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행복을 주는 비결 2
스티브 비덜프, 샤론 비덜프 지음 / 북하우스 / 199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큰 아이를 낳고 계속 꾸준히 일을 해오다가 둘째 임신 이후에 모든 일을 손에서 놓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게 된 나로서는 어떻게 보면 그 시절이 가장 우울했던 것 같다. 물론 사랑하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 아이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발견해 내는 기쁨도 말 할 수 없이 크지만, 한편으론 사회적인 어떤 소외감이 종종 나를 괴롭히기도 했다. 더군다나 대학 동기인 남편은 이미 사회에서 어엿이 인정 받으며 자기의 비젼과 재능을 하나하나 이뤄 나가고 있는데 난 대한민국의 결혼한 여자, 애기 엄마라는 이유로 결혼 후엔 늘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려 온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인 구조를 탓해보기도 하고, 나의 무기력함을 탓해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인정 하는 것이 일단은 옳은 길인듯 싶었다.

그래… 아이와 있는 지금의 시간을 최대한 즐기자… 아이를 위해 나를 위해 지금 이 순간을 투자하는 거다… 이렇게 최면을 걸듯이 스스로를 위로하며 읽기 시작한 책들이 육아에 관련된 책들이다.이왕 할꺼면 잘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유아교육에 관한 책, 조기영어 교육에 관한 책, 아이의 심리상태에 관한 책들을 골라 읽다가 그 맥락에서 읽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별 기대 없이 단순히 어떻게 하면 아이가 행복해 질 수 있는지를 서술한 책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덮은 지금 내 마음속에 남는 것은 얄팍한 몇 가지의 방법론이 아니라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받아야 했던 소외감과 박탈감을 씻어주는 잔잔한 감동이었다.

부모들을 몰아치며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원칙을 강요하는 것을 잠시 미루고 
아이를 키우며 겪는 어려움들, 사회적인 문제들을 아주 사실적이고 경험적으로 다루며 부모들을 위로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엄격한 사랑으로 아이를 바르게 성장하도록 돕고, 그러면서도 부모 자신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사회진출로 인한 탁아 문제를 아주 심도있게 다룸으로써 일과 가정, 아이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여성들에게 어느 정도의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무조건 엄마가 키우는 것이 좋다라고 하여 직장 여성들을 상심하게 만들거나 하지 않는다. 꼼꼼히 여러 가지 경우의 장단점을 들어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을 택하게 한다.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집에서 전적으로 아이를 맡아 키운다면 부모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내용에선 공감이 많이 갔다. 맞벌이로 인해 아이는 결국 다른 사람 손에 키우고 경제적으로도 신통치 않는 것보다는, 나중에 사회의 구성원이 될 아이를 전적으로 잘 키우도록 국가에서 지원하여 궁극적으로는 수많은 실업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은 전적으로 찬성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아이가 행복해 지려면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일과 가정사이에서 주관 없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며 정신없이 바쁜 생활을 거듭하는 사이에 우리 아이들은 어느새 부쩍 커버리고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혼란 속에서 사회를 경험하게 될 뿐이다. 부모로써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가장 최상의 길을 선택하며, 그 선택에 대해 충실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자신감을 가져다 준 책이다. 그리고 정말 이 사회가 가정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는 그 날을 소망한다. 일하는 엄마도 아이와 함께 행복해 지며,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전업 주부들도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아이와 함께 행복해 지는 법! 그 날이 오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