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 남인숙의 여자마음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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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목의 이 에세이집에 가까운 책은 남인숙님의 맛깔나는 책이다. 남인숙님의 책들을 두어권 읽어보았는데 또래 아줌마이기도 하면서 뭔가 젊은 기운이 넘치는 세련된 분이라고나 할까 74년생이면 나보다 한살 어리고 한국나이로 43인데 표지에서 보이는 모습도 무척 젊어보인다. 20대에게 주는 책들로도 유명한 저자는 여러권의 베스트셀러들을 내면서 겪어야 했던 재택근무로서의 맞벌이의 삶과 육아와 남편과의 일상들을 가감없이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는데 18년을 넘게 같이 살아도 매번 말해줘야 알아듣는 남편을 나만 가진 줄 알았던 나에게 역시 거의 다른집 남편들도 비슷하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며 남편에게 서운했던 것들이 많이 풀리기도 했다.

 

그녀는 어쩌면 남편보다 유명하고 남편보다 더 잘 벌 수 있는데 집에서는 주부로서 또 엄마로서 아내로서 너무나 바쁘게 동동거리며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맞벌이를 하는 여자란.. 의 모습을 그녀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집에 있지만 왠만하면 아이의 일로 학교까지 바로 달려가지 않았던 그녀는 딸을 독립심이 강하고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사람으로 잘 키워가고 있었다. 그저 공부만 하면 돼 다 내가 해줄게 하는 엄마들과는 달랐달까.. 어느날 교과서를 한꺼번에 다 가지고 집에 가야 했던 초등학생 딸이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그런 날은 특별히 달려갔는데 의외로 아이는 엄마 고마워요 고맙습니다를 연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는 말을 엄마에게 살갑게 할 줄 아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이렇게 키워야 옳은 것인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은 엄마를 그저 조종하고 몸종부리듯 하는 아이들도 있으니 그것 역시 부모의 탓일게다.

 

쿨하게 다시 태어난다면 다른 사람하고도 살아보고 싶다는 그녀의 마음은 곧 내 마음같기도 하다. 솔직히 나도 다시 태어나서까지 남편과 또 살고 싶지는 않다. 다음번엔 존경심이 드는 남자와 살고 싶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며 살고 싶다. 내가 보호해주는 것이 아닌..또한 나이들어가는 여자로서 나이듦이란 화두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본받고 싶은 어르신의 모습이 특히 여럿 있었다. 품위있게 지혜롭게 늙어가는 그녀들의 모습..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될 것이다. 나 혼자서만 힘들고 외롭다 싶을땐 들춰보고 싶은 책이다. 나이들어가는 여자로서 뭔가 휑한 느낌 하지만 아직은 젊은 느낌을 이 책을 통해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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