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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도감
나카무라 루미 지음, 이지수 옮김 / 윌북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20210919 나카무라 루미.
아저씨 혐오를 멈춰주세요, 농담처럼 댓글 남기는 이를 볼 만큼, 미움 받고 또 미움 받을 짓 하는 아저씨가 많다. 소년이다가 청년이 되었던 알던 남자애들도 이제는 다 아저씨가 되었겠지. 아가씨처럼 허리까지 머리를 기르고 누나들과 같은 화장품 쓰고 분홍옷을 즐겨입던 곁의 사람도 세월에는 장사 없어서 (아니면 내가 데릴라마냥 머리카락을 자르고 주저앉혀 그런가) 그냥 평범한 아저씨가 되었다.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제목에 한 번 웃고 호기심을 못 참고 구입했다. 몇 장 읽자니 이걸 왜 보고 있나 싶어서 반절쯤 보고 쉬다가 연휴 둘째날 마저 다 봤다.
아무도 예뻐하지 않는 아저씨지만, 오래도록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고 끈질기게 관찰하고, 탐구하고, 분류하고, 그림으로 남기려는 노력을 거듭해 이 책을 만든 작가가 새삼 대단해보였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관찰해 크로키로 남긴 그림 위주라 아저씨 패션 도감이 더 어울리는 구성이긴 했지만, 저자 나름대로 아저씨의 내면까지 포착하고 이해해보려고 했는지 무섭고 징그러운 사람도 있지만 꿋꿋하게 인터뷰하고, 아저씨떼 우루루 몰린 술자리나 골목에도 취재를 다니고, 노숙자를 위한 밥차 봉사도 참여하면서 모은 이야기들과 장면을 풀어 놓았다.
자세히 봐야 예쁘다. 너는 빼고.
ㅋㅋㅋㅋㅋㅋ 아줌마 도감이 나오면 왠지 슬플 것 같다. 아저씨 도감만큼도 인기가 없을 것 같아서…
일본 아저씨들은 한국 아저씨들보다 모자를 많이 쓰는지 모자만 따로 모은 페이지도 상당했다. 하와이안 셔츠 입은 사람도 생각보다 많고… 한국은 거의 갈색 아니면 베이지색 아니면 희고 검은 아저씨 같은데… 아니 그러고보니 일본에도 흰색 옷 아저씨는 페이지 모을 만큼 많은데 한국만큼 검은 옷 아저씨는 많지 않나 보다. 하여간에 모두모두 착한 아저씨가 되길 빕니다. 개저씨 소리 안 듣고 착한 할아버지로 늙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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