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남자 찾아 산티아고
정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제목을 보고 정말 솔직한 제목에 놀라고, 산티아고에 남자를 찾으러 간다는 게 어떤 건지 호기심이 생겨서 보게 되었다.

 

산티아고 하면 산티아고 순례길에 인생의 진리를 찾으러 뭔가 대단한 뜻을 품고 가는 게 떠오르는데, 제목만 보면 뭔가 심플하고 단순하게 산티아고를 가도 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 때 SNS에서 유명했던, 손 잡고 찍은 사진들로 표지가 되어 있다. 여러 외국인들의 표정과 다양한 옷,가방, 유쾌한 사진 포즈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뭔가 재밌고 신나는 일들이 펼쳐질 것만 같아서 기대가 되었다.

 

정효정 작가님은 방송 작가로도 일하셨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봉사와 일을 하셨다. 정말 여러 경험들을 하셨고, 책에서도 그녀의 내공과 압축되어 있는 문장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산티아고 책을 찾아보는데 한효정 작가님을 찾았다. 이름이 비슷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분이 산티아고에 괜찮은 남자가 많다는 말로 정효정 작가는 산티아고 길에 가게 되었다고 하니 신기했다.

 



작가는 나와 나이와 고민하는 것도 비슷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하면서 보게 되었다.

연애, 결혼, 사랑,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면 할 수록 어렵고 답을 꼭 내려야 한다는 압박감은 심해질 뿐이었다.

 

책에서 작가도 자신의 고민을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하고,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 때로는 그들이 툭 던지는 말 한마디로 깊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게 아니기에 누군가와 다른 입장에서 그들의 고민에 작가가 조언을 쉽게 해주기도 하고, 그들 역시 조금 떨어진 입장에서 상대방을 잘 알지 못하고 처음 만나지만 더 깊고 솔직한 조언들을 해주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무언가를 찾는 게 역시 제일 힘든 일인 것 같다.

 

33P. 누구에게도 피해주지 않고 그저 '보편적'이라고 생각되는 삶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이어도 나잇값을 못한다는 이유로 필요 이상의 비난이 쏟아지곤 한다. 우리 사회에서 나잇값은 '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으로 지혜로워지는 것' 이 아니라 '나이에 걸맞는 삶'을 뜻하기 때문이다.

 

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은 어떤 걸까? 그리고 나이에 걸맞는 삶은 어떤 걸까? 나이에 맞게 대학교를 가고 취업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다시 육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중년이 되면 다 큰 아이를 바라보고 헛헛함을 느끼며 제2의 인생을 살아보자 이런걸까?

 

매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건 힘든 일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와인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거였다. 길을 가다가도 스페인 에서의 질 좋은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말만 잘하면 동네에서 포도도 얻어 먹고 라벨로 달리지 않는 동네 와인도 정말 맛있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나눠 먹는 와인은 어떤 맛일까?



산티아고 순례길은 800km를 묵묵히 걸어야 한다. 하루의 할당량 만큼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가 알베르게에서 묵으면서 밥 먹고 새로운 여행객들을 만나서 수다 떨고, 다시 같이 걷고 이런 생활을 한달쯤 계속 한다. 그러다보면 일상생활에서 걷던 무거운 고민도 덜어낼 수 있고, 오로지 목표만을 위해 걷는 가벼워진 나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왜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서 인생의 진리를 찾고 자신을 찾게 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뭔가 거대한 인생의 진리나 목표를 얻는 성과주의의 폐해에서 벗어나, 어렵게 자신을 마주보고 온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도 뿌듯한 일일 것 같았다.

 

44P. 순례길처럼 모두가 고민 없이 한 길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인생은 훨씬 마음 편할 것이다.

 


작가의 마음을 잠깐 움직이게 만든 다니엘에 관한 일화도 재밌었다. 한국에서 사랑의 마지막 관문이 결혼이라면 외국의 마인드는 너무나 자유롭고 소신있게 살아가는 것에 거리낌 없이 살아가는 게 대단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계속 생각하게 되었고, 결혼이라는 구속의 틀에서 벗어나고 미약한 서약을 꼭 해야 하나 생각하는 다니엘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아이린이라는 사람과 대화한 내용이 너무 와닿았다. 대학생 딸은 있지만 결혼은 하지 않은 그녀는 작가를 스페셜 걸이라고 칭하며, 아껴주고 특별하다고 말해주는 것에서부터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작가는 솔직하게 남자를 만나러 왔다고 털어놨고, 작가의 목표가 확실히 있다는 점도 남들고 다르다며 그 점을 칭찬 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가 조언해주며 따스하게 감싸 안아주는 부분에서 너무 공감이 갔고, 작가가 마지막에 한 말처럼 인생이 꼭 반드시라는 단어는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123P. 외눈박이 세상에 양눈박이가 살든, 양눈박이 세상에 외눈박이가 살든 어쨌든 내가 사는 세상에선 다른 건 틀린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 말은 신경쓰지 않아도 돼 어차피 삶은 누구에게도 같을 수 없거든." 내 자존감이 이제야 좀 숨을 쉴 것 같았다.

 

254P. '얻을 것이 있다면 취하고, 없다면 버릴 일이다' 이렇게 800KM를 걸으며 나는 삶에서 '반드시'라는 단어를 지웠다. 고민이었던 결혼도, 연애도 '반드시'라는 수식어가 사라지자 그것은 인생의 수많은 요소 중 하나로 자리를 평범하게 자리매김 했다. 나는 그제야 겨우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었다.



작가가 발에 물집이 생길 때 소독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다리를 마사지 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조언도 아낌 없이 해주는 좋은 사람들로 가득했던 순례길의 여정이었다. 위험하거나 안 좋았던 사람들에 대한 경고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며 걸어가는 모습이 그려져서 같이 응원하게 되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고 국적도 모두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를 위해 걷는 사람들끼리, 같이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함께 한다는 게 너무 행복할 것 같았다. 그런 여행의 자유롭고 뭐든지 다 허용되는 스페셜한 느낌을 나도 다시 느끼러 가보고 싶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날 작가의 생일이었다. 그녀의 생일을 위해 여러 친구들이 길 위에서 축하해 주기도 하고 , 같이 파티도 하는 모습이 너무나 유쾌해보였고 작가가 좋은 사람이기에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길을 걸으며 같이 와인을 나눠 마시고, 축하 케이크에 노래까지 너무 즐거운 마지막 여정일 것 같아서 행복해 보였다.

인생에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생일이지 않았을까?



스페인에 있기 때문에 스페인 사람들은 자유롭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오기도 했고 가까이 사는 유럽인들은 굳이 모두 완주하지 않아도 다음을 기약하며 목표라는 압박감을 생각하지 않고 돌아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아무리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멀기도 하겠지만, 평생 목표를 위해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아둥 바둥 살아온 입시생활을 겪은 우리의 모습들이 생각나서 조금은 슬프기도 했다. 가치관이나 사회 환경의 차이도 있겠지만, 무엇이든 과정보다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의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아직도 그게 잘 되지 않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작가는 여러 사람들과 인생, 사랑, 일 등 여러 주제로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하였다. 질문의 팻말을 들고 서 있기만 해도 여러 사람들의 답변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은 종합 선물 세트 같다고 표현한 게 너무 와닿았다.

 

208P. 아이를 낳지 않음 으로써, 그들 말대로 '여자로서 꼭 해봐야 할 경험''여성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기쁨' 그리고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 되는 걸까?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랑, 행복, 결혼 이런 단어들에 속박되지 않고 오랜 시간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자신 만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고 그걸 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게 가장 어렵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길을 걷고 있는, 일상 속에 살고 있는 누구나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더 감동적이기도 했다.

 

222P. 비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길 위에 존재한다는 것. 검의 비밀은 바로 검이라는 보상이 아니라 그 검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동기였다.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이 힘을 지닐 수 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 라는 말이 있다. 인생이라는 기준점에서 자꾸만 벗어나고 싶을 때, 혹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한번씩 떠나게 되는 게 여행의 순간이기도 했다. 다녀와서 대단한 깨우침이나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나에 대해 조금이라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나만의 에너지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254P. 이렇게 낯선 사람과 사람 사이를 떠다니며 나를 증명하는 것이 여행이다. 그리고 새로운 땅을 밟고 돌아가는 이는 기존의 자신이 아니라 기준점을 다시 맞춘 확장된 자신이 된다. 경계를 넘어선 순간 나를 둘러싼 언어는 다시 써지는 것이다. 이렇게 여행은 한 인간이 자유를 지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한 문장

이 책을 읽으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코로나가 종식 되는 날에 한번쯤은 시간을 투자해서 인생을 되짚어보며 순례길을 힘차게 걸어 보고 싶어졌다.

 

산티아고 길이 궁금하다면, 사랑과 인생이 뭔지 궁금하고 같이 걸으면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다 쿠바 - 14살 연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동 쿠바살이
쿠바댁 린다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전에 정말 핫했던 여행지 중에 하나가 쿠바였다.

2018년에 방영했던 송혜교 박보검의 드라마 '남자친구' 에서도 쿠바 아바나가 나와서 정말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었다.

류준열,안재홍,이재훈이 나오던 트레블러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환상적인 쿠바의 일몰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만큼 대중들에게도 쿠바나가 정말 친근하고 매력적인 나라였을 것이다.

 

지금은 가기에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쿠바의 일상과 쿠바 남편을 만나기까지의 과정들을 보며 대리만족도 하면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어졌다.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연주자 옆에 쿠바댁 린다가 있는 표지, 처음에는 이 남자 분이 남편 분인지 알았다.

노란 배경과 노란 옷을 입은 린다와 멋지게 쿠바를 즐기는 듯한 느낌의 표지가 밝은 느낌이라 좋았고, 무엇보다 14살 연하 남편을 만나게 된 사연이 궁금해졌다.

외국계 회사 팀장으로 일하다 쿠바로 여행을 가게 되면서, 우연히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만 봐도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졌다.

 

우연히 휴가를 떠난 쿠바여행에서 조단의 적극적인 구애와 진실된 믿음과 신뢰로, 그녀의 마음을 움직여 머나먼 쿠바와 한국을 오가며 만나게 된다.

그들의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알기 전까지 , 그저 한국에서 결혼식 하는 장면은 아름다워 보이기만 했다.


알고 보면 조단과 린다가 결혼하기까지 정말 험난한 과정이있었다.

조단은 해외여행을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 여권도 없었고, 쿠바에서는 여권과 비자까지 받는 건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여권 비용도 엄청 났고 학생 비자를 받으려면 졸업증명서 성적 증명서의 수수료 값 24만원을 내야 했다. 서류부터 엄청난 수수료 값에 심지어 그 대학교수가 직접 가서 서류를 내야 했다. 다행히 조단이 집에서 서류들을 찾아서 수수료 값은 안 내도 되었지만, 교수가 직접 가기 까지 많은 힘든 과정들이 있었을 거라 짐작이 되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이렇게 힘든 일인가...

 

한국에 와서 조단은 한국어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한국 문화를 익히는 것도 힘든데, 어려운 한국어를 공부하는 쿠바인이라니 정말 린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는 몇 번이나 교실 문을 박차고 나오고 싶었지만, 린다를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했고 지인 중 한국어 교사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쿠바와 한국이 많이 멀었지만, 그들 사랑의 거리는 결코 멀지 않았다.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고, 그들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익히기 위해 도우며 배우는 과정들이 결코 쉽지 않을 건데 대단해보였다.

 

린다의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기까지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그녀의 단호한 마인드와 그동안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모님은 린다와 조단을 믿고 많이 지지해주는 게 느껴졌다. 45살 한국에서는 늦은 나이였지만,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고 나이와 국경을 초월해서 인생에서 진실된 사랑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자주 가는 레스토랑의 야외를 빌려서 야외 결혼식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식을 온전히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조단은 린다의 나이를 묻지 않았고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놀라웠다.역시 한국과는 많이 다른 문화였고, 사랑과 사람이 정말 중요한 조단의 깊은 속내가 느껴져서 좋았다.



인테리어부터 남달랐던 부티크 호텔은 쿠바 음악가와 프랑스 예술가가 결혼을 하여서 파리의 부티크 호텔을 그대로 옮겨놓은듯 했다.

쿠바에서는 인터넷 시설이 한국보다 열악해서 3G가 되는게 정말 힘들다. 친구가 생일선물로 예약해준 부티크 호텔 스위트 룸에서 인터넷도 잘 되고 휘황찬란한 조식 부터 시부모님으로부터 정성가득 선물까지, 작가가 처음 보내는 쿠바에서의 생일날 정말 사랑받고 대접 받는 게 느껴졌다.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많이 베풀고 있고 또 더 베풀어야 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졌다.



작가가 극찬한 아바나의 말레꼰 663이 내가 생각하던 쿠바의 세련되고 튀는 색감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재연해놓아서 인상 깊었다.

 

아바나 비엔날레를 진행 한 곳이었고, 부티크 호텔과 일몰을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루프탑 바,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작품들, 눈앞에 멋진 바다까지 모두 누리기에 너무 좋아보였다. 예술과 파도, 감각적인 작품과 세련된 음식까지 경험하러 너무 가보고 싶은 1순위의 장소였다.



쿠바에서 김치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동안 회사 일로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쿠바에서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작가는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요리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식자재와 부자재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여러 채소들을 다양하게 이용하여 김치를 만들었다. 해외에 나가면 한국 음식이 생각이 난다는데 김치만큼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 없을 것 같았다.

 

한국에서 손쉽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도 쿠바에서는 정말 소중했다. 유통기한이 비교적 길었지만, 아껴 먹느라 라면에 벌레들이 생겼다.

벌레들이 있으면 한국에서는 그냥 버리고 다른 라면을 사먹으면 될 것 같지만, 쿠바에서는 쉽게 구할 수가 없기에 1시간이나 벌레들을 다 떼고 물에 끓여서 소독해서 먹었다는 글이 너무 인상 깊었다. 환경에 따라서 생존하기 위해 , 쿠바에서 재료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쿠바에서 여러 힘든일 도 있었지만, 작가는 쿠바의 광활하고 멋진 하늘을 보면서 힐링 받는 게 전해졌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하늘의 모습이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이 느껴졌다. 쿠바에서는 한국과는 다르게 환경적으로 많이 열악했다. 한국이 어쩌면 너무 편리하고 발달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전과 단수는 셀 수 없이 많이 되었고, 무더운 여름에 외출하기도 힘든 나라이지만 에어컨도 아직 완전 옛날 기계만 사용하고 있었다. 거기다 대부분의 식당과 장소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기는 쉽지 않았다.

 

비가 오고 세차게 바람이 불던 날 앞집에 창문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앞집 사람은 창문이 떨어져도 아랑곳 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쿠바 사람들은 정전이 되고 에어컨이 고장이 나면 밖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걸어 다니며 춤을 춘다고 한다.

그들은 환경적인 제약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그 상황에 할일이 없으면 즐기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낙천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36P. 이제는 달라져볼까 한다. 내가 있는 이 천국에서 똥도 밟아보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춰 보아야겠다. 좀 더 유연한 사고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봐야겠다. 이곳에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려봐야 나중에 미련이 없겠지?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장 시스템과 열악한 환경이라서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그 환경들 속에서도 감사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과 그 마음을 잘 알아주는 동반자가 있다면 어디라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린다가 지금 사는 삶이 딱 그 모습이었다. 조단을 귀인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고마워하고, 자기 옆에서 믿어주고 한결 같이 사랑해주는 마음을 위해서 잘 살아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워보였다. 자신의 삶 속에 사람들을 항상 귀하게 생각할 줄 알고, 행복하게 주어진 인생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그녀의 앞으로의 모습들이 궁금해졌고 독자로서 계속 응원하고 싶다.

 

책을 읽고 난 뒤 한 문장의 마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쿠바댁 린다의 진실되고 사랑 가득한 쿠바의 일상과 이야기,

나도 인생을 좀 더 유연하고 온전하게 즐기고 싶어졌다.

 

진정한 쿠바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쿠바 남편 한국 여자가 사는 알콩달콩 신혼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 코로나19로 남극해 고립된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
김태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 책은 많이 읽어봤지만, 남극 여행 책은 처음 이었다. 그리고 코로나 19로 대한민국으로 탈출하기 까지의 이야기 까지 다루었다고 하니 뭔가 더 새로울 것 같았고, 남극에 대한 신비로운 이미지와 이야기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로 표지를 만든 거라서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남극을 직접 탐험하러 가는 느낌의 앞 표지와 광할한 바다에서 힘차게 정진하는 배의 모습이 보이는 뒷표지가 보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뒷 표지를 다시 보니 바다에 떠 있는 배가 고립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느낌이 달라서 신기했다.

큰 결심을 하고 아내와 세계 여행을 떠나게 된 작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우주의 별을 읽으며 지구를 여행하고자 하는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마음이 느껴졌다.

 

 

책의 구성은

1장 남극의 신비로운 모습과 처음 알게된 정보와 섀클턴 탐험대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했고,

2장의 고립되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긴박해서, 같이 응원하면서 읽었다.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어서 그런지 1장보다 훨씬 더 빨리 읽은 느낌이 들 정도로 공감하면서 읽었다.

 

 

지구 최남단의 도시, 우수아이아

다섯개의 큰 바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남극해와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의 여섯 대륙. 5대양 6대주 그리고 누구의 소유도 아닌 공동의 땅으로 관리되는 곳. 일곱번째 대륙 남극이 있다.

 

전설적인 남극 탐험가 섀클턴 탐험대의 항로를 따라 여행하고 22일 후 아르헨티나의 도시 푸에르토 마드린으로 귀항 예정인 일정으로 알바트로스 탐험호는 출발했다. 내가 생각하는 남극은 정말 새하얀 빙하로 바다에 거대하게 떠있는 섬 같은 존재였는데, 거대하고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광활한 바다에 하얗고 푸르스름한 빙하가 떠 있는 게 생각했던 남극의 모습과 비슷하게 보여서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지구에서 가장 험한 파도를 건너 멀미로 고생하며 292명의 사람들은 함께 여행을 시작했다.

남극을 탐험하는 탐험팀과 배를 운행하는 항해 팀, 음식과 숙소를 담당하는 호텔팀까지 체계적으로 나누어진 팀이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남극을 여행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남극 항해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조디악이 커티스베이 근처를 출발하자 마자 앞 바다에서 남극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안타깝게 사진은 없지만 빙하사이로 커다란 혹등고래 두마리가 헤엄쳐 다니며 물줄기를 힘차게 뿜어 내고 있었고, 잘게 부숴진 빙하 조각 위에는 턱끈 펭귄이 영화 포스터 장면처럼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꽤나 큰 레오파드 물범이 빙하 위에 누워서 자고 있었다. 너무 귀엽고 온순해보이지만 사람이나 펭귄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고 하니 다시 보게 되었다. 광활한 대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사는 남극 동물 친구들을 나도 언젠가 눈 앞에서 생생하게 만나보고 싶었다.

 

배 안에는 있는 여행가 사진가, 과학자, 탐험가 등 여러 승객들끼리 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풍경 부분에서 작가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저녁 태양이 낮은 각도로 산과 유빙을 역광으로 비출 때 찍은 사진인데 그림을 그려놓은 것처럼 멋있었다.

 

작가가 소개해준 남극의 세 남자, 탐험가들을 소개해주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110년 전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하려고 떠났던 아문센과 스콧. 목숨을 건 레이스를 했지만 아문센은 성공하고 스콧은 실패하고 끝내 귀환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다른 선택을 하게 된 섀클턴은 성공보다 위대한 실패를 선택하게 된다.

 

그들은 도착하기 전에 식량이 바닥 났고, 배는 빙하 조각에 밀쳐져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섀클턴은 몇몇의 대원들을 엘리펀트 섬에 놔두고 극적으로 소수의 인원들과 이동하여 아무런 장비 없이 거의 맨몸으로 이동하여 끝내 구조선을 타고 다시 돌아가 1명의 희생자도 없이 모든 대원들을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105P. 스콧은 과학적 방법이 뛰어나고, 아문센은 속도와 효율성에 출중하다. 그러나 만약 재난이 들이닥쳐 모든 희망이 사라진다면, 섀클턴을 보내달라고 기도하라."

 

남극을 최대한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많은 규정에 따라서 조디악 고무보트를 타고 야외 랜딩을 할 수 있다.



 

여러 섬을 랜딩하면서 만난 동물들이 많았는데 다큐멘터리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생각나는 생생한 장면들이 책에 담겨 있어서 눈이 즐거웠다펭귄이나 바다표범들과 직접 교류도 할 수 있었고 그 동물들이 사람들을 겁내지 않아서 신기했다.

 



특히 사우스 조지아에 가서 만난 동물들과 자연의 풍경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상황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무엇보다 오염되지 않아서 동물들이 더 자유로워보였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동물들을 직접 눈 앞에서 보는 경험은 어떨까? 너무 값지고 소중한 경험일 것 같다.

 

사우스조지아의 또 다른 곳인 골든하버에 도착하면 해변에 누워있는 바다표범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 중에 조심해야 하는 건 어린 물개들이었다. 그 물개들이 사람을 물 수도 있다고 하여, 양손을 높이 들어 몸집을 커보이게 하며 대치해야 한다고 하니 귀여우면서도 조금 겁나는 상황이었다. 저렇게 귀여운 물개가 사람을 물다니...



남방코끼리 물범들과 물개 떼를 지나자 수만 마리의 킹 펭귄 서식지가 나왔고, 남극에서 일어나는 눈으로 보고 느끼고 몸으로 체감하는 일들이 전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재밌을 것 같았다.

 

151p. 남극반도를 떠나며 이번 남극 여행에서 앞으로 이보다 더 놀라운 곳들이 있을까 싶었는데, 상상하지 못했던 다른 방식의 놀라움이었다. 예측은 상상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법. 예측할 수 없다고 섣불리 단정짓지 말아야지. 'Never say never'라고 하지 않았던가.

남극14일차 사우스조이아에서의 마지막 날.

야생동물의 천국, 솔즈페리 평원에서 셀 수 조차 없는 수많은 펭귄들이 물 위에서 땅 위에서 물 속에서 열심히 뛰놀고 있었다.

 

161P.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남극 극장에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의 화면 속에 내가 있는 듯했다. 태어나서 그토록 수많은 야생동물들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일도 없었고, 비슷한 경험조차 없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알바트로스호는 급하게 돌아가야 했다.

나는 코로나19가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면 사스나 메르스처럼 몇 달 조심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과 해외에 없었기 때문에 고립이 어떤건지 체감할 수 없었다.

 

책에 나온 고립에 대한 생생한 일지와 상황들이 너무 안타깝고 극적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하면서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었다.

 

입항은 모두 거절 당하고, 티켓은 여행가이드로 일하는 승객이 알아봐준다고 하여 작가 부부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표를 알아보지 않았다. 하루가 지날 수록 입항은 거절하는 나라는 많아졌고, 여행가이드가 알아봐주는 티켓은 터무니 없는 가격과 길게 돌아가는 루트 뿐이었다.

 

나중에는 잠깐의 시간을 주고 개인적으로 티켓을 구하면 우루과이에서 하선할 수 있다는 방송이 나온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점점 고립될까봐 , 개인적으로 티켓을 구하고 배에서 내리는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인터넷도 잘 안 되는 배 안에서, 부부는 급하게 표를 계속 알아보게 되었고 한국에서 알아봐주는 표들이 예약하면 몇시간 뒤에 취소 되고 비행기가 아예 안 뜨는 상황도 발생하고 수십번의 비행기 예약과 취소의 상황이 반복되었다. 표를 다 예매하고 몇 번의 환승 부분의 내역을 우루과이 직원의 스케줄 발음을 캔슬로 알아듣는 실수로, 배에서 내리기 직전에 부부는 끝내 배에 갇히게 되었다.

 

그리고 배의 스탭들은 승객들이 다 하선하지도 못하는데 자신들이 먼저 탈출을 한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때 다른 배에서는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거나 기침 환자들이 점점 많아졌고, 승객들 중 다른 배로 옮겨탄 곳에서 사망자들이 나오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생사가 오가는 그런 상황 속에서 터무니 없는 직원의 실수가 원망스러웠고, 먼저 탈출하려는 스탭들의 책임감 없어 보이는 행동이 더 힘들게 느껴졌을 것 같았다.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정착하여 식량도 없이 언제 구출 될 지 모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고립 18일차 몇 번의 비행기 예약과 취소를 계속 반복한 끝에 승객 비행기는 아니지만 화물 운반 하는 비행기의 운행 사항을 알아봐준 친구 덕분에, 우루과이 영사관님에게 부탁하여 비행기 좌석을 어렵게 만들어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배에는 여러 세계 나라 사람들이 타고 있었고 한국인은 부부 2명 뿐이었지만 매일 찾아와 안부를 물어봐주는 건 대한민국 영사관 뿐이었다.

 

24시간 밤낮 없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구출에 힘써주시는 모습이 너무 인류애가 전해지면서 동시에 짠하게 느껴졌다.

 

한국 글자가 쓰여져 있는 과자가 이렇게 반가운 일 인가, 구하기도 힘든 한국 과자들을 챙겨주는 소소한 정이 깊게 느껴지는 순간이었고 부부가 긴박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을 것 같았다.

 

마지막에는 짐을 한국으로 못 들고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노트북이나 카메라 같은 고가의 장비들과 10년간 세계여행하며 모은 물건들 중에 고르는 상황까지 왔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고르기 힘든 최대의 난제일 것 같다.

배에서 호텔 직원들이 불러주는 이별 노래를 들으며 부부들은 배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까지 비행기 입국에서 문제들이 있었지만 우루과이 영사님의 도움으로 출발할 수 있었고, 짐들도 다행히 영사님이 맡겨두었다가 잘 전달 받을 수 있었다.

남극 탐험한지 34일만에 무사히 인천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계속 고난과 역경이 반복되어서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고립 일지였다.

배에서 땅까지 발을 내딛는 순간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던가 싶었고, 코로나19가 정말 무섭기도 한 일화였다.

남극이 궁금하다면,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볼 법한 동물들을 마음껏 보며 대리만족할 수도 있고

코로나19로 힘겹게 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탈출하는 긴박한 이야기까지!

단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남극여행 에세이 '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책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리 덕후가 알려주는 여행이라, 어떤 책 일지 궁금했다.

더군다나 지리적인 거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나에게는, 어떤 지리적인 요소로 여행을 알려줄지 더 기대가 되었다.






작가 서지선님은 24개국 100여 개가 훌쩍 넘는 도시를 여행 하셨다니 정말 놀라웠다.

 

그리고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패키지 여행도 정말 많이 다녔다고 한다. 여행은 꼭 자유여행을 해야 진정한 여행이라고 고정 관념이 박히게 이야기하는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분 같았다.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걸 보고 싶다고 생각하면 욕망을 실현하기엔 패키지 여행만한게 없다고 하니, 정말 맞는 말이었다.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보려고 계획표며 지출 계획도 잡아보지만 이동 수단과 시간 제약에서 자유 여행에는 늘 한계가 있다.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패키지 여행에 대한 편견이 조금 깨진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이야기 하는 아프리카라고 생각하면 일년 내내 덥다, 아프리카에 초원과 사막 뿐, 대도시가 없다, 아프리카 사람은 당연히 흑인이다는 편이다

 

나도 똑같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사하라 사막하면 넓게 펼쳐진 모래 사막을 떠오른다. 하지만 단 20%만이 모래 사막이라고 한다. 나머지 대다수는 모래가 아닌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처음 안 사실들이 많았다.

 

 

73P. 모래로 뒤덮인 능선이 고고히 자리해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 속에서 내가 지구를 탐험하는 여행자라는 감각이 뼛속 깊이 새겨졌다. 자연의 경이로움 속에서 나는 보잘것 없는 하나의 인간이었고, 붉은 태양과 고운 모래 사이로 겸허히 들어섰다.

 

사막에 가게 된다면 광활하게 끝도 없이 펼쳐진 사막을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며 눈에 가득 담아보고 싶었고, 쏟아지는 사하라의 별들도 꼭 보고 싶었다.

 

영상이나 그럴듯한 여행 사진들을 보면 멋진 모습들만 가득했지만, 이 책에는 어김없이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있어서 좋았다.

 

차가운 물로 샤워하고 옷을 벗는 것 조차 소름이 돋을 정도로 난방이 되지 않는 숙소에서 여행 하는게 켤코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혼자 여행 하거나 생활 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더 힘들 수도 있다. 장점도 많지만 어느 순간, 상대방에게 맞추다 보면 문제는 늘 터지기 마련이다.

 

친구와 사소한 일로 싸우고, 작가는 찝찝하지만 자유를 느끼며 여행을 즐기고 돌아왔다. 숙소에 있던 친구의 사과로 풀어져서 다행이었다. 특히 여행지에서는 서로 예민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더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대학생 시절 해외 여행이 생각이 나서 공감이 많이 갔다.

그때 처음으로 장기로 해외 자유여행을 떠났는데, 그때는 무슨 베짱이었는지 정말 겁 없이 잘도 다녔다. 아무것도 모르면 오히려 단순하게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이때 였던 것 같다. 친구의 정보력으로 잘 다녔지만, 여행 중에 결국 여러 사건들과 예민함 때문에 터지고 말았고 여행 내내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았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며칠 동안 같이 생활하고 지내고, 서로의 입맛과 생활 습관들까지 맞추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대가족을 이끌고 치앙마이로 떠난 작가의 여행담이 정말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조카와 이모와 단촐하게 시작했다가, 결국 대가족 여행이 되어버렸고 작가는 모든 여행의 처음 부터 끝까지 다 계획하고 조정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생각만 해도 너무 머리 아프고 힘들 것 같았다.

 

8명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패키지 여행을 맞춤으로 예약해야 했고, 비행기부터 숙소 일정들을 전부 다 정해야 했기에 가족들의 단톡방은 불이 났다고 한다. 이렇게 총대 메고 행동하는 사람이 나중에 분명히 욕을 먹을 때도 있을 건데, 이런 시선으로 읽었는데 다행히 그런 불화는 없어서 다행이었다.

 

 

이 여행 부분을 보니 또 가족과 함께 패키지로 떠난 일본 여행이 떠올랐다.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고 일본에 다녀온 경험 때문에 모든 걸 내가 계획하고 정했던 기억이 났다. 엄마와 언니 나 이렇게 셋이서만 가는 데도 맞출게 너무 많았는데, 8명의 생각들을 다 맞추다니 거기다 연령도 다 다양하기에 생각만 해도 숨이 막혔다. 패키지 여행으로 가서 마지막에 어떤 상점을 찾아가느라 밤새 길을 잃었던 기억이 났다. 안 되는 일본어와 영어 바디 랭귀지를 써가며 겨우 숙소를 찾아 갔고, 그렇게 일본이 빨리 문을 닫는지 처음 알 정도로 정보가 부족했고 용기만 가득했다.

 

아직도 그때 길을 잃고 다시 찾아올 때의 경험담을 엄마는 다행이라고 지금까지 이야기 할 정도로 추억이 된 경험이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그때는 혹시나 숙소에 못 돌아갈까봐 앞이 캄캄했고, 낯선 땅에서 언어도 통하지 않아 입이 바짝 바짝 말랐지만, 책임지고 길을 찾았던 기억이 났다.

 


누구나 다 아는 여행 패키지 회사에서 저런 말도 안되는 성희롱을 일삼는 사람이 가이드였다니 읽는 내내 화가 났다. 돌아오고 나서 작가는 여행사에 장문으로 항의를 하기는 했지만, 여행 하면서 왜 작가는 한번도 화를 내지 않았는지 안타깝기도 했다. 여자를 상품 취급하거나 외모로 성희롱했고, 가족들이 다 있는데도 작가와 10대 동생을 보며 능글맞게 온갖 말을 다 했다고 하니 대단했다. 돌고래 쇼에 돌고래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자, 가이드는 장난식으로 용왕님께 제물을 바쳐야 하는데 젊은 여자를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듣고 있던 중년 여자들은 늙은 여자는 줘도 안먹는다고 하하호호 웃으며 저급한 대화가 오가는 상황.... 옆에 부모님도 있는데 저런 상스러운 대화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다니 너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요즘 같은 시대에 아직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아직까지 성차별과 성희롱에 대해 뭐가 뭔지도 모르고 , 아니 알면서도 무식하게 내뱉는 사람이 있다니 아직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82P. 한국인들은 국가에 수치스러운 내용이 있더라도,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외신을 통해 알리려고 노력한다.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지 않겠다면, 외신의 압박이라도 통해 부끄러운 줄 알고 문제를 해결해보라는 의미다.

반면 일본은 국가의 수치스러운 면모를 최대한 숨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일본' 이라는 명제에 알다가도 모를 집착이 있어

일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깨고 싶지 않아 한다.

 

일본이 항상 뭔가 숨기고, 자신의 나라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문장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 여행을 생각하면 잘 갖춰진 형식과 부담스러울 정도로 예의바른 태도, 깨끗했던 도시가 떠올랐는데 현지인으로 살아보면 한국과 다른 문화가 많이 느껴진다고 한다.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는 건 물론이고, 융통성 없고 디지털 시대에 아직 아날로그 적인 것도 놀라웠다.

도시락 싸갔는데 여자력 (여성스럽다는 말을 비꼬아서 말하는 신조어) 이 높아서 시집 가도 되겠다고 말하는 건 우리나라와 조금은 닮았지만.


182P.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은 구시대적인 것들을 붙잡고 발전하지 못하는 것을 보이지만,

동시에 옛것을 소중히 하는 일본의 모습을 동경하기도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일본의 옛것을 소중히 하면서 몇십년 몇백년의 가업을 이어받은 몇대의 우동집, 식당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소재의 영화도 많이 있을 것이다. 아날로그적이고 느리고 감성적인 것을 추구하고 그런 감성을 좋아서 찾아보는 한국 사람들도 꽤 많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사람들이 자신의 것을 버리지 못하고 변화하지 못하는 고집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뭐가 맞고 다른 건지는 선택에 따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수용할 줄 알고 변화가 필요할 때는 도전해보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누군가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달라지는 것 같다.

혼자 하면 혼자 하는대로 여러 선택지와 자유로운 여행을 하며 새로운 친구들도 사귈 수 있는 여행이 된다.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서 숙소, 음식, 일정이 많이 달라지고 여행의 목적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다녀도 여행을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많이 다니다 보면 분명히 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어디든 떠나고 싶은데 지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조금 답답해졌는데, 여러 나라를 다녀본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대리만족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여행의 지극히 현실적이고 힘들기도 했던 삽질 에피소드를 통해 ,

평소에 가지고 있던 나의 편견들과 환상들도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여행은 언제나 삽질의 연속이고 부딪치며 얻는 경험들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 성장할 수 있는 여행을 많이 해보고 싶다.

 

작가를 한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재밌는 에피소드가 가득한 세계 여행의 깊은 경험담을 알 수 있는 이 여행 에세이를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제목만 봐도 퇴사 후에 어떤 삶을 살길래 불안하지 않을까, 요가수련하는 일러스트를 보고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

 

이 책은 부부가 잘 다니던 안정적인 회사를 동시에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하는 내용의 책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세계여행을 다녀 온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끊임 없이 질문하고 계속 성장하는 책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세계 여행이나 여행을 다녀와서 어떤 큰 성과를 이뤘다거나, 회사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으며 행복한 생활을 하는 그런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끊임 없이 고민하고 사이드잡이나 n잡을 어떻게 하며 생계를 꾸려야 할지 회사를 들어가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방법은 무엇인지, 불안 속에서도 그걸 이겨내는 법을 알려준다. 과외를 하고 요가 수련을 하고, 책 출판사를 전전하고 유투브를 개설하며 자신의 밥벌이를 끊임 없이 모색한다.

 

 



85P. 온 마음 다해 행복했던 그 시간, 그냥 아무 때나 꺼내 먹을 수 있는 추억이면 충분하다. 추억이 밥을 먹여주진 않지만 영양제쯤은 된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알고 이를 지키기 위한 시간은 충분히 가치 있다.

 

 

자이언티 노래의 '꺼내 먹어요' 의 가사가 생각나는 구절이었다. "그럴 땐 이 노래를 초콜릿 처럼 꺼내 먹어요"

 

아무때나 꺼내 먹을 수 있는 추억이면 충분하다는 문장이 너무 낭만적이었다. 뭐든 물질적인 것과 도움이 되는 것에 이끌려 다니다가, 빈 껍데기만 남아있을 수도 있다.

 

밥을 먹여주진 않지만 영양제쯤 된다는 말처럼,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는 추억 하나로 어쩌면 어떤 사람 인생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할 것이다.

 


92P. 언제든지 결정을 내리는 건 세상이 아닌 나다. 내 삶은 주위에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끌고 가는 것이었다.

 

 

단순한 문장이지만 자꾸 잊게 되는 게 인생의 주체성이 ''라는 사실이다. 항상 남들과 비교하거나 세월의 순서에 따라서 주입식으로 맞춰 살다 보니, 어느새 남들의 시선에 맞춰 살게 되는 걸 발견한 순간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왜 나는 주체성과 자존감이 부족할까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내가 선택하고 따르는 것에 책임을 지고 나아가면 되는 단순한 이치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면서, 그동안 실패와 두려움 그리고 책임감에 대한 무게감 때문에 계속 주위 탓만 하고 다닌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일년에 세 번이나 농사를 짓는다면, 태풍이나 장마가 휩쓸고 지나갈 때 허망하게 한 해 농사를 망치는 한국보다는 위험이 분산되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직업도 3개쯤 되면 훨씬 안정 될 것 같았다. N잡에 대한 고찰을 3모작이라고 표현한 것이 정말 인상 깊었다.

 

 

103P. 하고 싫은 일을 쳐내다 보면 좋아하고자 하는 일의 교집합에 가까워질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문장이 정말 각광 받던 예전에는, 뭐든 견디고 하기 싫은 일도 꾹 참고 해내다 보면 인과응보처럼 좋은 일이 찾아오는 게 순리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것이 젊은이들의 마지막 가느다란 희망의 줄처럼 믿고, 하기 싫은 일을 참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의 젊은이들 그리고 시대는 달라졌다. 똑같은 패턴의 일자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유투버나 덕업 일치로 돈을 버는 사람이 많이 생겨난 것처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직업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좋아하는 일에 거리낌 없이 도전하고, 싫어하는 일을 쳐낼 시기가 온 것이다.

 

 

 


 

129P."인생은 '어떻게 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할까'에 달려 있어.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면 돼"

 

'' 이렇게 인생이 재미없는지 자문할 시간에 '무엇을'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를 찾는 것. 이유가 아니라 방법을, 질문을 바꿔보는 것이 비결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친구가 만날 때마다 '요즘 재밌는 일 있어?, 요즘 인생의 낙은 뭐야?' 라는 질문을 매번 해왔다.

 

처음에는 솔직하게 말했는데 갈수록 뭔가 내 대답을 기대하는 눈치였고,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왜 재미 없이 살까, 자책을 해왔는데 '무엇을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은 안 해봤던 것에서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지금 그 친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사이드 잡들을 마음껏 용기있게 실천하는 중이다. 뭐든 도전하는 것에 두려워하던 나와는 다르게 하다가 중도포기해도 시작하면 된다는 그 마인드를 정말 배우고 싶다.

 

책에서는 작가 부부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실제로 세계 여행을 위해 퇴사를 하고 그 다음 삶을 살아가는 부부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그 부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현실적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 수 있었고, 세계 여행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제제미미 ; 세계여행을 다녀온 후로 아이 둘이 생겼고, 스타트업도 창업해 운영 중이다. 성장기록 플랫폼 '쑥쑥찰칵' 앱을 개발한 부부

 

여행을 하면서도 에어비앤비와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활성화시켰다. 보이지 않는 시장을 직접 만들어낸 그들의 이야기.

 

 

145P. 인생이라는 문제에서 어떠한 답을 고르던 그 답은 정답입니다. 하지만 어떤 답을 고를지 고민하다 시간 안에 답을 적지 못했다면 결국 오답이 되겠죠. 여러분은 이미 고민의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그 답을 시작하사세요.

 

 

인생에서 어떠한 답을 골라도 정답이라고 확신 있게 대답해주는 그들 덕분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과거에 대해 후회하고 미래에 대해 걱정만 가득한 시간들을 털어낼 수 있었고, 앞으로 나의 선택에도 조금은 위안이 될 것 같았다.

 



키만 소리&효섭 ; 2년 동안 디지털 노마드로 세계여행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첫 책을 냈고, 조지아에서 6개월간 셰어하우스를 운영, 헬프엑스, 호스티 등 다양한 방법을 돈을 벌며 여행했다. 현재는 출판스튜디오 '쓰는 하루'를 운영하며 출판사와 북카페 대표, 글방 에디터가 되었다.

 

 

207P. 그 모든 결정이 바로 우리 경험에서 나와요. 인생도 비슷한 것 같아요. 무엇이든 많이 해보고 경험해봐야지 잘 선택할 수 있어요. 남들이 다 좋다는 것들이 나와 맞지 않을 수 있어요. 그건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나의 인생과 그 선택이 맞지 않은 거죠.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아주 작은 거라도 해보세요.

 

 

디지털 노마드를 실천하면서 세계여행을 하면서도 책을 펴낸 부부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낯선 땅에서 셰어 하우스를 운영할 정도로 자신의 공간을 운영하면서도 돈을 벌수 있었던 용기도 대단한 것 같다. 모든 결정이 우리 경험에서 나오듯이, 뭐든 많이 해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에게 강한 자극제가 되었다. 어렸을 때 패기있게 도전하고 실패했던 경험을 자양분 삼아 더 나아가지 못했던 게 후회되기도 했지만, 아직 뭐든 많이 경험해 볼 수있는 용기를 듬뿍 얻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154P. 멀게만 보였던 이상향에 예기치 못하게 두 번이나 도달하고 나니 무겁게만 대하던 인생이 가벼워졌다. 세계여행도 두 번 할 수 있겠구나. 다시는 못 온다고 누가 그랬는가. 삶이 또 무거워지면 언제든 또 훌쩍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어렵고 힘들게 보이던 문제들이 하나의 문턱을 넘으면 예상 외로 쉽게 다가올 때가 있다.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들인데, 예전에는 뭐가 그리 무서워서 시도도 못했던 것들이 정말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보니 생각보다 별거 아닌 일이 많았다.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야 하는 시선과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가벼운 자세로 임한다면 뭐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

 

무겁게만 느껴지던 인생이 가벼워졌다는 문구가 정말 좋았다.

 

 

169P. 몇 천원짜리 티셔츠 한 장을 사더라도 몇 벌씩 입어보며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는다. 그런데 직업에 있어서는 처음 입어본 옷을 벗기가 특히 어렵게 느껴진다.

 

 

나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고, 지금 도전에 용기를 북돋아주는 문장이었다. 인생 한번 뿐인데, 맞지 않는 옷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고 큰일이 날까? 단순하게 생각하니 뭔가 홀가분해졌다. 한국인들은 특히 직업에 대한 변화를 두려워하고 전공과 직업에 대한 맞춤 인식이 강하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조금 더 도전을 해보고 자신의 영역을 확장 시켜 여러 직업을 고르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서 동반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다니는 부부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지만 다들 마음 속에 꿈틀대는 작은 꿈과 낭만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삶이 꼭 정해진 방향이 아닌 여러가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여행에 대한 환상을 다룬 이야기가 아닌 ,

 

고군분투하며 겪는 그들의 현실적인 이야기와 세계 여행을 하며 느낀 인생의 해답들을 엿볼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현실적이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문제들과 여행에 대한 이면들을 알 수 있는 이 여행 에세이를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