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5 박정민. 박정민 배우를 처음 본 건 영화 ‘동주’에서였다. 영화는 솔직히 말하면 재미가 없었고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그런데 여기에서 동주 역의 강하늘보다 몽규 역의 박정민이 훨씬 인상깊었다. 그리고 나중에 영화 ‘박열’에서 가네다후미코로 다시 만난 최희서 배우도 강렬했다. 박정민 배우를 다시 본 건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었다. 이병헌이랑 윤여정이 나온다길래 봤는데, 우와 박정민을 새로 발견했다. 박정민은 발달장애를 가졌지만 피아노에 재능 있는 이병헌 이부동생 역할이었는데 피아노 치는 연기가 너무 좋아서 찾아보니 영화를 위해 짧게 배운 게 다라고 했다. 그래서 이 책의 존재를 알고 한참 궁금해하다가 빌렸다. 직전에 장기하 에세이를 더디 읽었는데 이 책도 더디게 읽었다. 앞으로는 가수나 배우의 에세이는 읽지 않을 예정...ㅋㅋㅋ 그래도 면역이 되서 그럭저럭 읽혔다. 비교하면 미안하지만...일단 자신이 살고 있지만 남들은 잘 모르는 배우의 경험을 보여줘서, 가족이나 친구나 같이 일하는 동료 같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말투(글투)가 쌈마이고 장난스럽지만 그건 그거대로 맛깔이 살아서(너무 조심스럽게 예의갖춰 쓰면 오히려 읽는 재미가 반감된다...가드 내려...아니다 싶은 건 편집인들이 알아서 짤라주겠지…) 큰 재미는 아니래도 작은 재미가 종종 있었다. 살던 시기도 나보다 째끔 어리긴 하지만 겹쳐서 대중가요라든가 밴드 뮤즈!!!라든가 (먹진 않았지만 익히 들은) 피카츄돈가스라든가 하여간에 세대 차이 많이 안 났다.(그건 니 생각이고….) 내가 분당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이 사람은 그 동네 중학교를 다녔구나..그래서 공간도 째끔 겹치는 느낌이 들어 친숙했다.(나혼자만 친숙…) 영화 ‘파수꾼’이랑 ‘변산’이 보고 싶어졌다. 어쩌면 글은 자기 사는 이야기 쓰는 게 제일 자연스럽고 읽는 사람도 흥미가지고 읽게 되는 게 아닐지. 다 잘 될 거라고 말해주는 건 정말 말 뿐일지도 모르지만 그걸로 위안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거대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상처가 될 말을 돌아보고 덜어낸 뒤 개정판을 냈다는 점도 좋았다. 과오를 인정하고 고치는 일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어쨌거나 우리는 어려운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또 어쨌거나 에세이 읽는 건 쉬어야겠어. (하면서 에세이 한 권 더 빌린 나새끼야...나새끼야...소설을 읽으렴….) 아 그리고 소설 합평 수업 마지막 과제 내면서 남자 등장인물 이름 정민이로 지었다. ㅋㅋㅋ별 생각 없었는데 이 책 읽는 중이라 그냥 가져다 붙임…이름 하나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