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495
임솔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20200825 임솔아.

한 달에 한 권은 시집 읽기로 했지. 소설은 다섯 권은 보자 했지. 볼 것도 많다.
창문이 많은 시집이었다. 나는 내다보거나 들여다보는 일이 많지 않았다. 옹벽 앞에 살아 그런가.
소설도 쓰고 시도 쓰는 사람은 신기하다. 어떻게 그걸 다 해.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도 신기하다.
다른 건 못 되었어도 둘다 읽는 사람은 되었다. 나아졌네.
날이 덥다. 거리를 좁히는 중이었다. 아직 사지도 않은 아이스크림은 다 녹겠다 싶었다. 샀는데 결국 먹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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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무수했다.
나를 모래처럼 수북하게 쌓아두고 끝까지 세어보았다.
혼자가 아니라는 말은 얼마나 오래 혼자였던 것일까. (‘모래’ 중)

꽃들은 오월에 쏟아졌고 오월에 다 웃었다. 꽃들은 오월에 완벽했고 오월에 다 죽었다. (‘오월’ 중)

자판기 불빛을 마시러 갔다. 만지작 대던 동전을 넣으면 금세 환해지는 게 좋았다. 종이컵과 악수를 하는 게 좋았다. 갓 태어난 메추라기처럼 따뜻한 종이컵. 테두리에 이빨 자국을 새기는 게 좋았다. 의자 위에 세워두었다. 내가 버린 컵은 편지가 되었다. (‘동시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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