만나볼수 있다.
그에게 자신의 보호나 불편함은 무시의 대상이었고, X게임 참여, 스키와 보드타는 것과 사진찍는 것에 열중할 뿐이었다.
그는 비록 다리가 없고, 더트백으로 살아가고,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사진을 찍고.
보통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는 사실 우리중에 하나였고, 가장 평범한 다리없는 20대일뿐이었다.
그점이 그렇게 삶을 바꾸어가는 캐빈이 더 없이 자랑스러웠고, 자신을 가치있게 만들어 가는 모습에서 부러움을 느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장애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도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가치있게 당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라며, 나 역시 double take를 자제하고, 동등하게 바라볼수 있도록 생각을 바꿔야 겠다.

알라딘 신간평가단 6기를 마치면서 <문학>

[활동 종료] 6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참 시간이 빠르네요.
처음 시작할때를 생각하면 너무 빨리 지나간거 같고 좀 더 멋진 활동 할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알라딘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거 같습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 활동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같이 활동하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려요.
비록 많이 다른 서평을 읽지는 못했지만, 몇몇 서평을 접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책을 기다리면서, 책을 읽으면서, 참 행복한 3개월을 보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책이 너무 많아서 고민했습니다.
<소현>과 <별궁의 노래>, <2058 제너시스>, <딩씨마을의 꿈>, <어느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가 기억에 남아요.
고민끝에 결정한 것은 바로 바로 <2058 제너시스>입니다. 

여러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견해와 더불어 대단한 반전이 가장 기억에 남게 하는 책인거 같습니다.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를 그럼 꼽아보죠.
1. 2058 제네시스
2. 딩씨마을의 꿈
3. 소현
4. 별궁의 노래
5. 어느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가장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은 고민끝에, <어느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로 정했습니다.
"차별은 낮은 편을 편든다면서 가지런히 빗질된 이성만을로 덤벼들어 상처를 후벼파고 차별의 구조를 굳히는데 부역하는 예는 흔하다.
누가나 개입할수 있지만 아무나 제대로 개입하긴 힘든 저 화사한 모순의 화단안에서 차별은 자란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셋넷학교 박상영교장님의 이야기로 옮겨보았습니다.
우리가 정말 차별에 대해 제대로 고민할수 있게 해준 화두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알라딘 신간서평단으로 활동할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매주매주 행복할수 있었습니다.
이번 7기에서는 못 뵙지만, 8기에 다시 도전할 생각입니다. 
그때 기회가 되면 다시 뵈었으면 합니다.
다들 더위에 건강 잃지마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그리고, 6기 활동을 할수 있어 감사합니다.

짧지만 진심어린 가족사랑 이야기

가족,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지음, 박상미 옮김 / 이상미디어 / 2010년 6월

가족이란 과연 무엇일까?
어린시절 나에게 가정은 세상의 전부였다.
그 시절 난 엄마와 아빠는 무엇이든지 해내시는 마법사였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항상 내게 일어날 일을 예견하는 예언자였다.
이런 가족이었는데 사춘기를 거치면서 그 관계는 변화하였다.
아빠는 권위적인 아빠였고, 엄마는 직장과 가정을 오가는 몸이 약한 워킹맘이었다.
할머니는 잔소리꾼이었고, 할아버지는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동생은 속을 알기 어려운 과묵한 상대였다.
이시절 난 가족에 대한 실망감과 반발심이 너무 커서 가족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이제 황량한 시절을 모두 지나고, 혼자만의 고민과 번뇌를 마무리했고, 이제 또 다른 가정을 이룰 나이가 되었다.
가족들의 너그럽고, 풍요로운 사랑이 그나마 내가 크게 힘들게 벗어나지 않고 자랄수 있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사이 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잃었고 두분은 나에게 그리움이자 아픔으로 남았다.
그래서, 이책 <가족, 사랑할 수 있을때 사랑하라>는 제목만으로도 내게는 뭉클한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짧지만 감동적인 사연들이 모여진 책이었다.
모든 사연들 속에는 상처 또는 아픈 추억, 이해하기 힘든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연들이 증장한다.
가족들은 서로 닮는다고 하지만, 매우 다른 경우도 있고, 그 누구보다도 오랜 시간을 같이 하였지만, 서로 이해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다르기에 서로 이해할 수 없기에 상처와 아픔을 주고 결국 그로 인해서 가장 큰 깊은 상처를 받는다.
책속의 사연중에서 가장 놀라운 사건은 오빠가 동생의 머리에 권총을 갖다대고 러시안 룰렛 겟임을 하였고, 전키톱을 휘두른 사연이었다.
그 후, 30여년 동안 오빠를 만나지 않았다는 주인공도 이해되었고, 다른 오빠의 죽음으로 오빠를 이해하려는 그녀의 노력이 참 가슴 따뜻했다.

때로는 정말 사소한 일로 오랜 동안 연락하지 않고 지내는 형제들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가족이기에 가까워야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조지라는 뱀을 목에 감고 다니는 아들, 수신자 부담으로만 연락을 할 수 있는 동생, 술족에 빠져 사는 아버지 등등 다양한 가정의 모습이 이 책속에 소개되어 있었다.

수많은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듯, 다양한 가족과 다양한 사람 그리고, 다양한 사연들이 있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은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슬프게 다가왔지만, 나의 가족문제와 비교해 보면 감사할 수 있는 여유로움도 주었다.
사람 사이에서는 비록 크고 작은 문제가 항상 존재하듯, 가족내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존재하며 그 문제들은 마음속에 앙금과 상처를 주게 마련인 것이다.
적어도 나만 특별히, 우리 가족만 특별히가 아니라 나도 우리 가족도 평범하였고, 나와 우리 가족의 문제도 평균적인 것이었다.

이책세엇 느끼는 것은 이것 뿐만 아니었다.
마음속에 남은 상처와 앙금은 스스로 그 마음을 열어내는 것이 그 해결의 시작이다는 것이다.
아팠다고, 분하다고 느꼈다고, 억울했다고, 연락을 끊고 단절할 것이 아니라 먼저 손 내밀고, 먼저 안아주고,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먼저 아픔도 앙금도 상처도 감싸주는 것이 용서와 화해를 하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이렇게 카타르시스를 얻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몰랐다.
비슷하지만, 조금씩은 다른 가정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공감대를 얻어 현재 지금 바로 이순간 용서와 화해와 사랑을 맘껏 해야 하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요새 조금 소원했던 동생에게 전화 한통이라도 해 봐야겠다.

한국 현대사의 추악하고 화려한 모습들

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역시 황석영 작가의 소설다웠다.
한국인이기에 공감할 수 있고, 한국인이기에 슬퍼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강남몽", 강남의 꿈, 강남에서의 꿈, 강남다운 꿈, 강남만의 굼, 강남을 위한 꿈, 강남을 향한 꿈......
그 무엇도 될수 있는 강남몽이었다.

황석영 작가는 박선녀를 강남몽의 중심에 놓았다.
만약 박선녀의 삶을 둥그런 원으로 표현해 본다면, 그녀의 삶은 네온사인의 불빛 같은 색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김진의 짙은 보랏빛 삶이이 1/3은 겹치게 원으로 겹쳐 놓았다.
김진과는 반대로 심남수의 삶은 박선녀의 삶과는 약간 겹치게 그러나, 김진과의 삶과는 겹치지 않게 배치해 두었다.
심남수의 삶은 황금색이었고, 마지막으로 박선녀의 삶과는 겹치나 그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홍양태의 삶은 거무죽죽한 핏빛이었다.
이러한 구도로 작가는 강남에서, 강남을 향해 꿈을 꾸는 서로 다른 세계의 4명의 삶을 겹쳐내어 강남몽을 그려내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박선녀였다.
박선녀는 김진이라는 남산회장의 세컨드로 김회장의 둘째 며느리의 생일 축하를 위해 김진이 운영하는 대성 백화점에 들렸다가 건물의 붕괴와 함께 가라 앉는다.
백화점 붕괴로 시작된 이야기는 박선녀의 삶을 불러내고, 박선녀의 삶은 다시 김진의 삶을 불러내고, 심남수와 홍양태의 삶까지 불러낸다.
결국에는 백화점의 붕괴는 이야기의 시작인 동시에 귀결점이 되고 만다.

박션녀는 가난한 삶을 살았으나, 반반한 몸매와 얼굴로 밤의 프리렌서 호스티스의 세계로 뒤어든다.
그녀는 권력을 가진 사람ㄷ르, 권력을 가지려는 사람들, 힘을 이용하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키워 마담까지 오른다.
그런 그녀는 돈과 사랑을 쫓아 심남수를 만났고, 힘을 위해 홍양태를 만났고, 은퇴 및 평안을 위해 김진을 만났다.
그녀의 삶은 향락과 욕정으로 대표되며, 돈을 위해 권력을 위해 밤의 세계의 삐에로가 되어간 것이다.
즉 웃고 있지만, 화려하지만 비어버린 슬픈 삐에로인 것이다.

박선녀와 김진의 나이차이 만큼, 김진의 삶은 일제시대 말부터 현대까지 이어진다.
그의 삶속에는 우리가 가장 아파하고 슬퍼하는 현대사의 잘못된 흐름이 담겨있다.
친일파, 전쟁, 미군정, 반공주의, 학살, 권력투쟁, 유신, 광주민주항쟁, 암살까지 현대사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삶이다.
일제 시대, 전쟁, 자본주의로 이어져 가는 시대적 상황속에서의 욕심에 의한 폐단의 총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진의 삶은 권력에 편승하는 삶이었고, 따라서 권력의 생리가 여실히 드러나는 삶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김진은 권력의 기생충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심남수의 삶은 우연히 만나게 된 부동산업자 박기섭을 통해 강남지역에서 벌어지는 개발 사업에 합류하면서 돈과 부동산을 향하는 투기세력의 부풀어 오르는 욕망을 대변한다.
강남지역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정권은 정치자금을 만련하기 위해 부동산 업자들과 결탁하고, 부동산 업자들은 돈을 가진 자들을 끌어들여 땅을 사고팔기를 반복해 돈을 부풀려 댄다.
돈과 부동산 투기라는 욕심이 부른 또 다른 강남몽의 모습인 것이다.

홍양태의 삶은 강남몽 중에서 누구나 알지만 실체가 잘 들어나지 않는 조직 폭력이라는 제3의 권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충장로파 신입꼬마로 시작된 조직폭력의 세계는 충장로파 보스가 되고, 북구파 강은촌과 잇권다쿰전쟁을 하게 되고, 신군부가 국가권력을 잡고나서 발표한 삼청교육대 설치와 강패소탕의 폭풍을 겪는다.
홍양태의 삶도 강남몽으로 권력에 대한 병적인 집착과 집요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듯 하지만, 모두 같은 삶을 살아온 한 부류이다.
시대의 흐름과 권력의 변화, 돈과 욕망의 바람에 편승하여 기생한 사람들로 인간의 근본적인 선한 본질에서 멀어져 두둥실 부풀어만 가는 비눗방울 인생인 것이다.
결국 그들의 모든 삶은 대성 백화점의 붕괴라는 사건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가난한 삶, 좌절스러운 현실, 그리고 장애속에서 약자로만 살아갈수 밖에 없는 임정아 가족의 모습은 권력 기생충들의 삶과 비교되어 마음 짠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비록 가난하고 약자일 수 밖에 없지만,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초라함이 아닌 당당하고 떳떳함으로 다가왔다.
임정아 역시 대성백화점의 붕괴 현장에 있었지만, 삶이 박선녀와 다르고, 귀결이 아닌 새로운 시작일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석영 작가는 우리나라의 현대사와 자본주의, 민주주의 발달과정의 굵직한 사건들을 모두 <강남몽> 속에 담아내었다.
높은 콘크리트 빌딩 숲, 화려한 불빛의 강남과 그 속의 힘들의 형성과정은 그다지 우러러 볼 정도로 고결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권력과 돈을 쫓는 과정, 기회주의, 약탈의 모습이 진정한 강남의 현실인 것이다.
이제는 권력과 돈의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 환락과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한믹국다운 강남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