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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3권의 비밀 - 일 잘하는 사람은 노트에 무엇을 적을까?
미사키 에이치로 지음, 김현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매력적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노트에 무엇을 적을까? 라는 소제목은 누구나 반할만 하다. 과연 그 들의 노트에는 어떤 것이 적혀있을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 비결을 알게 된다면 나도 슬쩍 그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은근 생기기도 하고.
내가 읽으며 소름끼치게 동감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잊기위해 적는다 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일하면서 모든것을 다 외울수는 없다. 그때 그때 해결해야 할 일과, 몇시간 후에 해야할 일들, 시간을 정확히 맞출 수 없다면 메모를 해두고 일단 머리에서 지우고, 다시 비워진 머리로는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일에 집중을 한다던지, 새로운 일에 착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난 주부지만, 두달 전만해도 하루 8시간의 근무중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이 일 해야 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 많은 업무중에 단 하나의 업무가 누락이 되었을 경우의 결과는, 내 자신의 무능력으로 나타나 버리기 때문에 단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 PC는, 책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메모기지국> 이었다. 시간별로 마쳐야 할 일들을 메모해서 내 눈에 제일 잘 띄는, PC에 붙혀두고 다른 일에 몰두 할 수 있어서 나에겐 무척이나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나는 메모를 늘 습관화 한다. 직장에서는 메모지를 이용하지만, 일상생활에는 휴대폰을 이용한다. 내가 해야할 일이나, 꼭 챙겨야 할 기념일이나, 사야할 목록들은 휴대폰에 저장해 둔다. 그러나 메모의 습관화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메모는 내가 해야할 목록을 꼭 잊지않도록 도와주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 메모에 너무 의존해 버리는 경향을 낳게 한다. 꼭 해야할 목록을 메모했었는데, 미처 챙기지 못하고 나갔다가 패닉에 빠져버린 일이 있었던 것이다. 메모에만 의존하다 보니 기억력이 감퇴된 느낌을 몇번이나 받은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더 메모에 집중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를 챙기는건 메모밖에 없다는 내 자신의 불신에 따른 결과 라고나 할까? 그럴때는 조금 씁쓸해 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로 일을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처리해 나갈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준다. 여러가지 볼펜의 사용이나, 책표지의 차별화, 노트사용법 등등 나에겐 별 필요 없는 부분마저도 흥미롭다. 노트필기법은 꼭 직장인이 아니어도 한번은 해봄직하게 아주 맛깔스럽다. 저자는 휴일에도 메모지를 가지고 다니며 꼭 필요한 것은 놓치지 않고 메모를 해 둔다고 하지만, 나는 그럴경우엔 휴대폰에 메모로 남겨서 저장을 해둔다. 저자의 도움말을 이리 저리 응용해 보는것도 나름의 맛이 아닐까 싶다.
여러가지 문구류의 소개도 나온다. 난 문구류를 끔찍할 정도로 좋아하고 사랑한다. 예쁜것이 나오거나, 품질이 좋은 것이 나오거나, 획기적인 아이디어 상품이 나오면 늘 갖고 싶어진다. 가지고 있으면 흐뭇하고, 한번씩 사용하게 될때마다 일도 더 잘되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문구류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을가 싶다. 저자가 소개하는 문구류중 제일 갖고 싶은 문구는 메모할 수 있는 마우스패드이다. 따로 메모지를 챙기지 않아도 PC옆에 항상 있는 마우스패드가 메모지를 겸하니 얼마나 편할까 싶다.
노트 3권이라 저자는 말하지만, 실은 2권이다. 한권은 메모지가 대신 하기 때문이다. 나는 메모만 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나머지 모함노트와 스케줄노트까지 할 생각은 엄두도 못낼 정도로 늘 바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그러했지만, 만약 저자와 같은 계열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노트 3권중 2권만 실천 해 보는것도, 더 나아가서는 3권까지도 도전 해 보는것도 꽤 능률적일것 같기도 하다.
책은 크지도 두껍지도 않아서, 출퇴근 하는 동안 가볍게 손 안에 쏙 쥐고 읽기에 너무나 적당하다. 직장생활 하면서 꼭 한번쯤은 읽어볼만 한 내용으로 가득 하다. 저자의 오랜세월의 경험이 밑바탕이 된 기록이라 그런지 그 동안의 시행착오도 아주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런 노하우를 내가 그저 얻는다는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그러나 일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듯, 직업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꼭 다 얻어야하는 노하우는 아니고, 직업이 틀리듯 내가 얻어서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소스를 얻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