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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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제목만 봐도 퇴사 후에 어떤 삶을 살길래 불안하지 않을까, 요가수련하는 일러스트를 보고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

 

이 책은 부부가 잘 다니던 안정적인 회사를 동시에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하는 내용의 책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세계여행을 다녀 온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끊임 없이 질문하고 계속 성장하는 책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세계 여행이나 여행을 다녀와서 어떤 큰 성과를 이뤘다거나, 회사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으며 행복한 생활을 하는 그런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끊임 없이 고민하고 사이드잡이나 n잡을 어떻게 하며 생계를 꾸려야 할지 회사를 들어가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방법은 무엇인지, 불안 속에서도 그걸 이겨내는 법을 알려준다. 과외를 하고 요가 수련을 하고, 책 출판사를 전전하고 유투브를 개설하며 자신의 밥벌이를 끊임 없이 모색한다.

 

 



85P. 온 마음 다해 행복했던 그 시간, 그냥 아무 때나 꺼내 먹을 수 있는 추억이면 충분하다. 추억이 밥을 먹여주진 않지만 영양제쯤은 된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알고 이를 지키기 위한 시간은 충분히 가치 있다.

 

 

자이언티 노래의 '꺼내 먹어요' 의 가사가 생각나는 구절이었다. "그럴 땐 이 노래를 초콜릿 처럼 꺼내 먹어요"

 

아무때나 꺼내 먹을 수 있는 추억이면 충분하다는 문장이 너무 낭만적이었다. 뭐든 물질적인 것과 도움이 되는 것에 이끌려 다니다가, 빈 껍데기만 남아있을 수도 있다.

 

밥을 먹여주진 않지만 영양제쯤 된다는 말처럼,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는 추억 하나로 어쩌면 어떤 사람 인생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할 것이다.

 


92P. 언제든지 결정을 내리는 건 세상이 아닌 나다. 내 삶은 주위에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끌고 가는 것이었다.

 

 

단순한 문장이지만 자꾸 잊게 되는 게 인생의 주체성이 ''라는 사실이다. 항상 남들과 비교하거나 세월의 순서에 따라서 주입식으로 맞춰 살다 보니, 어느새 남들의 시선에 맞춰 살게 되는 걸 발견한 순간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왜 나는 주체성과 자존감이 부족할까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내가 선택하고 따르는 것에 책임을 지고 나아가면 되는 단순한 이치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면서, 그동안 실패와 두려움 그리고 책임감에 대한 무게감 때문에 계속 주위 탓만 하고 다닌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일년에 세 번이나 농사를 짓는다면, 태풍이나 장마가 휩쓸고 지나갈 때 허망하게 한 해 농사를 망치는 한국보다는 위험이 분산되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직업도 3개쯤 되면 훨씬 안정 될 것 같았다. N잡에 대한 고찰을 3모작이라고 표현한 것이 정말 인상 깊었다.

 

 

103P. 하고 싫은 일을 쳐내다 보면 좋아하고자 하는 일의 교집합에 가까워질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문장이 정말 각광 받던 예전에는, 뭐든 견디고 하기 싫은 일도 꾹 참고 해내다 보면 인과응보처럼 좋은 일이 찾아오는 게 순리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것이 젊은이들의 마지막 가느다란 희망의 줄처럼 믿고, 하기 싫은 일을 참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의 젊은이들 그리고 시대는 달라졌다. 똑같은 패턴의 일자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유투버나 덕업 일치로 돈을 버는 사람이 많이 생겨난 것처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직업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좋아하는 일에 거리낌 없이 도전하고, 싫어하는 일을 쳐낼 시기가 온 것이다.

 

 

 


 

129P."인생은 '어떻게 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할까'에 달려 있어.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면 돼"

 

'' 이렇게 인생이 재미없는지 자문할 시간에 '무엇을'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를 찾는 것. 이유가 아니라 방법을, 질문을 바꿔보는 것이 비결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친구가 만날 때마다 '요즘 재밌는 일 있어?, 요즘 인생의 낙은 뭐야?' 라는 질문을 매번 해왔다.

 

처음에는 솔직하게 말했는데 갈수록 뭔가 내 대답을 기대하는 눈치였고,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왜 재미 없이 살까, 자책을 해왔는데 '무엇을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은 안 해봤던 것에서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지금 그 친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사이드 잡들을 마음껏 용기있게 실천하는 중이다. 뭐든 도전하는 것에 두려워하던 나와는 다르게 하다가 중도포기해도 시작하면 된다는 그 마인드를 정말 배우고 싶다.

 

책에서는 작가 부부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실제로 세계 여행을 위해 퇴사를 하고 그 다음 삶을 살아가는 부부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그 부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현실적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 수 있었고, 세계 여행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제제미미 ; 세계여행을 다녀온 후로 아이 둘이 생겼고, 스타트업도 창업해 운영 중이다. 성장기록 플랫폼 '쑥쑥찰칵' 앱을 개발한 부부

 

여행을 하면서도 에어비앤비와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활성화시켰다. 보이지 않는 시장을 직접 만들어낸 그들의 이야기.

 

 

145P. 인생이라는 문제에서 어떠한 답을 고르던 그 답은 정답입니다. 하지만 어떤 답을 고를지 고민하다 시간 안에 답을 적지 못했다면 결국 오답이 되겠죠. 여러분은 이미 고민의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그 답을 시작하사세요.

 

 

인생에서 어떠한 답을 골라도 정답이라고 확신 있게 대답해주는 그들 덕분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과거에 대해 후회하고 미래에 대해 걱정만 가득한 시간들을 털어낼 수 있었고, 앞으로 나의 선택에도 조금은 위안이 될 것 같았다.

 



키만 소리&효섭 ; 2년 동안 디지털 노마드로 세계여행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첫 책을 냈고, 조지아에서 6개월간 셰어하우스를 운영, 헬프엑스, 호스티 등 다양한 방법을 돈을 벌며 여행했다. 현재는 출판스튜디오 '쓰는 하루'를 운영하며 출판사와 북카페 대표, 글방 에디터가 되었다.

 

 

207P. 그 모든 결정이 바로 우리 경험에서 나와요. 인생도 비슷한 것 같아요. 무엇이든 많이 해보고 경험해봐야지 잘 선택할 수 있어요. 남들이 다 좋다는 것들이 나와 맞지 않을 수 있어요. 그건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나의 인생과 그 선택이 맞지 않은 거죠.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아주 작은 거라도 해보세요.

 

 

디지털 노마드를 실천하면서 세계여행을 하면서도 책을 펴낸 부부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낯선 땅에서 셰어 하우스를 운영할 정도로 자신의 공간을 운영하면서도 돈을 벌수 있었던 용기도 대단한 것 같다. 모든 결정이 우리 경험에서 나오듯이, 뭐든 많이 해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에게 강한 자극제가 되었다. 어렸을 때 패기있게 도전하고 실패했던 경험을 자양분 삼아 더 나아가지 못했던 게 후회되기도 했지만, 아직 뭐든 많이 경험해 볼 수있는 용기를 듬뿍 얻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154P. 멀게만 보였던 이상향에 예기치 못하게 두 번이나 도달하고 나니 무겁게만 대하던 인생이 가벼워졌다. 세계여행도 두 번 할 수 있겠구나. 다시는 못 온다고 누가 그랬는가. 삶이 또 무거워지면 언제든 또 훌쩍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어렵고 힘들게 보이던 문제들이 하나의 문턱을 넘으면 예상 외로 쉽게 다가올 때가 있다.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들인데, 예전에는 뭐가 그리 무서워서 시도도 못했던 것들이 정말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보니 생각보다 별거 아닌 일이 많았다.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야 하는 시선과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가벼운 자세로 임한다면 뭐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

 

무겁게만 느껴지던 인생이 가벼워졌다는 문구가 정말 좋았다.

 

 

169P. 몇 천원짜리 티셔츠 한 장을 사더라도 몇 벌씩 입어보며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는다. 그런데 직업에 있어서는 처음 입어본 옷을 벗기가 특히 어렵게 느껴진다.

 

 

나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고, 지금 도전에 용기를 북돋아주는 문장이었다. 인생 한번 뿐인데, 맞지 않는 옷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고 큰일이 날까? 단순하게 생각하니 뭔가 홀가분해졌다. 한국인들은 특히 직업에 대한 변화를 두려워하고 전공과 직업에 대한 맞춤 인식이 강하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조금 더 도전을 해보고 자신의 영역을 확장 시켜 여러 직업을 고르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서 동반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다니는 부부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지만 다들 마음 속에 꿈틀대는 작은 꿈과 낭만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삶이 꼭 정해진 방향이 아닌 여러가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여행에 대한 환상을 다룬 이야기가 아닌 ,

 

고군분투하며 겪는 그들의 현실적인 이야기와 세계 여행을 하며 느낀 인생의 해답들을 엿볼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현실적이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문제들과 여행에 대한 이면들을 알 수 있는 이 여행 에세이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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