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 동안 - 행복을 부르는 37가지 변화
패티 다이 지음, 박유정 옮김 / 이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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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도 어느 정도 많이 읽어봤었고 행복에 관한 책도 읽어봤었고 행동지침서 같은 책도 읽어보았고 심리서도 읽어보았지만 늘 새로운 책을 갈망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순간 삐리리 하고 필이 팍 꽂혔습니다. 저자가 책의 여백에 뭔가를 끄적이는 것을 좋아해서 이 책의 판형도 크고 글자와 글자 사이 간격도 있고 책에 그림과 글과 여백이 많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책과는 달리 아주 능동적으로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뭔가를 당장 해야만 할 것 같은...내게 만약 37일만이 남아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당장 내일 죽는다면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이야기가 얼핏 생각나지만 37일이라는 숫자는 내게 무언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나는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계부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37일 후에 사망한 개인적인 사건을 직접 목도하고 이 책을 쓸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간호를 하였는데 어느새 의식은 흐려지고 나중에는 거의 의사소통조차 할 수가 없었다고 하는데 그 일을 계기로 37일 후에 내가 죽는다면..? 이라는 심오한 물음을 갖게 된 것입니다. 저자는 결국 자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엄마인 나란 사람에 대해 무언가를 기억하라고 뭔가를 쓸 것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과연 나는? 그 짧다면 짧은 시간에 김치는 어떻게 담그는 것이고 집안청소는 어떻게 하면 편하고 등등을 말 할 수 있을까요? 그럴 시간이 있을까요? 딸이 커서 남자를 만난다면 이런 사람을 만나거라, 인생을 살면서 이럴때에는 이렇게 하면 좋더구나...이런 이야기들이 훨씬 더 시간대비 가치있는 일일거라 생각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행복을 부르는 37가지 변화를 읽어나가면서 저자가 개인적으로 겪었던 이야기들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 진심으로 하고 싶어하는 글들을 읽어나가면서 나 역시도 저자의 바램대로 능동적으로 적어나가기로 했습니다. 기억을 위해 기록하라-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력도 쇠퇴하고 깜빡깜빡 할때가 있습니다. 이십대의 그 반짝거리는 그 무언가가 빠진 느낌입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급속도로 기억을 못하게 되고 나중에는 밥을 먹기 위해 씹는 것조차 잊게 된다고 하는데 정말 끔직해졌습니다. 저자가 너무나도 우아하고 단정했던 이모에 대한 추억을 적어나갔는데 안타깝게도 나중에는 거의 식물인간처럼 생활했다는 대목에서 나 자신에 대해 재빨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위해 기록하라. 지금부터라도 기록을 해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나를 전해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나'부터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그들' 이 아닌 '나'. 정말 충격을 쿵하고 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체 '나'를 쏙 빼놓고 생활해 가는 '나'란 인간은 무엇인가. 지금부터라도 '나'자신과 지금 현재를 직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무얼 하기 위해 책임감으로 그저 몸따로 생각따로 움직였었는데 이제부터라도 나의 정신과 육체가 합일이 되는 그런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이론이 아닌 실천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숨에 읽어나갈 책이 아닙니다. 이 책에서 접하게 되는 챕터마다 실제로 춤을 춰보고 칭찬을 해보고 그런 다음에야 넘어갈 수 있는 책입니다. 자, 37일간만 남아있다면 당신은 무얼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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