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끌림의 과학 - 아름다움은 44 사이즈에만 존재하는가
바이런 스와미 & 애드리언 펀햄 지음, 김재홍 옮김 / 알마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저자들은 서문에서 변명처럼 들리는 글들을 보탠다. 내가 보기엔 굳이 안 써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블로거들은 진지한 과학이나 연구하지 육체적 매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나 외모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시간낭비가 아니냐며 인터넷 같은 가상공간에서 과학자들의 이러한 논의는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책을 내는 이유는 과학자라고 해서 아름다움을 모르는 것이 아니며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보아도 육체미나 외모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늘 있어왔다는 것이었다. 예술가들보다는 많이 늦었지만 과학자들도 이에 대한 발언권이 허락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과학을 전공하고 연구를 반복하는 과학자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책을 내는 것을 거의 못 본 것 같다. 그래도 이것이 허락까지 받아야 할 일인가. 아마도 그들 사이에서는 그런가 모양이다.

 

외모란 어느 구성원들에게건 사실상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고 치부하는 사람들 조차도 외모에 대해선 완전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고등학교때의 나의 담임은 본인은 대머리가 되어가고 매일 같은 양복을 입어도 외모가 출중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늘 있었으며 워낙 여자학교이다 보니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자신의 외모다듬기에 대한 관심이 없어도 저절로 그리 된 양 하지만 은근히 신경쓰는게 보였으며 본인 자신도 예쁜 학생에게 주로 가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였다. 이처럼 남자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매혹당한다. 여자도 마찬가지이지만 본인의 주관이 강한 것 같다. 어떤 사람은 꽃미남 구준표같은 사람에게 어떤 사람은 김현중에게, 어떤 이는 깝권이지만 뭐든지 열심히 하고 때때로 여린 몸매와 외모 사이에서 의외로 번번이 보여지는 남성스러운 모습에 반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외모라는 것이 중점이 되어 있다.

 

이 책은 과학자들이 쓴 책이라서 진화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많이 연구되어 쓰여졌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수백명의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의 사진 등을 이용해서 책의 맨 뒤에는 두툼한 인용자료들이 영문으로 쓰여있다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역사적으로 원시인들의 외모꾸미기나 과거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던 얼굴 흉터내기, 지금의 얼굴 문신등은 사실 과거나 현재의 외모 꾸미기가 하나도 다르지 않음을 역설한다. 여성들의 가슴크기나 다리길이, 그리고 몸무게와 허리-엉덩이의 비례등 여러가지 비례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결과는 흥미롭다. 가슴크기가 그다지 한 사람의 매력을 측정할때 관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큰가슴이나 근육, 발, 털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따로 모아놓은 애호증으로 분류할 정도이다. 1920년대에는 납작한 가슴이 1960년대에는 풍만한 가슴이 인기였고 실제로 가슴이 작은 여성들이 지적이고 똑부러질 것이라는 선입관도 있다.

 

그러나 금발에 흰피부는 어느 시대고 어느 나라에서건 부러움의 대상이고 흠모를 받는다. 서구에서는 18~19세기 사이에 흑인하녀를 등장시켜 하얀 피부를 더욱 부각시키는 여주인공 그림들만 보아도 하얀피부일수록 귀족적이고 일을 하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풍겼으나 또 어느 시점에서는 피부를 태우는 것이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현대에서 말이다.

 

이처럼 외모는 피부 한 꺼풀 차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지만 그래도 무언가 개개인들에게는 이상형이 있으며 누구라도 이쁘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이끌림이라는 것은 종의 보존을 위해서도 중요한 유전심리학적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 여러가지 과학적 사실들과 결과들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통념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들을 깨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외모지상주의란 예로부터도 있었고 앞으로도 어떤 방향으로 살짝 전환할지는 모르겠지만 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더 들게끔 하는 책이기도 하다. 주석들을 빼면 그리 두껍지 않게 여러 자료와 함께 쉽게 읽을 수 있는 인문서적이자 과학서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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