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쿠바 - 14살 연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동 쿠바살이
쿠바댁 린다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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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에 정말 핫했던 여행지 중에 하나가 쿠바였다.

2018년에 방영했던 송혜교 박보검의 드라마 '남자친구' 에서도 쿠바 아바나가 나와서 정말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었다.

류준열,안재홍,이재훈이 나오던 트레블러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환상적인 쿠바의 일몰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만큼 대중들에게도 쿠바나가 정말 친근하고 매력적인 나라였을 것이다.

 

지금은 가기에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쿠바의 일상과 쿠바 남편을 만나기까지의 과정들을 보며 대리만족도 하면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어졌다.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연주자 옆에 쿠바댁 린다가 있는 표지, 처음에는 이 남자 분이 남편 분인지 알았다.

노란 배경과 노란 옷을 입은 린다와 멋지게 쿠바를 즐기는 듯한 느낌의 표지가 밝은 느낌이라 좋았고, 무엇보다 14살 연하 남편을 만나게 된 사연이 궁금해졌다.

외국계 회사 팀장으로 일하다 쿠바로 여행을 가게 되면서, 우연히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만 봐도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졌다.

 

우연히 휴가를 떠난 쿠바여행에서 조단의 적극적인 구애와 진실된 믿음과 신뢰로, 그녀의 마음을 움직여 머나먼 쿠바와 한국을 오가며 만나게 된다.

그들의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알기 전까지 , 그저 한국에서 결혼식 하는 장면은 아름다워 보이기만 했다.


알고 보면 조단과 린다가 결혼하기까지 정말 험난한 과정이있었다.

조단은 해외여행을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 여권도 없었고, 쿠바에서는 여권과 비자까지 받는 건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여권 비용도 엄청 났고 학생 비자를 받으려면 졸업증명서 성적 증명서의 수수료 값 24만원을 내야 했다. 서류부터 엄청난 수수료 값에 심지어 그 대학교수가 직접 가서 서류를 내야 했다. 다행히 조단이 집에서 서류들을 찾아서 수수료 값은 안 내도 되었지만, 교수가 직접 가기 까지 많은 힘든 과정들이 있었을 거라 짐작이 되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이렇게 힘든 일인가...

 

한국에 와서 조단은 한국어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한국 문화를 익히는 것도 힘든데, 어려운 한국어를 공부하는 쿠바인이라니 정말 린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는 몇 번이나 교실 문을 박차고 나오고 싶었지만, 린다를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했고 지인 중 한국어 교사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쿠바와 한국이 많이 멀었지만, 그들 사랑의 거리는 결코 멀지 않았다.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고, 그들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익히기 위해 도우며 배우는 과정들이 결코 쉽지 않을 건데 대단해보였다.

 

린다의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기까지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그녀의 단호한 마인드와 그동안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모님은 린다와 조단을 믿고 많이 지지해주는 게 느껴졌다. 45살 한국에서는 늦은 나이였지만,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고 나이와 국경을 초월해서 인생에서 진실된 사랑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자주 가는 레스토랑의 야외를 빌려서 야외 결혼식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식을 온전히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조단은 린다의 나이를 묻지 않았고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놀라웠다.역시 한국과는 많이 다른 문화였고, 사랑과 사람이 정말 중요한 조단의 깊은 속내가 느껴져서 좋았다.



인테리어부터 남달랐던 부티크 호텔은 쿠바 음악가와 프랑스 예술가가 결혼을 하여서 파리의 부티크 호텔을 그대로 옮겨놓은듯 했다.

쿠바에서는 인터넷 시설이 한국보다 열악해서 3G가 되는게 정말 힘들다. 친구가 생일선물로 예약해준 부티크 호텔 스위트 룸에서 인터넷도 잘 되고 휘황찬란한 조식 부터 시부모님으로부터 정성가득 선물까지, 작가가 처음 보내는 쿠바에서의 생일날 정말 사랑받고 대접 받는 게 느껴졌다.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많이 베풀고 있고 또 더 베풀어야 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졌다.



작가가 극찬한 아바나의 말레꼰 663이 내가 생각하던 쿠바의 세련되고 튀는 색감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재연해놓아서 인상 깊었다.

 

아바나 비엔날레를 진행 한 곳이었고, 부티크 호텔과 일몰을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루프탑 바,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작품들, 눈앞에 멋진 바다까지 모두 누리기에 너무 좋아보였다. 예술과 파도, 감각적인 작품과 세련된 음식까지 경험하러 너무 가보고 싶은 1순위의 장소였다.



쿠바에서 김치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동안 회사 일로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쿠바에서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작가는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요리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식자재와 부자재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여러 채소들을 다양하게 이용하여 김치를 만들었다. 해외에 나가면 한국 음식이 생각이 난다는데 김치만큼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 없을 것 같았다.

 

한국에서 손쉽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도 쿠바에서는 정말 소중했다. 유통기한이 비교적 길었지만, 아껴 먹느라 라면에 벌레들이 생겼다.

벌레들이 있으면 한국에서는 그냥 버리고 다른 라면을 사먹으면 될 것 같지만, 쿠바에서는 쉽게 구할 수가 없기에 1시간이나 벌레들을 다 떼고 물에 끓여서 소독해서 먹었다는 글이 너무 인상 깊었다. 환경에 따라서 생존하기 위해 , 쿠바에서 재료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쿠바에서 여러 힘든일 도 있었지만, 작가는 쿠바의 광활하고 멋진 하늘을 보면서 힐링 받는 게 전해졌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하늘의 모습이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이 느껴졌다. 쿠바에서는 한국과는 다르게 환경적으로 많이 열악했다. 한국이 어쩌면 너무 편리하고 발달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전과 단수는 셀 수 없이 많이 되었고, 무더운 여름에 외출하기도 힘든 나라이지만 에어컨도 아직 완전 옛날 기계만 사용하고 있었다. 거기다 대부분의 식당과 장소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기는 쉽지 않았다.

 

비가 오고 세차게 바람이 불던 날 앞집에 창문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앞집 사람은 창문이 떨어져도 아랑곳 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쿠바 사람들은 정전이 되고 에어컨이 고장이 나면 밖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걸어 다니며 춤을 춘다고 한다.

그들은 환경적인 제약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그 상황에 할일이 없으면 즐기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낙천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36P. 이제는 달라져볼까 한다. 내가 있는 이 천국에서 똥도 밟아보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춰 보아야겠다. 좀 더 유연한 사고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봐야겠다. 이곳에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려봐야 나중에 미련이 없겠지?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장 시스템과 열악한 환경이라서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그 환경들 속에서도 감사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과 그 마음을 잘 알아주는 동반자가 있다면 어디라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린다가 지금 사는 삶이 딱 그 모습이었다. 조단을 귀인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고마워하고, 자기 옆에서 믿어주고 한결 같이 사랑해주는 마음을 위해서 잘 살아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워보였다. 자신의 삶 속에 사람들을 항상 귀하게 생각할 줄 알고, 행복하게 주어진 인생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그녀의 앞으로의 모습들이 궁금해졌고 독자로서 계속 응원하고 싶다.

 

책을 읽고 난 뒤 한 문장의 마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쿠바댁 린다의 진실되고 사랑 가득한 쿠바의 일상과 이야기,

나도 인생을 좀 더 유연하고 온전하게 즐기고 싶어졌다.

 

진정한 쿠바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쿠바 남편 한국 여자가 사는 알콩달콩 신혼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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