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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란 - 유전자 스와핑과 바이러스 섹스
앤드류 니키포룩 지음, 이희수 옮김 / 알마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대혼란의 세계속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남아공같이 더운 나라에선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이 순간에 영하 3도의 추위가 찾아왔다니...우리나라도 따뜻해야 할 4월은 혹한 5월에도 쌀쌀한 날씨들이 이어져서 작물이 냉해를 입어 야채의 물가가 순식간에 치솟았었다. 지금은 6월인데 또 100년만의 더위가 찾아왔다. 정말 아연실색할 날씨의 변화다. 그런가 하면 작년 12월의 신종플루 공포를 다들 느꼈었다. 막내 아들도 신종플루로 의심이 되어 급히 대학병원으로 뛰어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으로 나왔던 기억이 있다. 호들갑을 떨고 심한 공포의 분위기에 있었던 것에 비하면 비교적 싱겁게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으려나? 그건 아닌 것 같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변종 바이러스는 언제든지 변종가능하고 조류독감과 돼지독감은 홍콩독감처럼 언제든지 무시무시한 변종바이러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모르는 게 장땡이라고 한다. 하지만 너무 모르고 있어선 손을 놓고 있어선 안되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에서 사스 바람이 불었을 때 나중에서야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작은 잡지를 통해서 그 당시 사스를 접했던 외국인 의사의 증언을 접했는데 정말로 무서운 심각한 호흡기 전염병이었다. 치료하던 의사들도 병에 걸려서 일주일만에 생사의 기로에 놓였었던...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인가 잘 몰랐었는데 그 기사를 읽고서 정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영화속의 이야기가 아니구나...정말 걸리면 바로 죽는 병들이 있구나...그 때 새삼 느꼈던 사실이었다.
이 책은 우리가 모르고 지나갔던 1990년대의 물고기 살인마 바이러스나 세균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두꺼운 책이지만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롭게 읽힌다. 그리고 충격에 빠질 것이다. 이토록 많은 바이러스 변종들의 위협에서 살아남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고 놀랍다. 축산업이나 농업등 안전한 것은 없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폐해가 이 정도일 줄이야..광우병이나 조류독감, 돼지독감, 그리고 사스까지.. 비행기를 타고 하루 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여행객의 증가와 무엇이든 식재료로 삼는 식습관들의 영향으로 느린 바이러스에 속하는 사스까지 해외로 진출했었다는 사실은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세계무역으로 인해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인해 지구촌 곳곳으로 실어 날라지는 해충과 곰팡이와 세균이 끝없이 유전자 스와핑과 바이러스 섹스를 하며 여러가지 질병을 야기할 것이란 끔직한 이야기가 결코 낯설지 않다. 다음 유행병이 시작되기 전에 범국가적으로 범세계적으로 재고를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병원에서의 감염 또한 구체적으로 비중있게 마지막에서 다루고 있다. 수퍼 박테리아라는 말만 들어도 무서운 박테리아의 출범은 자연친화적인 삶을 거스른 인류에게 엄청난 경고의 메시지로 들린다. 대혼란을 읽으며 찜찜함도 느끼게 되지만 그의 흥미로운 글솜씨에 빠져들어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