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끝에서 다시 만난 것들 - 더 늦기 전에, 더 잃기 전에 알아야 할 45가지 깨달음
레지너 브릿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하루하루 살다보면 어떤 날은 그냥 기분이 매우 좋은 날도 있고 어떤 날은 별다른 일도 없는데 유난히 불안하고 예민한 날도 있다. 그것은 마음 속에 사실 우울감이 있는데 내가 못 느끼고 있는 줄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최근에야 들었다. 지인들도 잘 살고 있겠지 하며 별다른 전화가 없어도 심지어는 친정엄마와의 통화도 꺼려진다기 보다는 그냥 안하게 되고 만남이 없어도 외롭다기 보다는 하루하루 그냥 아이들만 케어해도 바쁜 것 같아서 내가 설마 우울하겠어 하면서 살아왔는데 아무래도 내 안에 뭔가가 잘못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층간소음으로 매일 가슴을 졸이고 어떤날은 아무렇지도 않다가도 어떤날은 매우 힘들어 하고 아이들에게까지도 짜증을 부리고 잔소리를 한번 했다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아이들을 불안하게 키우고 있는 것이다.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내가. 책을 읽어도 그뿐이고 이제는 왠만한 책을 읽어서는 별다른 처방이 느껴지지 않는다. 읽을 때에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그뿐. 그런데 이 책은 확실히 달랐다. 열가지 책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고 실제로 행동을 변하게 하는 책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이 책이 그런 류의 책이었다. 의외로 심리적인 것들을 나열하고 처방하는 책보다는 이렇게 실제로 삶을 살아가면서 남을 감동시키고 감동을 받는 그런 이야기가 더 울림이 있고 더 나를 변화시킨다.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주는 자기계발서도 좋지만 읽을 때 뿐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늘이 삶의 마지막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처음 삶의 바닥에 주저앉았을때 위안을 주고 그래 나보다 더한 사람도 많이 있구나 하지만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하네? 와 같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 더 나았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레지너 브릿은 칼럼을 많이 써서인지 문장도 아주 매끄럽고 감동적인 글이 어떤 것인지 잘 아는 느낌이다. 군더더기가 없고 정말 좋고 멋진 칼럼들이다. 게다가 본인이 유방암 판정을 받고 그 뒤로 쓴 글에는 어떤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그래서 더욱 내일 인생이 끝나더라도 꼭 해야할 일들이 생각나게 하는 이런 글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칼럼을 써와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지인들 혹은 전해들은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진정한 영웅들이며 소시민들이다. 그들은 어려운 가운데에도 오히려 남을 위로하고 감동을 전해줄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남에게 무관심하고 자기 자신만 잘 하고 살면 되지 하는 세상속에서 작은 손길을 내밀거나 남에게 따뜻한 시선을 주는 사람들이 작은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을 이 책에 나오는 글들을 읽다보면 알 수 있다. 9살짜리 아동이 유괴되었을때에도 갑자기 정전이 되었을 때에도 사람들 하나하나의 관심과 사랑이 모여서 큰일을 모면하게 했던 일들 그리고 괜시리 남을 의심했던 일에서 벌어진 일들 어려운 제 3국에서 인형을 기다렸던 한 아이의 바램이 기적처럼 이루어졌던 일들 그 아이가 꿈에서 본 인형은 실제로 받은 인형과 거의 흡사했고 다른 짐들 속에서 짐이 되어 버려질 뻔 했으나 인형을 기증했던 한 아이의 끈질긴 바람대로 그것은 배달되었고 그 인형을 애타게 기다린 한 소녀의 손에 정말로 도착하게 되었던 그 이야기에서 눈물을 흘려버렸다. 어쩌면 나는 뭔가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안일하게 살아야 하는 현실에 좌절한 것은 아닐지..조금씩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뭔가를 다시 시작해야 함을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정말 몇 해 뒤에 지금을 돌아보아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아야 겠다는 명확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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