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에서 태어난 공자는 철저하게 늪을 ‘기어 넘어‘[포월, 葡越] 현인의 자리에 오르고, 공자 아카데미의 효시가 되었다. 하층민 공자에서군자 공자, ‘루저 공자‘에서 ‘업그레이드 공자‘가 된 것은 철저한 학습(學習) 때문이었다. 습(習)이라는 한자, 스스로 [] 좋아서 날갯짓 []하듯공부했던 사람이 공자였다. 공자아카데미는 이렇게 이 나라 저 나라 걷는 걷기와 스스로 좋아 몰두했던 독서로 축조되었다. - P15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하나의 여행과 같다. 표지를 넘기는 것은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이다. 비행기를 타고 도시 위를 지나치면도시의 전경을 볼 수는 있으나 사람을 만날 수는 없다. 기록하지 않고읽는 것은 비행기 타고 도시 위를 지나치며 책의 편집 레이아웃만 구경하는 꼴이다. 땅에서 걸어야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슬리퍼를 신고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려봐야 사는 모습이 보인다. 독특한 향료 냄새도 맡을수 있고, 아이들 뛰어노는 모습이나 벽에 그려진 낙서도 볼 수 있고, 비록 못 알아들을지언정 곰살갑게 다가오는 사투리나 이국어도 들을 수있다. - P17

악의 평범성, 그 구조 안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면 정말로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주변에서 누가 죽어가는지도 모르고, 누가망루로 올라 호소하고 있는지도 들리지 않는 상황, 그것이 ‘악의 평범성‘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다. - P39

"선생님, 저는 구심력(求心力)과 원심력(遠心力)을 생각해봤어요. 아픔이 있는 진앙지에 찾아가는 ‘곁으로의 구심력‘이 있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가 아닌가 생각했어요. ‘곁으로의 구심력‘으로 서로가 서로를 위했던순간이 파리 콤뮨이고, 3·1독립운동 때 평양 기생들이 치마를 찢어 태극기를 만들던 순간이고요, 광주 민주화항쟁 때 몸을 팔던 여인들이 헌혈하고 시체를 치워주었던 순간이지요. 아픔의 진앙지로 찾아가는 순간들 말입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 ‘곁으로‘라고 표현합니다. 원심력을 따라 진앙지에서 도망가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곁으로의 구심력‘이 강한 사회가 건전한 사회(Sane Society)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 P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