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녀석
한차현 지음 / 열림원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1970년생 한차현의 나이는 우리나라 나이로 42세이며 다른 사람은 비교하기가 어려우므로 연예인의 예를 들자면 이병헌이나 김혜수 그리고 내 남편의 나이와 같은 나이이다. 어쨌거나 90년대 학번들은 90~ 94학번까지는 통하는 것이 있을게다. 서태지의 난알아요가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고 김건모가 나왔으며 실로 가요계의 전성기를 맞이했었다. 그 뒤로는 쭈욱 음반도 안 팔리는 불경기를 맞이했지만. 한차현의 소설에서 알려주는대로 학생운동권의 존재는 미미해져갔고 임종석씨가 10년형을 받고 도망다닐때가 바로 90년대초이다. 이 소설은 불편한 진실일수도 있다. 그 시대에 대학생이 아닌 사람들은 그럼 뭔가. 그냥 작가가 한번쯤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해두고 싶다. 요즘 인기있는 소설을 쓰는 이재익씨가 '압구정 소년들'을 쓴 것처럼 그렇게 같은 시기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소소하게 뭔가를 느껴볼 수 있고 추억에 잠길 수 있는... 


 
92학번이어야 하지만 93학번인 나는 그 시절을 오롯이 다시 느껴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십대 중에서 90년대의 화려했던 시절을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이나 우리 같은 30대 후반의 이제 중년으로 접어들어갈 청년들에게 같은 감성을 선물할 책이다. 저자인 한차현씨가 그대로 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그의 첫사랑과 끝사랑의 이야기까지 젊은 시절 사랑과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쓸데없이 술을 먹으며 다음날 강의를 숱하게 빼먹으며 어머니의 속을 끓이고 게으름의 정점을 달했던 그 시절의 대학생들에 대한 향수(?)를 다시금 느껴보았다. 90년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갈수록 대학시절부터 치열하다는데 우리 시대는 좀 더 낭만을 추구했던 것 같다. 한차현이 연상을 사랑하고 군대를 가고 자신을 바라보는 은원을 만나고 은원과 다투기도 하고 은원의 자리를 위협하는 정민이란 당돌한 후배를 만나기도 하고 그 가운데에 90학번이 겪었던 시대의 흐름을 사회문화정치적으로 토막적으로라도 끌어내고 있어서 그 시대를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고 결말이 좋으면 다 좋다라고 생각하는지라 결말의 작은 반전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다른 세대의 사람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것이 이 소설의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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