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온도 - 지금 당신의 감정은 몇 도인가요?
김병수 지음 / 레드박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내 감정의 온도는 얼마일까. 나는 너무 빨리 타오르고 빨리 식지는 않은가. 감정의 온도를 늘 따뜻하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급속도로 식거나 높아져서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심리적인 의구심이 들 때 읽으면 너무나 좋은 책이다. 정신과의사들이 지은 책들이 많이 나오는데 다 어느 정도는 평타 이상의 내용들이 많다. 역시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상담한 이후여서 일 것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더욱 실질적으로 내 감정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특히 저자가 너무 의사인 체 하지 않고 옆집 부부의 아저씨같은 느낌도 들고 저자도 부인 눈치를 보는구나 싶은 내용도 가끔 살짝씩 나와서 인간적이었다.

 

외로운 사람을 곁에 두면 나도 외로워져요 라는 장에서는 수많은 결혼후 십년 이상된 부부들이 겪는 내용들이 동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나온다.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만 제대로 인사하는 남편. 뭐라고 이야기를 해도 귓등으로 흘려듣는 남편. 그것을 탓하고 점점 목소리가 높아져 나도 처녀때에는 사근사근한 목소리였는데 하고 남편을 탓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나 역시 남편을 외롭게 만들진 않았는지. 주말이면 책을 읽고 싶어서 안방을 차지하고 피신해 버리는 나 역시 남편에겐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상대방이 좋아하는 어떤 것 가령 드라마라도..아는 체를 한다면 상대는 적잖이 당황할 것이다. 어 왜이러지 하면서..그래도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본다면 아무리 결혼생활을 길게 했어도, 친구를 오래 사귀었어도 상대방의 마음을 잘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책의 구절을 읽으면서 생각을 오랜만에 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남들의 생각도 알게 되고 나의 생각 역시 돌아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들이었다.

 

매 장의 뒤에는 다른 활자체로 잘 호흡하는 법이라던가 잘 거절하는 법 등 심리적인 팁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정신과의사의 조언이기 때문에 상당히 실질적이고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다. 보통 화가 나면 나는 우울하지는 않아 라고 생각하는데 화가 난다는 것 역시 마음이 많이 지쳐있다는 것이라는 부분에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화를 많이 내면서 무기력하기도 한 것이 저녁 나절만 되면 티비앞에 앉아서 아이들에게는 이것저것 말로만 시키면서 각종 티비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아침에 아이들을 배웅한 뒤에도 늘어져 있다가 몰아서 집안일을 하는 등 많이 우울해 있는 것 같다. 참아내고 회피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글에 또 한번 생각케한다.

 

~해야만 한다는 생각들, 저 사람과는 끝이야, 짜증나서 미치겠어하는 극단적인 생각들 대신 '기분이 좋지 않아'라고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본다면 표현에 따라 기분도 바뀌게 된다는 조언에 그래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화내는게 과연 어떤 이익이 있는지, 제삼자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이 아닌지, 오늘 낼 화를 내일로 미룬다던지, 사람과 행동을 구분하라는 것, 남의 일처럼 생각해 보라는 것, 좋았던 때를 떠올리라는 것 모두 도움이 되는 처방들이다.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다는것, 어쩌다 이렇게 냉정한 사람이 되었는지..등 매 장을 읽을 때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고 인터넷이 아닌 진짜 삶에 접속해 보세요 라는 글에도 지역카페에 수시로 들어가는 내가 기억이 나서 또 뜨금해진다. '귀찮아' 라는 말을 정말 혼잣말로 많이 하는데 그 속에 숨은 뜻을 읽게 되면서 아하 그렇구나 또 한번 깨닫게 되고..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한테 말을 걸어주는 책이었다. 모든 감정은 나름의 온도를 지닌다는 저자의 글에 동감한다. 나를 돌아보고 혹 남을 탓하는 대신 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나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다른 독자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말랑말랑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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