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은 사기다 - 대치동 수학강사 준교 쌤의 수학공부 가이드
김준교 지음 / 지상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건강한 공교육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사교육을 추구하는 것에 관심있는 나는 이 책을 제목만 보고 골라 들었다. 우리 시대엔 제대로 된 학원도 없었을 뿐더러, 개인 과외도 돈 있는 집 아이들만 하던 때라 사실 학원 문턱에도 가보질 않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만나는 각종 학원들은 어딘지 모르게 신뢰가 가지 않고 뭔가가 찜찜했다. 그 내용이나 프로그램의 질을 떠나서, 초등학생이 5~6교시 수업을 하고, 또 바로 학원을 가서 뭔가 배워 오고, 그것도 모자라 집에까지 와서 그 숙제하느라 바쁘다. 본인 스스로 계획 세우고, 본인이 즐거워 하는 공부는 언제 할 수 있나?  

 

그래서 솔직히 이 책이 좀 과하게라도 <학원의 사기성>에 대해 시원하게 꼬집어 주길 원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었다!> 책 제목이란건 모름지기 그 책의 전반적인 주제와 내용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독자들을 낚기 위한 일종의 <자극적 제목>이라고 밖에...  

 

물론,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 보면, 일부분에서는 '학원을 너무 믿지 말아라', '학원은 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하여 등록하게 한다', '결국 공부는 자기가 해야 하는것이다', '자기 주도학습이 중요하다...'말하고 있지만 그래서 학원을 다니지 말라, 또는 학원의 폐해는 이런 것이므로 주의하라...라는 결론은 내고 있지 않다. 또한, 저자가 지금 학원 강사이고 또 본인은 극구 대치동의 '잘나가는 강사'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에서 일하고 있는 강사이니만큼, 학원 다니지 말라라던지, 학원을 다니므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객관적이고 심도있게 다루지 못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아니...솔직히 말하면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저자가 교육자라기 보다는 아무래도 수학 전문 강사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교육에 대한 심도깊은 비판을 기대했던 나의 기대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이 책은 그저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엘 가기 원하는 아이들, 또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학원강사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책의 반 정도는 수학을 잘 못하는 아이에서부터 잘 하는 아이들의 케이스별로 수학공부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한 상담 사례로 채워져 있고, 목차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최근 유행하는 교육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근거로 독자에게 판단할 여지를 주기 보다는 저자 개인의 간단한 생각을 기술하고 있다.   

 

수학 강사를 하며 수학 공부에 대해서는 나보다 훨씬 많이 알고 노하우가 많은 사람이겠지만, 선행학습을 권한다던지, 특목고, 과학고, 자사고, 올림피아드에 관한 상담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나와 교육관이 많이 다르다고 해야겠다. 그것은 반대로, 선행학습과 학원 교육, 특목고, 과학고, 자사고, 영재고 등에 관심있는 엄마들은 읽어도 별 불만이 없을 만한 책이라는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