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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미스터리
찰리 브로코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619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었다. 실제로 읽어나갈 때에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빨리 읽힌다. 가독성이 훌륭하다. 그런데 뭔가 많이 아쉽다. 일단 아틀란티스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것이 별로 그다지 신비롭지가 않다. 내가 먼저 아틀란티스에 관한 지적인 만화인 <일리어드>를 읽어서일까. 동서양의 온갖 고대의 비밀을 파헤칠 줄 알았다. 오히려 근거가 있어보이는 것들을 다 피하고 왜 아프리카의 루부루 족일까..고대의 언어.. 아무도 읽지 못했던 문자를 판독하고 그 문자가 적힌 악기들을 쫓는 모험은 시도도 좋았고 모험 자체는 잘 그렸다. 하지만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처럼 치밀하고 지적인 것은 아무래도 좀 떨어지지 않나 생각이 된다. 그리고 내가 여자여서 그런지 몰라도 너무 남자의 관점에서 이 책을 쓰지 않았나 싶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 두 명이 남자주인공인 고고학자이자 고대언어의 일인자인 교수와 원 나잇 같은 사랑에 빠지는 것도 기분이 살짝 나빴고 왜 꼭 섹시함을 강조하는 쪽으로 여주인공들을 조연으로 만들어 버리는지 이해가 안됐다. 암튼 그런 코드를 조금만 빼고 좀 더 진지하게 아틀란티스 미스터리를 파고 들었다면 다빈치 코드를 능가하는 작품이 될 뻔 했다.
그럼에도 재미와 가독성을 잃지 않는 멋진 책이긴 하다. 너무 개인적인 관점으로 묻히기엔 아까운 책이다. 특히 남자분들은 아주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나는 재미만 있구만 괜히 그런다...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 순전히 개인적인 리뷰이니...확실히 이 책은 재미가 있다. 근래 여타의 책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소설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살짝 적었을 뿐이다. 좀 더 아틀란티스라는 플라톤이 처음으로 제시한 그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고대의 섬 혹은 대륙을 좀 더 있을 만한 곳으로 안내하고 이 곳 저 곳을 파헤쳐주길 기대했다. 그리고 고대의 문헌을 많이 뒤져서 직렬 병렬로 멋지게 짜넣었으면 하는 바램인데 그것은 이미 다빈치 코드가 해냈으므로 이 책 아틀란티스 미스터리 자체도 아주 신선하고 멋진 작품이다. 다시 말하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바램일 뿐이다. 이 멋진 소재로 이 정도 써낸것도 훌륭하지만 이미 아틀란티스의 비밀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사람에게는 살짝 부족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휴우..성격상 좋은 게 좋은거다 싶어서 좋은 모습만 보고 느끼려고 애쓰는데 이번에는 정말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워서 이렇게 써봤다..책 자체는 한번 잡으면 놓기 힘든, 인디아나 존스같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재미와 모험과 지적인 점도 놓치지 않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