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4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안성찬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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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해주는 책 그 첫번째로 윤리이야기를 선사한 스페인 철학교수인 페르난도 사바테르의 '윤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는 전세계 30개국 백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인데 그만큼 좋은 책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윤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어려운 개념과 철학자에 대한 어려운 연구보다는 인간에게 윤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아주 멋진 이야기이다.


이 책에 따르면 개미같은 곤충이나 동물에게는 자연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다. 비버가 댐을 만들고 아프리카 흰개미가 집을 짓고 그집이 무너지면 병정개미가 출동하고 벌은 육각형 벌집을 만들고 하는 모든 것들은 자연법칙이자 그것들에 이미 내장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트로이의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에 맞서서 죽음을 맞이할수 있는데 트로이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는다. 그는 그 모든 것들을 버리고 여장을 하고 나라를 몰래 떠날수도 도망갈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거부할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그는 용기있게 맞서는 것을 택했다. 바로 이런 것이 인간의 자유의지이다.


인간은 돈이 없어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그 결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런 삶의 지혜 혹은 삶의 기술을 윤리라고 한다고 설명해 주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엊그제 어떤 티비 프로그램에서 본 용감한 시민 히어로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어린 소녀가 위험에 빠졌을때 범인에게 다가가 소녀를 구하고 자신은 칼을 맞고 또 인질로 삼는 어떤 남자에게 대항해 여자를 구하고 총을 맞는 노숙자도 있었고 5층에 떨어질듯 매달린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들키면 불법체류자로 쫓겨날 수도 있지만 용감하게 30초만에 기어올라가 아기를 구한 스파이더맨같은 이민자도 있었다.(이 불법이민자 영웅은 프랑스 대통령도 만나고 특별시민이 되었고 소방관까지 특채되었다)


한 선장의 예도 든다. 갑자기 폭풍우를 만났을때 사람을 구할 것인가 비싼 화물을 버릴 것인가. 그의 생각은 어떤 쪽으로 흘러가는가. 남들의 명령 관습 그리고 나의 기분에 의한 결정은 윤리의 기준이 될 수 없으며 내가 결정할 자유가 있다. 이때의 동기는 사람이 품는 생각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라고 본다. 16세기 유럽의 최초의 소설 중 하나인 라블레의 가르강튀아 소설에서는 텔렘수도회에서 만든 수도원 문에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한다. '네가 원하는 일을 해라' 현대에도 많이 들어본 말이다. 16세기에서의 의미는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어쨌든 시민 케인이라는 영화에서도 돈과 물질이 전부가 아니면 결국엔 어린 시절의 로즈 버드라는 썰매만이 그에게 의미로 남았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우리에게 멋지게 사는 삶이란 자유의지란 윤리란 쉽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그 무엇이다. 말장난같지만 진지한 이 책은 아빠가 진심으로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삶의 기술, 삶의 지혜인 것이다. 철학자라고 해서 정답만을 말할 수 없는 삶의 비밀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쭈욱 읽으면 윤리란 무엇인지 재미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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