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중이다 돌개바람 20
오은영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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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중이다>는 오은영 작가가 시를 쓰고 배현정 작가가 그림을 그린 동시집으로 2009년에 출판사 ’바람의 아이들’ 에서 발간되었다. 수록된 48편의 동시는 어린이들의 주변  풍경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세심하고 자세하게 묘사하여 어린이의 마음을 생생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어린아이들의 소소한 일상생활, 아이의 눈에 비치는 엄마 아빠의 모습, 가족의 마음, 주변 자연 풍경 속에서 느끼는 감성 등을 네 가지의 큰 주제 아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문체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책의 삽화는 마치 아이들이 색연필이나 연필, 크레파스 등으로 자유스럽게 표현하듯이 잔잔한 분위기로 시와 어우러져 있다. 마치 시 속에서 마음을 드러낸 아이들이 글을 쓰며 그림을 그려 넣은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이 동시집은 아이들의 관찰 대상에 따라, 혹은 관점에 따라 총 네 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 1부 ‘마음 길 따라가면’은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부딪히게 되는 소소한 어려움들에 대한 아이들의 마음을 따라가며 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동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날 늘 긴장하게 하는 옆 집 엄친아, 조금 부족한 나를 기다려 주었으면 하는 엄마에 대한 아쉬움, 공부고 학교고 좀 벗어나 자유롭길 바라는 마음,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빠의 무심한 말 한마디 등을 아이들이 느끼는 심정 그대로 길 따라 가듯 담담하게 표현하여 아이들의 공감을 얻어낼 만하다.

 제 2부 ‘가만 가만 가다보면’에 구성되어 있는 시들은 앞선 동시들보다는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을 취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오며가며 보았을 자연들-풀꽃, 봄비, 밤비, 햇살, 흰 눈, 산토끼, 달팽이, 고양이 등-에 대한 아이만의 개성 넘치고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었다고 할 수 있다. 살아 움직이는 자연을 아이만의 눈으로 관찰하여 생동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동시들이라 할 수 있다.

제 3부 ‘맞아 맞아 그러게’에서도 역시 주변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들을 보며 스스로를 대입도 시켜보고 왜 그럴까 상상해 보며 아이들 스스로 감정 이입을 이끌어 내는 동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음대로 튀는 공을 보며, 쓸 데가 없어 보이는 새끼 손가락을 보며, 먼 곳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해 주는 전화기를 보며, 동네 뻥튀기 기계를 보며 나와 내 주변을 이입시켜 공감할 수 있는 표현들이 가득하다.

제 4부인 ‘고마운, 참 고마운’ 에서는 아이들의 주변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가족에 대한 아이들의 마음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동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때론 나에게 잔소리를 하여 힘들게도 하지만 또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는 가족들을 다룬 동시들로 아빠 마음, 엄마 마음을 헤아려도 보고, 친할머니, 외할머니의 살아오신 인생도 한 번쯤 생각해 보고, 또 그 속에 있는 나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는, 아이들에게 감동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동시들이다.

앞에서 살펴본 구성과 내용을 보면 이 동시집은 어린 아이들이 매일 접하고 겪게 되는 일상생활과 가족, 주변 환경에 대한 아이들의 마음을 세심하고 솔직하게 표현하여 아이들의 즐거운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편안한 문장들과 표현들은 아이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하고 싶었던 말들을 이끌어 내고 있고, 아이들만의 상상력과 따뜻한 동심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하여 아이들에게 마치 나의 마음 그대로를 읽고 있는 듯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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