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 - 내 인생을 바꾼 성찰의 순간들
엘리자베스 길버트 외 119명 지음, 래리 스미스 엮음, 박지니.이지연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갑자기. 뭔가를 깨닫게 되는 날이 있다. 이 책은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를 들추어내는 책이다. 오늘 8월의 크리스마스를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20대의 피어나는 상큼한 심은하, 그리고 30대의 한석규의 연기는 정말 지금보아도 자연스럽고 예쁘고 아련하다. 그리고 한석규가 분한 사진사는 시한부인생을 살다가 다림에게 알리지도 않고 혼자 죽는다. 다림은 자신의 사진이 걸린 사진관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곤 활짝 웃으며 떠나간다. 과연 다림은 정원의 죽음을 알았을까. 영화는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한편의 영화로도 나는 많은 것을 깨닫는다. 사람은 언젠간 죽는다. 그런데 그 죽음을 주인공은 호들갑을 떨며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죽음을 조용히 준비한다. 그리고 무수한 사진을 찍어 그 사진들을 추억속에 간직하게 되는 직업을 가진 그도 사랑도 추억이 될 줄은 알지만 그녀(다림)만큼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지 않고 사랑을 간직하고 떠날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는 말을 내레이션으로 남긴다. 지난 일주일 동안 별 것 아닌 일에도 신경을 곤두 세우고 화를 내기 일쑤였던 나 자신, 이럴땐 정말 싫다. 왜 꼭 이런 영화를 보고 좋은 책을 읽어야 깨달아지는 것인지.

 

그래도 영 깨닫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다. 이 책 <어느 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 는 바로 오늘 본 영화와도 같은 책이다. 층간소음의 공포에서, 별 것도 아닌 것에 짜증을 내는 일상에서,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만 하며 오늘도 잠에 빠져드는 일상에서, 사실 우울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이지만 우울증일지도 모르겠다. 이럴때 인생을 바꾼 성찰의 순간들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 절실한데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이야기 수집광인 <스미스 매거진>의 래리 스미스가 가려뽑은 정말이지 가슴 시리게 아름답고 감동이 있는 반전이 있는 인생드라마를 읽을 수 있었다. 그 중에는 전쟁중에 종군기자가 되어 죽음의 순간을 넘기고 비로소 사랑하는 사람에게 청혼을 했던 이야기도 있었고 술에 취한 어느날 다리가 아닌 가슴으로 뛰었던 학창시절 이후로 달리기로 깨달음을 얻은 이야기도 있었고 아버지의 참 모습을 발견한 편지를 읽고 눈물을 흘린 가족의 정을 그린 이야기도 있었고 심한 말더듬이에 좌절을 겪던 한 사람이 동물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의 사랑으로 동물을 다루는 일을 하게된 이야기며 짧게는 한두 페이지에서 길게는 서너 페이지의 이야기로 여러 사람들의 진솔하고도 감동적인 인생의 전환점이 된 이야기들을 읽고 있다보면 새로운 용기와 희망이 샘솟는다. 어느 날 당신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직도 인생은 내 앞에 여전히 펼쳐져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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