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 낯선 땅 콜로라도에서 마음을 나눈 간호사
전지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미국이란 낯선 땅에서 간호사로 우뚝 선 전지은씨가 가슴으로 써 내려간 자신이 목격하고 조언을 주었던 미국병원에서의 환자와 의료진의 이야기이다. 성인이 되어서 떠난 미국임에도 워낙 한국에서 간호사로서 의학용어나 임상용어등에 통달하여 미국에 가서도 간호사 시험에 몇번의 고배끝에 당당히 합격한 그녀의 이야기는 이미 과거의 일임에도 너무나 흥분되는 일이었다. 남편의 학위를 위해서 떠난 미국은 오히려 전지은씨만 간호사시험에 합격하고 남편은 작은 사업을 일구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여성 파워를 느낄 수 있어서 대리만족이 되는 책이었다. 인종차별적인 지역에서 그녀가 일궈낸 일들은 정말 가슴 뛰는 일이었다. 임상경험과 중환자실, 응급실에서의 그녀의 경험은 이내 미국의료진들까지 인정하게 만들었다. 동료로서 점점 친해지는 이야기들은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일찌기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하여 자신을 포함한 자식들을 홀로 키워내신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사랑도 느낄 수 있었지만 일하는 여성 특유의 자신 본위의 생각들이 포착되기도 하는 책이었다. 어려서부터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았을 것만 같은 그녀의 자녀 이야기도 남편의 이야기도 별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호기심이 생기는 미국병원에서의 이야기로 주로 채워진 그녀의 책은 군더더기가 없어서 더욱 좋았을 수도 있다. 암튼 케이스 매니저로서 느꼈던 일상의 일들과 실제로 만났던 환자와 환자의 가족들 이야기에 이내 푹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케이스 매니저는 임상적으로 직접 간호하고 처치를 해야하는 간호사는 아니지만 임상경험도 풍부해야 맡을 수 있는 행정직이라고 볼 수 있다. 장기기증, 혹은 다른 병원으로의 이송, 환자가 계속 치료를 할지 중단할지 환자와 환자의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현재 환자의 상태를 가족들에게 이해시키는 것,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야 할지 하는 모든 중요한 일들이 바로 케이스 매니저가 할 일이다.

 

미국이란 넓은 땅에서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맘껏 자유를 만끽하던 대학교 신입생들의 파티에서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다. 처방받지 않아도 되는 약들과 술을 함께 마시는 파티가 바로 그것인데 누가 들어도 위험한 일들을 젊다는 패기만으로 그들은 저지르고 만다. 그 중 한명이 정신을 잃고 혼수상태에서 병원에 도착하지만 깨어나지 않는다. 그동안 그의 부모님은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고 부모님이 있는 곳으로 작은 경비행기로 그를 옮기게 되는데 그러한 비용들은 매우 비쌀 것이다. 이럴때 보험회사에서는 조사를 나오는데 그가 자살을 하려 했다는 것이다. 전지은 케이스 매니저는 결코 그가 자살을 생각한 것이 아니며 약과 술울 섞어서 마시는 신입생 파티 문화를 언급하면서 사고일 뿐이라는 끈질긴 설득으로 보험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하게 만든다. 이런 것이 케이스 매니저가 할 일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일들과 기댈 곳 없어서 그녀에게 하소연을 하는 환자나 환자의 가족까지 모든 이야기들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인간들의 여러가지 모습을 밝혀주고 있다. 유방암 4기에서 잘된 수술에도 3년만에 재발하여 항암치료를 해야 할 그녀의 직장에서의 절친이야기도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읽다보면 엄청난 감동과 먹먹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건강하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고 감사한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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