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사화 조선 핏빛 4대 사화 4
한국인물사연구원 지음 / 타오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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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책을 유난히 좋아했건만 집에 주니어 명작전집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다가 위인전집이 하나 들어와서 정말 게걸스럽게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디서 중고로 가져오신 듯한 명작이 드디어 생겨서 그것도 열심히 읽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제목들은 철가면, 기암성, 몬테크리스토 백작, 15소년 표류기 등등 열다섯권도 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또 한참 뜸하다가 중학교때 집에서 갑자기 발견한 책이 있었으니, 바로 <이야기 한국사> 시리즈였다. 당시에 누가 지었는지 어느 출판사였는지 잘 기억이라도 해둘걸.. 정말 몇번이나 두꺼웠던 책(3권짜리였나 5권짜리였나 그것도 가물가물하다) 에서 성종의 용안이 긁히던 장면, 장희빈이 나왔던 장면, 사도세자의 이야기, 영조나 정조의 이야기 등 열심히 읽었던 것에 비해선 너무나도 단편적인 기억만이 날 뿐이었다. 그래서 그 비슷한 책을 찾고 있었건만 원하던 책을 찾를 수가 없었다. 너무 픽션식이거나 너무 논문식인 책들이라 맘에 들지가 않았다. 중학교때 재미있게 읽었던 그런 '이야기 한국사'같은 책을 찾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타오름 출판사에서 사화 시리즈가 나오는 걸 알았는데 이제야 한 권을 읽게 되었다. 을사사화는 사화중에서도 유명한 사화이다. 연산군의 기묘사화와는 또 다른 임꺽정이 등장한 시대가 바로 을사사화인데 비로소 어렸을 적에 읽었던 이야기 한국사를 떠올릴 수가 있었다. 바로 그런 식의 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은이의 감상이랄까 주관이 너무나 뚜렷이 드러나서 조금 불편하게 읽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야기식으로 엮었더라면 더 좋았을 터이지만 그래도 어렸을 적의 그 책과 가장 비슷했던 것 같다. 그래서 추억도 되살아나고 재미있게 우리 역사에 대해서 읽을 수가 있었다.

 

서양같았으면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기가 되는 시기에 우리나라는 조선의 전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1545년의 을사사화는 인종의 외삼촌인 윤임이 속한 대윤을, 인종이 그만 병으로 일년만에 죽고 난 그 뒤를 이어 즉위한 명종의 외삼촌 윤원형이 속한 소윤이 축출한 사건으로 이 때 죽은 조정의 대신이나 관련된 사람이 백명이 넘었던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국사시간에 배웠던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결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당파 싸움이었는데 작금의 한나라와 다른 당의 대립과 비슷한 추세로 역사적으로 되풀이 되어왔다는 것이 놀라웠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항상 큰 두 당파가 싸웠던 것 같다. 백성들의 안위가 가장 중요한 것이 되어야 할 터인데 지도계층간의 싸움으로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꼴이라서 지도계층은 항상 왜 이렇게 되야만 하나 하는 회의도 든다.

 

이 책은 어떤 식으로 을사사화가 일어났는지, 외척과 왕후들의 성격이나 배경들을 하나하나 배경삼아 보여주어서 더욱 읽기가 쉬웠다. 왕이었음에도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던 인종같은 인물에게 안타까움과 불쌍함이 일어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사를 돌보았더라면 태평성대를 이룰 왕이 되어있었을지도 모를 인물이었다. 윤씨일가의 가까운 친척간의 축출이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인간의 야망과 욕망의 끄트머리를 목격한 기분이다. 암튼 우리나라의 국사에 대해서 이런 책을 하나씩 읽는다면 제대로 알 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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