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군주론의 탄생
마일즈 웅거 지음, 박수철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피렌체의 드 메디치가에 대한 이야기나 단테나 다빈치 미켈란젤로가 살았던 시대. 세속 그 자체인 교황과 그의 아들 체사레 보르자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를 흥미롭게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 동시대에 유명한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의 평전을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섬세한 묘사로 가득찬 이 마일즈 웅거의 저서를 읽게 되어 아주 기뻤다. 같은 동시대에 어떻게 그들이 스쳐지나갔는지 어떤 가문의 어느 누구의 후원을 받았는지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전 생애를 드디어 읽을 수 있었다. 실제로 피렌체로 여행을 간 적이 있어서 그 오래된 성당들과 세례당의 모습과 돔이 떠올라 그 시대로 같이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14세기 중반의 마키아벨리 가문은 크게 흥하지도 유명하지도 않은 가문이었고 세금을 체납하기도 했다. 저명한 시민 가문 중 하나였지만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태어날 즈음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1469년 셋째로 태어났는데 당시 어머니는 아들을 위한 종교시를 몇 편 지었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드문 일로 마키아벨리가 어머니의 이런 문학적 재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프랑스왕 샤를이 피렌체를 지나간 사건이 있었다. 그 아래 나폴리를 치기 위해서인데 당시 피렌체의 교황은 스페인 아라곤 왕국편에 섰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당시 이탈리아를 두고 프랑스와 스페인등 각축을 벌였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라는 하나의 큰 나라가 아니라 피렌체공국 나폴리공국 식으로 공국들로 나뉘어 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이 책을 읽으면 당시의 피렌체를 둘러싼 유럽사도 동시에 읽을 수 있었다. 당시에 단테가 무슨 말을 했는지, 보티첼리는 무엇을 했는지 다빈치는, 미켈란젤로의 이야기까지 덤으로 읽을 수 있었다. 한편의 유럽사와 마키아벨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키아벨리의 여성편력이라던가 당시 피렌체의 체사레 보르자의 형제 암살사건과 이 영주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군주론은 원래 체사레 보르자가 모델이라는 말이 있다. 그처럼 발렌티노(체사레 보르자)를 경외의 눈으로 바라본 사건들을 읽을 수 있었다. 여기 진짜 사나이가 있다는 식으로 동경했던 것 같다.


로마의 정치가인 키케로와 마키아벨리를 비교하는 부분도 흥미로왔고 더불어 로마사 논고와 같은 유명한 저술과 함께 다루어지는 것도 흥미로왔다. 끝내 불안정했던 마키아벨리의 사회적 지위나 처지는 늘 안타까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군주론은 그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써진 저서였고 로마사 논고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을 통해서 로마사 논고나 군주론에 대해서도 마치 읽은 것처럼 잘 알게 되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얻게 되는 덤이나 마찬가지이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의 방대한 이야기와 역사와 저술과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서평에서 제대로 다룰 수가 없다. 왜냐면 방대한 책은 읽어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사상이 당시에 어떻게 받아들여 졌는지 그가 관찰한 군주의 모습은 어떠했으며 권력이란 무엇인지 그 당시의 면면을 직접 역사드라마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역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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