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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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구매...지만 벌써 넉 달만. 이번에도 가족아이디 쿠폰 털어 월말에 사고 나니 다음날 신제품 코스타리카 원두가 나왔다 두둥...그렇지 디카페인이니까 카페인 있는 거도 사야지 그런 거지...빙하수에 원두를 담그어 카페인 뺐다는 광고 문구를 이번에 처음 봤다. 내일은 이 커피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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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의 세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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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31 요스타케 신스케.

민트색 표지가 귀여운 손바닥 만한 책이다. 같은 작가 책은 거의 다 샀는데 이 책은 유독 짧다. 앉아서 1분컷, 순식간에 읽는다.
만약, 을 말하기 전에,
만약의 세계에 놓인 무엇이든 절실한 것들은
손목을 잡아채서 내 앞으로 데려다 놓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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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이코 테이크아웃 18
정용준 지음, 무나씨 그림 / 미메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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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9 정용준.

한 달에 소설 다섯 권은 무거웠니. 월말이 다가오자 치트키 치듯 단편 하나 분량 책을 빌렸다. 사실 전자책이라 빌리고 나서야 얼마만한 책인지 알았다. 정용준 종이책 세 권 사 놓고 아직도 두 권 못 봤는데. 언제 볼 거야.

미이와 주우는 우연히 다시 만난다. 미이가 갑자기 떠났고, 주우는 미이를 찾아 세상을 헤맸다. 주우는 틱 장애가 있어 자기 의지와 상관 없이 욕을 한다. 그런 주우를 괴물 취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미이 만이 주우를 이해하고 입 속 무언가에게 치즈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두 번이나 머리털을 잘라준다. 미이의 치즈 같은 무언가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사랑하면 안 될 것들을 사랑하는 일, 이라는데, 그렇게 들어도 잘 모르겠더라.

말을 더듬고, 말을 하지 못하고,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한 소설이 제법 있었다. 나는 아무 말이나 막힘 없이 쏟아서 문제인데. 그럼 내 입에도 치즈 비슷한 게 있는지도 모르겠다. 입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을 수도 있겠다.
정용준 소설 속 자폐에 가까운 인물들이 구원을 갈구하는 대상은 비슷한 상처를 가진 다른 하나의 사람이다. 대개 이성이고,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고, 상처를 핥고, 그러다 울고, 스스로의 최악을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 앞에서 처참하게 부서지고, 난장판이다. 이번에는 그렇게 마음 저미는 난장판은 없었다. 마스크도 벗고 공도 뱉었다. 머리카락도 말끔하게 잘랐다. 이제 소설 속 인물들을 조금 덜 괴롭힐 만큼 작가 마음이 유해졌나 싶은데, 못된 독자는 그래서 재미가 좀 덜 한 거 같네요...인물의 불행이 내 슬픔이자 즐거움...하고 있다.(변태새끼야…)
책 속 일러스트에는 온통 비슷하게 생긴 시꺼먼 부처님들이 입을 막고 입에 문 공을 꺼내고 머리도 잘라줬다. 정용준 책은 읽다 보면 어떤 소설은 엄청 좋은 거 같다가, 이건 또 모르겠다가 했다. 이번 건 모르겠다 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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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걸었다. 지하철역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버스 정류장에 멈추지도 않았다. 근린공원을 돌고 8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지나 불 꺼진 초등학교 운동장을 두 바퀴 걷고 파란 육교를 건넜다. 그동안 둘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기이했다. 둘 중 누구도 그것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았다. 초조하지도 답답하지도 않은 침묵. 편하게 주고받는 대화를 능가하는 자연스러움이 녹아 있었다. 미이는 길 한가운데서 걸음을 멈췄다. 주우도 멈췄다. 가로등 불빛이 둘을 비췄고 그림자 두 개가 바닥에 길게 서 있었다. 미이가 말했다.
넌 날 좋아하면 안 돼.
주우가 왜? 라고 묻는 눈으로 미이를 바라봤다.
난 널 좋아하지 않을 거거든.

상관 없어.

미이는 주우가 쓴 글씨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아냐. 서로 안 좋아하면 반드시 한쪽은 슬퍼져.
주우는 볼펜을 들고 한참 뜸을 들이다 뭔가를 썼다. 그리고 노트를 찢어 미이의 손에 쥐어 주고 앞서 걸었다.

안 좋아하는 것은 더 슬퍼.

-주우가 마스크를 벗는 동안 미이는 한 번도 숨을 쉬지 않았다. 아니, 쉴 수 없었다. 20초도 안 된 그 장면은 미이에게 정지 화면처럼 느껴졌다. 마스크를 벗고 입술 위에 까만 색 전기 테이프를 듣고 그 밑에 두꺼운 장판 테이프를 뜯어 냈다. 그리고 주우는 뭔가를 뱉어 냈다. 골프공 크기의 까만 플라스틱 공이었다. 주우는 입을 크게 벌려 뻐근한 턱을 움직였다. 미이는 건네받은 재갈을 손에 들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뭐야?
공 재갈이라고 하는 거야.
뭐야. 말 잘하잖아.
내가 언제 말 못한다고 했어?
그런데 왜?
다른 말도 잘하니까 그렇지.
지금은?
주우는 눈을 꾹 감고 10초쯤 뭔가에 집중했다. 이내 눈을 뜨고 어깨를 살짝 들었다 내렸다.
괜찮을 것 같아. 자고 있는 것 같아.
자? 누가?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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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9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9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0-09-01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특히 장편 말고 단편집을 읽고 나면 작가가 뭐를 말하고 싶은 건지 모를 때가 있어서 생각하기 복잡해
요즘은 비교적 명쾌한 내용의 에세이를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장르마다 다 매력이 있는 건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주로 에세이 분야를 사서 읽고 있더라고요.
말로는 소설을 좋아한다고 하고선. ㅋ

반유행열반인 2020-09-01 16:42   좋아요 1 | URL
저는 소설 읽기가 제일 재미있고 진도도 잘 나가는데, 소설도 많이 사는데 자꾸 엉뚱한 다른 책으로 도망가곤 합니다. 참을 수 없는 소설의 무거움인지...
 
[전자책] 소립자 열린책들 세계문학 34
미셸 우엘벡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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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9 미셸 우엘벡.

습도가 100퍼센트인 날, 5천 걸음 밖에 있는 공원에 갔다. 비바람이 지난 뒤의 흙바닥은 진창과 떨어진 잎들로 뒤죽박죽이 되었지만 물기 많은 끈적한 바람은 생각보다 산뜻했다. 건강을 바라는 성실한 사람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와 너른 잔디밭 둘레를 끝없이 끝없이 돌고 있었다. 
꽃이 다 진 때임을 알면서도 연못에 갔다. 푸른 연잎만 한가득, 물방울 고인 손바닥을 하늘 향해 펼치고 하늘하늘거렸다. 꽃이 거기 있었다는 늦은 연락처럼 연밥만 두세 개 보았다. 연화정이라 이름 붙은 정자 위에는 연꽃 같은 할머니 하나만 피어있었다. 
축축 젖은 나무 의자에 앉아 책을 보았다. 다 그친 게 아니었는지 자잘한 빗방울이 다시 쏟아졌다. 다시 그쳤다. 작고 부지런한 참새들이 주위를 폴짝폴짝 맴돌며 바닥을 열심히 쪼아댔다. 적어도 스무 마리는 되는 참새들은 겁이 없는가, 나 하나쯤은 만만한가, 연신 콕콕 오물오물 퉷퉷 콕콕 오물오물 잘도 먹는다. 대가리도 주둥이도 눈깔도 자그만게 되게 귀엽다. 무심한 참새목장 새치기처럼 참새를 풀어놓고 내 할 일-독서-했다. 
참새만 맴도나 했는데, 나는 노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앉은 자리 삼십 센티도 안 되는 옆에 왠 할머니가 다가와 내 가방과 우산을 치우고 앉으려 했다. 의자에 붙은 경고문을 가리키며 ‘이 미터 안으로 바짝 붙으면 안 된대요!’ 해도 막무가내였다. 아무 말 없던 할머니는 십 분 쯤 자리를 지키다 떠났다. 또 다른 할머니는 옆에 우물쭈물 다가와서 공부하시나, 하다가 전화기를 불쑥 내 얼굴 쪽으로 붙이더니 이게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나 젊은 사람이 좀 고쳐 보시게...그런데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절룩대고 검버섯 잔뜩 핀 가는 다리로 부지런히 걷던 할아버지, 맞은 편 벤치에서 푸시업을 하고 제자리 뛰기를 하고 생난리를 치다 한숨을 쉬며 자리에 주저 앉던 또 다른 할아버지. 거참 이런 노화 선배님들 사이에서 늙어가고 죽어가는 공포를 (발기 안 되고 늘어진 성기 때문에 아무도 다가오지도 끌려하지도 않아 외로이 서성이며) 느끼는 사람이 잔뜩 나오는 소설을 읽고 있자니, 가 본 적 없는 VR체험관에 온 기분이었다. 

*
눈빛. 말이 아닌 눈빛으로 사실은 말야, 솔직히 그렇잖아, 우리는 죽은 뭔가에 인공호흡을 하고 있잖아, 했다. 심정지 상태에서 다시 생명 신호가 잡히게 하려면 상당히 과격하게, 격렬하게, 갈비뼈가 부서질 정도의 응급구호조치를 해야 한다. 나는 집요했고, 집요했고, 언제나 집요했기 때문에 죽여버린 마음을 혼수상태까지나마 되돌려 놓았다.고 믿었다. 착각일 거야.
등 뒤에서 벽치기 하던 심장이 다시 심장 께에서 드리블을 했다. 내 심장은 제대로 드리블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려주지 못할 만큼 먼 세상에 가 있었다.

왜 내가 읽었거나 읽고 싶거나 샀거나 빌렸거나 한 책이 책장이든 목록이든 꽂혀 있는 걸 보면 흥분하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같은 책 읽은 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애처럼 왜 이래.
미셸 우엘벡 소설을 읽게 된 건, 이번에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러면 예전에 낸 거 먼저 봐야지 하고 전자책 장바구니에 소립자를 꽂아놨다가, 서울도서관이 어이어이 살 필요 없어 내가 다 마련해 놨다구- 하길래 욕하던 건 이제 다 잊고 오랜 로딩 쯤이야 직전에 읽은 페이지를 되새기는 꼭 필요한 시간이지, 암암 하고 빌렸다.
읽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아 난 이런 취향이었군, 친구들아 너희는 이 책을 읽었니 하고 물었더니 두 명이나 응 오래 전에, 기억도 안 나네, 해서 아 나쁜 놈들 이렇게 재미있는 걸 벌써 봐 놓고 왜 권해주지도 않았대, 그런데 10년 전 새파란 이십 대에 읽었으면 지금 같이 재미있었을 것 같지는 않았겠다 싶었다.

*
십대 후반에 나보다 겨우 14개월 먼저 태어난 이십대 문학청년의 개인 카페에 푸념이나 상념 같은 걸 주절주절 풀어 두면 우매한 물음에 답하는 현자마냥 카페 주인인 친구가 위로하는 댓글을 달아주곤 했다. 나는 굉장히 고립되고 관계 맺음을 어려워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게다가 그나마 가까운 사회적 관계인 가정은 붕괴 직전에 폭력과 주사와 질환으로 점철되어 나도 곧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거기에 그저 말과 글뿐인 반응이 꽤나 힘이 되었다. 예를 들면 잠못 이루고 징징대고 있다는 글을 쓰면 이런 답글을 달아주었다.
“예전에 그냥 '씨팔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넘어간 글귀들이 
어느날 커다랗게 커가지고 머릿속을 팍!하고 칠때가 있지 
그럼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면 된다 
눈물도 웃음도 
모두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면 된다고 
우리는 아직 어리잖아 하하 
딸아 이 말만은 기억해라 
우리는 아직 어리고 
언제나 어릴수 있단 말이다. 
그러니까 걱정마라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다.”

아 ㅋㅋ스무살 짜리가 열아홉살 짜리한테 저런 위로를 하고 있어.
어쨌거나 저 청년은 훗날 (무명의) 소설가가 되었다. 그러고나서 소설을 쓰라고 꼬셔 놓고는 내가 언제 그랬어, 하고 있다…

*
사람이 지금 어떤 존재가 되기 까지 그 사람의 부모와 조부모, 양육 태도, 학창 시절의 경험, 연애사, 직업 세계에서의 성취, 신체적 성적 욕망과 시도와 좌절, 읽은 책과 썼던 글, 그런 걸 훑어보는 게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소설 속 주 인물 미셸과 브뤼노, 그리고 작가 새끼가 현실에서는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들보다 긴 걸 무시하고 너무 빨리 죽여버리는 두 남자와 관계된 여자들 크리스티안, 자닌, 아나벨의 캐릭터를 그리는 데 저런 배경들이 제법 많이 동원되었다. 인물을 그려내는 방식이 번잡스러우면서도 흥미로웠다. 거기에다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양자역학이니 분자생물학이니 사회학 종교학 역사 문화 정치 등등 나무위키 같은 사전식 표현, 서간문, 카탈로그처럼 던지는 상품 브랜드와 가격, 표현 형식이 재미있었다.
야한 상황, 성애 장면 꽤나 많이 나오는 편인데, 이상하게 관능적이지는 않았다. 그냥 존나 무덤덤하게 읽히고, 다 읽고 나면 그야 말로 현자의 시간이 다가오고 아 부질 없고 뜬구름 같은 무념무상의 인간사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드글드글 끓던 욕망도 얘들이 원껏 실컷 하고 다니다 사랑하는 여자들이 갑자기 죽어버리니 구운몽 속 성진이 꿈에서 깨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왜 여자들 다 죽여...미셸 친할머니, 브뤼노 외할머니, 미셸과 브뤼노의 엄마 자닌, 브뤼노 애인 크리스티안, 미셸 애인 아나벨 그냥 막 다 죽는다. 차라리 먼저 죽는 게 나은 것도 같다. 다 죽고 나니 브뤼노는 정신병원에서 약이 효과를 발휘해 욕망이 소멸되고, 미셸은 열심히 생명과 유전자와 진화의 원리에 관해 연구하고 통찰해서 인류 꺼져 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버린다. 솔직히 마지막 에필로그는 군더더기 같다. 야 이게 핵심인데 멍청한 독자야 하면 멍청해서 할 말 없지만…
이 책의 핵심 주제는 문과 멍청이 욕망만 가득하고 쓸모 없는 존재야 이과 만세 세상은 이과가 바꾸고 지탱해 간다...아닐까...그냥 (문과생) 혼자 피해망상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
오랜만에 아는 길을 걸었다. 예전에는 해가 쨍한 낮이었고, 봄의 한가운데였고, 개나리와 철쭉 같은 봄꽃들이 피어나는 중이었다. 이제는 완전한 어둠이 내린 밤이었고, 차 전조등, 도로 가로등, 창 안 조명 같은 먼 불빛이 내려다보였고, 높고 좁은 틈에 할머니가 키우는 고추 모종이 뾰족한 열매를 익히고, 할아버지 한 명이 잔뜩 핀 분홍 노랑 분꽃 사이를 뒤지고 있었다. 꽃을 따나? 씨앗은 아직일텐데. 노인은 도처에서 부지런 떨고 있다.
달이 잠시 나왔다가 구름에 감춰지며 순식간에 모양을 바꿔서 반달인지, 초승달인지, 사실은 보름달인지 알 수 없었다. 빛이 흘러내린 구름 자국만 용 모양을 하다가 완전 어둠이 되었다. 
마스크가 잠시 내려갔다 다시 올라왔다. 물음표가 함께 올라왔다 사라졌다.
나도 언젠가는 사라질 건데 뭐 어때. 장래희망은 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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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8-29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딱 일 년 전에 제목에 먼지 들어가는 독후감 쓴 거 알고 놀랐다고 한다...그때도 장래희망은 먼지였다는 게 더 충격...

syo 2020-08-29 12:11   좋아요 1 | URL
요며칠 반님의 글이 제 취향에 턱턱 맞아들어가서 심장을 턱턱 얻어맞고 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8-29 12:20   좋아요 0 | URL
나쌔끼 syo님 취향 노리고 썼나 보네요....좋아요 하나 받을라고 처절.... ㅋㅋㅋㅋㅋ

2020-08-29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9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자책]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495
임솔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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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20200825 임솔아.

한 달에 한 권은 시집 읽기로 했지. 소설은 다섯 권은 보자 했지. 볼 것도 많다.
창문이 많은 시집이었다. 나는 내다보거나 들여다보는 일이 많지 않았다. 옹벽 앞에 살아 그런가.
소설도 쓰고 시도 쓰는 사람은 신기하다. 어떻게 그걸 다 해.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도 신기하다.
다른 건 못 되었어도 둘다 읽는 사람은 되었다. 나아졌네.
날이 덥다. 거리를 좁히는 중이었다. 아직 사지도 않은 아이스크림은 다 녹겠다 싶었다. 샀는데 결국 먹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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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무수했다.
나를 모래처럼 수북하게 쌓아두고 끝까지 세어보았다.
혼자가 아니라는 말은 얼마나 오래 혼자였던 것일까. (‘모래’ 중)

꽃들은 오월에 쏟아졌고 오월에 다 웃었다. 꽃들은 오월에 완벽했고 오월에 다 죽었다. (‘오월’ 중)

자판기 불빛을 마시러 갔다. 만지작 대던 동전을 넣으면 금세 환해지는 게 좋았다. 종이컵과 악수를 하는 게 좋았다. 갓 태어난 메추라기처럼 따뜻한 종이컵. 테두리에 이빨 자국을 새기는 게 좋았다. 의자 위에 세워두었다. 내가 버린 컵은 편지가 되었다. (‘동시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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