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 - 화가 이인경의 고대 도시 여행기
이인경 지음 / 사문난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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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이 코 앞으로 다가온 서른 후반의 나로선 오십이란 나이는 어떤 것일까 매우 궁금했다.
여기 오십줄의 나이에 들어 선 여인이 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화가로서
아내로서 요리를 잘 하는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아 온 그녀.
나 같은 게으름뱅이와는 천지 차이인 그녀는 왜 지중해로 여행을 떠났을까.
오십의 나이에는 더 이상 미루기가 싫어졌단다. 나중에...나중에 시간과 여유가 생기면...
여든 살이 넘은 노모가 내가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더라면...이라는 말을 달고 살고
작은 이모가 내가 니 나이였더라면...했던 때가 이모 나이 마흔도 안 되었을 때라니..
그런 말을 기억하는 이인경, 그녀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는 말에 공감이 팍 간다.
 
그런데, 남편과 일을 뒤로 하고 오십에 나선 여행이 왜 지중해일까..
자기도 모르게 북유럽도, 파리도, 영국도 아닌 그리스와 이집트를 여행해 보기로 하곤
막상 도착해서 여행을 해보니 생각보다 심심하고 감흥이 없고.. 어떤 부분에선 아..정말 오길 잘했다
하면서 어떤 때에는 내가 왜 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녀...
어린 시절에 맘껏 누리지 못했던 동심에,
(집안 분위기가 유치한 어린애들이 보는 그런 것들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나..)
자신의 감정마저 몰래 몰래 지켰던 어렸던 그녀의 마음은 바비도 헬로 키티도 아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과 여신, 요정들 이야기였단다. 그들을 생각하며 맘껏 상상의 날개를 펼쳤던 그 소녀는
자라서 그 당시에 맘 놓고 즐기지 못했던 것이 한이 되어서 자기도 모르게 그리스와 이집트라는
자신만의 마음의 고향으로 발을 디디게 된 것이었다. 이 부분 정말 공감이 간다. 누구나 마음속의
쉘터가 있다. 마음속의 오두막 하나, 등불 하나가 있는 것이다.
 
지중해에서 남긴 사진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녀만의 감성으로 여기저기를 다닌 소감들이
대단히 읽기 편하게 다가온다. 전문 작가가 아니기에 어색한 문장들도 있었지만 그게 오히려
매력이었다. 뒤끝없이 아줌마스럽게 소탈한 이것저것 다 끄집어 내는 이야기꾼 같은 매력...
 
내가 몰랐던 사실들도 이인경씨로 인해 많이 알게 되었고 성경적인 지식과
그리스 로마신화, 그리고 그리스와 이집트의 음식과 문화등을 많이 알게 되었다.
 
내 나이 오십엔 영어도 일어도 어느 정도 할 줄 알게 되어 여행을 다녀 보는 것이 꿈이다.
지금부터 그 꿈을 위해 나도 노력해 보련다. 그 때 내게 잘 살아 왔다고 칭찬해 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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