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찰리 피스풀 개암 청소년 문학 11
마이클 모퍼고 지음, 공경희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굿바이, 찰리 피스풀은 제목부터가 어딘지 슬퍼보여서 책을 읽기 전부터 마음을 다지며 읽었던 책이었다. 청소년 문학으로 볼 수 있겠지만 성인이 읽어도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원 제목은 Private Peaceful 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피스풀은 찰리와 토모 피스풀 형제의 '성'이다. 소설은 거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찰리와 토모의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 그리고 그 이후의 시절로.

어린 시절에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한 토모가 1인칭 시점의 화자이다. 그보다 세 살 많은 형 '찰리'는 언제나 그보다 컸고 그가 우러러보는 대상이었다. 아버지까지 안 계시니 더 그럴 수 밖에 없었으리라. 너무나 무서운 학교에서도 형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고 '대령'의 사유지에 사는 어머니와 형제들이 어렵게 살아나가는 것도 어머니와 형의 존재 덕분이었다. 거기에 '몰리'라는 여학생이 끼어든다. 학교에서 그에게 상냥하게 대해준 몰리는 이내 형과 토모와 모두 친해지며 셋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삼남매같은 사이가 된다.

그렇게 맑고 투명하고 개구진 어린 시절에 대한 묘사와 사건들은 모두 탁월하다. 가슴을 졸이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맞다. 그들의 장애우인 형이 있다. 덩치는 산만하지만 언제나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빅 조'. 그는 이 삼형제의 큰 형이면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아이같은 사람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사람들이 위안을 얻은 건 바로 이 '빅 조'에게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사랑을 준 형이었다. 특히 동물에 대한 보살핌과 사랑은 숙연하게 만들었다. 언제까지나 행복했으면 하는 삼형제와 그들의 위대한 어머니. 삶은 언제나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특히 소설에서는. 소설에서만큼은 시크릿같은 끌어당김의 법칙 같은 얘기는 없는 것 같다. 그게 언제나 불안하게 만들지만 그것이 또한 소설의 묘미이다. 비극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그리스인들처럼.

이 책은 또 한 가지 역사상의 중요한 쟁점을 우리들에게 이끌어낸다. 바로 1차 세계대전에서 재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명령 불복종으로 사형을 당한 무수한 병사들에 대한 '레퀴엠(진혼곡)'이기도 하다. 작가가 어디서 많이 본 듯했더니 바로 우리집에서 또 하나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었던 '버드맨과 비밀의 샘슨섬'의 작가 '마이클 모퍼고'였던 것이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 탁월한 소설을 많이 낸 작가이다. 몸도 마음도 커지는 아이들에게 마음속의 호수를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작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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