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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살리는 공부, 아이를 죽이는 공부
이미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제목만 보면 시중에 나와있는 수많은 여타 학습서들이나 교육서와 다를 바 없는 첫 인상을 준다.
아이를 살리는 공부는 무엇이며 죽이는 공부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하게 되는 책이고
서울대 출신의 저자가 놀기 좋아하는 외아들을 서울대 경영대에 합격시켰다는 것으로 또 한번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실 그렇기에 선입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엄마가 공부를 잘했으니 아이도 원래 잘 했겠지..
또는 교육적으로 좋은 이야기만 써 놨겠지..하는.
책을 덮으며 드는 생각은 참으로 실제적이고 목적이 뚜렷한 책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밖으로 나가 놀기 좋아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행동형 아이, 머리는 좀 똑똑한 듯 싶은데
학교 공부는 영 설렁설렁해서 중간 정도 성적을 가진 아이를 목표 대상으로 한다.
또한 지방의 일반고에 다니며 서울 중심의 높은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평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저자의 아들이 위와 딱 맞는 경우였는데 그런 아이의 학습 습관을 잡아주고 단기적 목표를 관리하고
결국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기를 마음 먹게 만드는 그 시점까지 어떤 노력들을 했나,
그래서 어떤 시행착오를 했으며 어떤 성공을 거두었나 하는 경험적 사례가 책 전반부에 나오고
뒷 부분에서는 자신의 아이를 바르게 진단하고 특히나 행동형 아이에게 맞는 학습법은 무엇인지.
현행 입시 제도에 맞춘 학습법과 강남 사교육의 문제, 선행학습에 대한 문제 등등을 다룬다.
화법은 무척 직설적이고 소신에 차 있으면서도 독단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정말 합리적이고 옳은 방법의 이야기들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공교육의 장단점과 사교육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현 입시제도에 대한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특히나 강남 사교육과 무조건 해외 유학을 선호하는 현재 교육의 분위기에 대한 일침과 단호함 부분은
읽으면서 혼자 통쾌함 마저 느꼈던 부분이다.
나 역시 규범과 규율을 강조하고 집단을 강조하는 학교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내 아이의 기질과 상관없이 일단은 아이가 규범적이고 모범적으로 학습을 하기 바래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아이의 학습에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의 기질을 잘 파악하고 일찍 거기에 맞는 학습 방법으로 아이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놀기 좋아하는 행동형 아이들에게 기존 모범생들에게 맞는 방법으로 교육을 계속한다면
결국 창의적 인재들은 공교육에서 밀려나고 그 재능 자체를 사장시켜 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놀기 좋아하는 아이를 관리만 잘하면 서울대 보낼 수 있다는 사탕발림 식의 논리도 아니다.
저자가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중간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는 아이가 대상이고 또한 결국 성공의 최종적인 관건은 아이의 의지라고 말한다.
아무리 부모가 완벽하게 학습을 관리하고 아이가 머리가 좋아도
어느 시점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고자 마음 먹지 않으면 최상의 결과는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 2때부터 하루에 수학 7문제는 꼭 풀게 하던 것을 시작으로
저자가 어떤 방식으로 아이와 함께 학습 스케줄을 관리했는지 참으로 구체적이고
아이가 입시를 치르며 겪었던 세세한 사례들을 보며 현 입시의 현실을 알 수 있어서 참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저자의 아들은 이런 엄마의 철저한 학습관리에 따라 따라오듯 공부하다가
결국 고3에 올라가는 시점에서 스스로 자기 동기적으로 공부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고3부터 재수시절까지
스스로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경우다.
그 과정에서 사교육은 중학교 때 몇 달 다닌 학원과 고 3때 온라인 강의를 들은 것 말고는 없었다.
심지어 재수시절에도 서울의 재수 학원을 몇 달 다니고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집에서 스스로 주도적으로
자기 공부를 관리해 왔다.
과도한 과외비와 사교육비 지출이 아이의 학습능력과 바로 연결되리라는 기대는
사실 부모의 과대한 자기 만족적 욕구에 불과하다.
나 역시 자꾸 옆집 아이, 친구 아이와 비교하고 조급한 마음에 공부에 대한 조바심이 생기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식으로 공부를 접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반성도 많이 되고 앞으로 아이의 학습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물론 각 아이들은 다들 자기 기질이 다르고 하고 싶은것 원하는 것이 다르기에
결국 이 책을 읽는 부모들도 이 책의 방식이 아니라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과 관리 능력을 찾아야 겠지만
보통 아이들은 대부분 놀기를 좋아한다는 가정하에
이 책은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