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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사람들의 유쾌한 생존법
일레인 아론 지음, 노혜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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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음 문장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면 이 책 꼭 만나야한다. '예민하다, 부끄러움을 잘 탄다, 낯을 많이 가린다, 사람과 소음에 금방 지친다. 혼자있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 양심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민감한 사람들은 종종 이런 말을 읊조리며 절망에 빠진다. '난 도대체 왜 이럴까' 저자는 수많은 상담경험과 자신의 삶을 통해 민감함의 실체와 긍정적인 면을 알려주고 있는데 삶에 잘 응용한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모든 책은 요리책, 나는 요리사,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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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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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기가 벅찼다. 그래서인지 후반부에 가면 책내용을 묻는 퀴즈가 나오는데 몇 개 맞추질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 힘들지만 늘 궁금했던 사후의 세계를 가상으로나마 갔다왔기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은 '나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에 답을 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동서양의 문헌을 골고루 살피며 균형있게 탐구하는 그의 자세가 참 좋다.

2000년대는 그 동안 시간이 쌓아올린 자료들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 책은 삶에 대해 회의가 생길 때 권하고 싶다. 독서의 깊이는 삶의 깊이와 함께 간다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또 이 책과 만났을 때는 더 넓고 깊게 이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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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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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피천득님의 수필 '인연'이 교과서에 들어있었는지. 한 남자가 한 여자와 세 번 만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 문단을 나누고 주제를 파악해야 했을까.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여년이 흘렀다. 우연히 라디오프로에서 피천득님의 인터뷰를 듣게 되었다. 듣다보니 과연 이 분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주머니속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책을 사서 밤마다 꿈나라로 가기 전에 조금씩 읽어갔다. 가벼우니까 누워서 봐도 팔이 아프지 않다.

이 책에는 인연이라는 수필말고 다른 여러 수필들이 있다. 그 다른 수필들이 참 아름답다. 글에서 향기가 난다는 게 이런 개념일까? 길을 지나가다가 조용히 피어있는 들꽃을 볼 때 드는 그런 느낌이다. 지금은 쉽게 만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여러 개의 면이 있어서 반짝인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책이 다이아몬드일 것이다. 그 아름다움을 보고나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 오랜 시간동안 보이지 않게 이 땅에 전해내려오는 어떤 고유한 정서, 마음을 찾고싶다면 이 책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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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세상을 비추는 거울 Essays On Design 1
박인석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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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왜요? 책을 읽으면 좋으니까. 어떤 면이 좋은데요? 글쎄, 구체적으로는 말못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이 읽어야한다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지요. 창의력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창의력이 뭐죠? 글쎄요, 남들이 창의력이라고 하니까. 어쨌든 좋은 거 아니에요? 이제 중요한 건 디자인입니다. 디자인이 우수해야 물건이 많이 팔리고 부자가 될 수 있죠. 저, 디자인 디자인하는데 디자인이 뭐예요? 글쎄, 뭐라고 딱히 대답을 못하겠네요.

한국은 어느 분야든지 해결할 문제가 참 많다. 먼저 문제가 무엇이고 문제가 왜 생겼고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를 알아가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디자인, 세상을 비추는 거울'은 한국의 '디자인'에 대해 한국인 저자가 비교적 쉽고 명쾌하게 말하고 있다. 특히 5년간의 칼럼 중에 많은 호응을 받은 것을 모았기 때문에 글의 완성도가 높고 마음가는대로 골라읽을 수 있다.

책을 한장한장 넘기다 보면 저자가 '~했습니다'의 말투로 겸손하고 진지하게 독자에게 다가오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학계와 현장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나라 여러 사람 여러 경험의 예를 들어가며 독자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디자인은 무엇이고 한국의 디자인의 문제점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가?

디자인은 우리의 시대와 삶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다. 예를 들어 다닥다닥 무질서하게 원색으로 걸려있는 간판들, 일렬로 똑같이 세워진 아파트군단에는 우리의 현실과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우리 삶에 왜곡되고 흐려진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적성실성이 필요하다. 지적성실성이란 한탄과 구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연구하는 진지한 자세를 말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자인', '지식'같은 용어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식은 '일하는 방법을 개선 또는 새롭게 개발하거나 기존의 틀을 바꾸는 혁신을 통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며,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학습이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얻게 되는 '정보'와는 달리 삶의 현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창조적 능력을 포함한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문제의 끝에는 교육이 있고 그 해결의 첫걸음도 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우리가 고집스럽게 말하는 '전통계승'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 한권으로 오랫동안 맴돌던 디자인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었으니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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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농사꾼 이야기
이영문 지음 / 양문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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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이 있다. 이력서 칸을 촘촘히 채우는 화려한 학력보다는 자연과 인생에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들, 진짜 실력자들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농사꾼, 이영문 아저씨도 그 중 한사람일 거다. 왜냐하면 남들과는 다르게 땅 안갈고, 비료 안주고, 농약 안뿌리는 태평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책 내용이 너무나 낯설었다. 지렁이가 땅을 갈고 거미와 무당벌레가 해충을 없애주는 논에서 과연 벼들이 잘 자랄 수 있는지 계속 의심스러웠다. 그런데 아저씨는 태평농법을 연구한지 28년이 되었고 지금 경상도에서 3만6천여평의 농사를 태평농법으로 혼자 짓고 있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아저씨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볼까?

'아니 이럴 수가!, 어머머!, 그렇구나!, 그랬었구나!' 이 책을 읽으며 나온 감탄사들이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책이다. 이웃집아저씨가 들려주는 듯한 소탈한 문체지만 글안에서 천천히 뿜어져 나오는 강한 내공에 압도되고 말았다. 빠른 속도로 읽었다간 많은 것을 놓칠 거같아 조금씩 꼭꼭 씹어가며 읽었다.

이 책에는 아저씨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생물학, 생태학, 화학, 기상학, 기계학, 교육학, 경제학, 환경학, 미래학, 처세, 역사가 나온다. 이 여러 분야들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서로 어우러져 이해하기 쉽다. 아마도 이 책의 참고문헌이 유명한 학자의 이론과 책이 아닌 철저하게 아저씨가 경험한 자연과 옛사람들의 지혜이기 때문일 거다.

이 책에는 자연이야기, 흙이야기, 농사이야기가 나온다. '자연이야기'는 조카들이 조금 더 크면 소리내어 읽어주려고 한다. 특히 자연 농사꾼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청개구리에 대해 꼭 알려주고 싶다. 아저씨가 발견한, 생물학자도 모르는 청개구리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치 숨겨둔 보물을 찾은 듯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항상 남향집을 선호하지 않았고, 지역과 자연조건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집을 짓는 융통성과 지혜가 있었다고 한다. 자연도 똑같은 것을 싫어하는데, 어려서부터 무조건 기차소리를 '칙칙폭폭'으로 시냇물은 '졸졸졸' 흐른다고 가르치는 교육 때문에 어른이 되어도 누가 좋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간다고 하는 해석은 정말 공감이 간다.

아저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흙의 건강함'이다. 흙이 건강하면 씨만 뿌려주어도 자연 농사꾼들이 알아서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그냥 되는게 아니라 사람 농사꾼은 자연 농사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하고, 환경을 만들어주고 지켜주어야 한다.

요즘 우리 농민들이 너무나 힘든 이유는 한국의 토질과 맞지않은 과학농법 때문이라고 한다. 이 과학농법은 40~50년전에 농대를 졸업한 뒤 일본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보급했고, 일본에서 사용하는 기계와 비료, 농약이 차례로 들어왔는데, 더욱 슬픈 것은 씨앗까지 수입하면서 우리 토종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충격적이어서 믿고 싶지않은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현실에 대한 한탄이나 비아냥거림으로, 무조건 옛날로 가자고 주장하지 않고 대안책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기계의 달인인 아저씨는 우리 땅에 맞는 여러 기계를 만들었고 특허출원 중이라고 한다. 또 옛사람들의 지혜를 기억하여 잃어버린 종자를 다시 만들어내고 있고, 변하는 기후에 알맞은 작물인 커피도 실험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아저씨는 21C의 진짜 농사꾼은 소비자이고,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한다면 농민은 자연스럽게 바뀌고 우리 먹거리가 건강해져 수출도 늘어날 거라고 말한다. 지금 조금씩 전개되고 있는 여러 움직임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씩 꼭꼭 씹으며 읽어온 이 책을 덮으며 잠시 눈을 감아본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한 기쁨을 간직하기 위해... 아무래도 몇번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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