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노멀 피플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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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조금 있습니다...그러고보니 언제부터 신경 쓰고 독후감 썼다고ㅋㅋㅋ새해에는 착하게 살겠습니다.)

-20210108 샐리 루니.

Pulp-Common People
https://youtu.be/yuTMWgOduFM

I wanna live like common people
I wanna do whatever common people do
I wanna sleep with common people
Like you

이 소설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십대 후반부터 이십대 초반까지 푹 빠져 있던 펄프의 노래를 생각했다. 언뜻 비슷한 느낌이지만 다른 의미인 건 알겠다.
자기보다 높은 계층, 계급의 사람에게 넌 결코 네 삶이 네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지 못할 거야(넌 나처럼 밑바닥에서 살지 못해), 하는 비애감만큼이나, 왜 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없을까, 하고 묻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슬픈 일일 것 같다.

언젠가 느껴본 듯한 감정에 공명할 수 있는 소설이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다. 왜 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까, 왜 남들처럼 살지 못하고 겉돌까, 나는 과연 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내가 좋아하는 저 아이가 나를 거절하면 나는 살아갈 수 있을까. 나이 먹고 보면 왜 그땐 별것도 아닌 관계와 감정에 목숨 걸었을까 싶은 젊은 날의 어둠이지만, 그때 그 무렵에는 관심 받고 사랑 받는 일이야 말로 삶의 의미이자 정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분명 다른 세대(코넬과 메리엔이 고등학교 마지막 시절을 보낼 무렵 나는 첫 아이를 낳아 로맨스와 거리가 먼 삶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다른 공간(더블린과 서울의 거리는 8946km…)을 살았지만, 두 사람이 마주하고 그리워하고 닿을 때 기뻐하는 마음, 사랑하지만 함께 하지 못하고 서로의 언어와 비언어적 신호를 오해하는 상황을 알 것 같았다. 언제 어디선가 겪은 기분이 자꾸 들었다.

소설은 두 사람이 처음 섹스한 이후 몇 년 만에야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 끝이나서, 읽는 나는 그들이 얼마나 더 오래 함께 할지 알 수 없다. 모든 관계가 ever after하지 않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산다. 다만 지금 이 순간 이 마음에 최선을 다 할 뿐. 끝내 너무 슬퍼하지 않길 다짐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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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1-08 2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의 마지막 문단이 너무나도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이번주엔 정말 피곤해서 책을 한쪽도 못읽었는데 반님 리뷰를 읽으면 자꾸만 책을 읽고싶어져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1-09 05:47   좋아요 1 | URL
눈폭탄에다 강추위까지 고단한 파이버님 한 주 느껴지는 듯... 주말에는 한 쪽 한 쪽 넘겨가며 평온한 시간 잠시라도 꼭 누리시길 진심 기원합니다! 그게 우리 쉬는 방법이니까!!! ㅋㅋㅋ

하나 2021-01-09 0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에는 메리앤한테 기시감 느꼈는데요. 권위 의식 같은 거에 거부감 보이고 차라리 혼자 책을 읽으리~ 하는 부분에서요. 나중에는 메리앤에게 동질감을 느끼지만 주변 눈치보느라 솔직하지 못해서 자꾸 메리앤을 상처 입히는 코넬에게서 기시감을 느꼈어요. 내가 저랬구나.. 막 소름.. 다시는 메리앤을 혼자 두지 않으리. 누가 뭐래도 졸업파티는 꼭 좋아하는 애랑 가자고 너무 늦게 결심하는 38살 9일차 인사드립니다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1-09 05:50   좋아요 3 | URL
둘다 어려가지고 쟤 나 사랑하는 거 맞냐 나 쟤 사랑하는 거 맞냐 의심하느라 사랑할 시간 흘려보낸 거 아까워요...그래도 그런 과정이 있어야 내가 널 사랑하는 건 알 거야. 하고 던질 수 있겠쥬. 스무살에는 시간도 많고 젊으니 조금 저리 망설이고 에둘러가도 괜찮을 거 같은데 서른여덟은
돌직구가 옳습니다. 마, 니 내 좋지, 금 내랑 땐쓰파티 가자! 하고 칵 질러야 됩니다. 이제 남은 절반 만큼 살았기 때문에 서둘러도 됩니다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1-09 09:04   좋아요 4 | URL
아니 그리고 어제 술처먹고 썼더니 막 스포를 처발라났네요 ㅋㅋㅋ 스포 주의 문구라도 달아야 겠다....

하나 2021-01-09 11:2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열반인님 어록집 먼저 나오겠다. 나 새해에 본 것만 벌써 두개자나... “마, 니 내 좋지, 금 내랑 땐쓰파티 가자!” 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1-09 1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끝내 너무 슬퍼하지 않기라니.... 지금은 알아요. 사랑이 맺어지든 헤어지든 원래의 그 사랑은 지지고볶는 일상 속에 언젠가는 흩어져 사라질 뿐이라는걸.... 끝내 너무 슬퍼하지않을 마음의 다짐이 필요하죠. ^^

반유행열반인 2021-01-09 15:27   좋아요 1 | URL
네 미리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덜 슬프기로 해요 ㅎㅎㅎ

2021-01-09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9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22598 2021-01-10 01: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0대 참으로 소비적인 연애질 많이 하면서 넘나 인생 고단하게 살았던것 같아요. 30대는 덜할줄 알았는데, 그냥 정도만 약해졌을뿐이지...보면 더 진상짓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아마 연애할 기회가 적어지다보니..그래진것 같기도 하고 ㅠㅠ ㅋㅋㅋㅋㅋ이런 소설들 보면 먼가 내 연애사 들킨 느낌이 막 들어요 ㅠ 그런데 노멀 피플라고 하네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1-10 07:49   좋아요 2 | URL
솔직히 어브노멀 피플이 어딨어! 싶어요. 소비적인 연애질이 어딨겠어요 그 사랑 덕에 그럭저럭 여기까지 살아왔겠쥬 ㅎㅎㅎㅎ

공쟝쟝 2021-03-21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어졌어요 이커플.ㅋㅋㅋㅋㅋㅋㅋ
백퍼 헤어집니다 ㅋㅋㅋㅋㅋㅋ (궁예질)
2011년에 시작한 사랑은 2020년이 되기 삼년전에 아주 성숙한 방식으로 종료됐을 거다.. 제 생각에 메리앤은 성공했습니다. 열라머찐 저널리스트 됏을거고요, 비혼주의자에 페미니스트입니다. 코넬은 어느정도 잘나가는 소설가가 되서 학교에서 강사하고 있을 겁니다 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3-21 10:32   좋아요 1 | URL
뭐 헤어지고 더 잘 맞는 사람을 만나 아니면 홀로 잘 살기만 하면 된다 ㅋㅋㅋ헤어졌다고 단정하기 맴찢이라 맘대로 열린 결말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2021-03-21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1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1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