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아빠는 유학 중
옥성호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진영이라는 책을 읽으면 한국의 기독교 부흥기를 이끄신 옥한흠 목사님의 과거를 몰래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옥한흠 목사님의 장남인 옥성호씨가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더듬어 '진영'에서 살 때의 자신과 형제들의 생활과 자연에서 맘껏 뛰어 놀았던,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그 시절의 추억들이 내 유년기의 기억과 겹쳐서 너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은 옥성호씨의 마음의 고향이다. 그가 썼던 것처럼 만약 그것이 미국으로 유학 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3년이 아니었다면 계속 그곳에서 살아야만했던 거라면 이렇게까지 아련하고도 마음 따뜻해지는 유년기의 소중한 추억이 아닐 것이다. 기다릴 사람이 있었기에 변화될 삶이 있었기에 그토록 지금까지도 그리워하는 순간이리라.

 

옥성호씨는 삼형제인데 형제들과 재미있게 놀았고 개구쟁이였다. 시골에서 높은 곳에 올라가기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던 장면들이 나도 어릴적에 외가에 놀러갈때 느꼈던 해방감과 자유로움 그대로였던 것 같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소회가 아주 재미있다, 그리고 뭐든 선물받은 그 시대에 귀했던 물건들을 금방 망가뜨리는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사실까지 읽으면서 깔깔대며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손목시계가 방수가 되는 줄 알고 처음으로 차고 간 날, 반친구들의 꾀임에 빠져 물에 넣었다가 습기가 다 차서 고장날 뻔한 에피소드며 고 3때 형 공부 열심히 하라고 동생이 돈을 모으고 모아 사 준 워크맨이 공부하는데 별 도움은 못 되었던 일화하며(그래도 그 물건을 사 준 동생에 대한 고마움은 절절이 드러나있다.)

 

신성일 뺨치게 잘생겼던 옥 목사님의 과거 모습을 알게 되기도 하고 옥 목사님의 3년간의 미국유학생활이 담겨있기도 하고...옥한흠 목사님의 우렁찬 찬송가 소리는 유명했던 모양이다. 한창 개발중이던 강남에서 처음으로 개척한 아버지의 작은 교회가 너무 창피했던 소년. 작은 상가 2층에 조그맣게 시작한 초라한 교회에 다니다가 아버지가 아이들까지 데리고 있기 힘들어 더 큰 교회의 주일학교로 아이들을 보냈었는데 일년만에 다시 찾은 아버지의 교회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입구에서부터 신도들로 가득차고 찬송가 소리로 가득찼던 모습을 소년이 목격한 감동의 순간이며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겠다 싶을 정도로 70년대생의 감성을 자극한다. 꼭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 마음속에 또 다른 '진영'을 나도 기억속에서 꺼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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