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크게 취함

                                                                        - 이 면 우 -

 

술 끊고 한 열 달 지나 꿈속에서 술 마시고

아이고 십년계획 도로아미타불이라고 엉엉 둘다 깼다

깨어 꿈인 걸 알고 기뻐서 방바닥을 쳤다.

 

술 끊은 지 이제 십년이 지났다 남들이 독하다고

그래 한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꿈에 크게 취했다 꿈속에서

이건 꿈이니 기왕에 마시려면 잔뜩이라고

왕사발로 거푸 들이켜던 애달픈 밤이 여럿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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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위해서 술과 담배를 끊었다는 이면우 시인의 안타까운(?) 심정이 재미있게 표현된 시입니다.

비는 내리고 잠은 오지 않는데 유난히 술 생각이 간절해진 지금, 막 떠오른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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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04-06-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네요. 실은 한 삼일전에도 마셨어요. 내일 늦잠을 자도 되는 날이라 더 그런거예요.

stella.K 2004-06-20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술 마시고 싶던데, 같이 마실 사람이 없어 참고 있는 중이랍니다. 전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나, 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나 별로 좋은 사람은 못됩니다.
왜냐하면 먹고 싶어도 맥주 딱 한캔이면 가걸랑요. 그러니 이렇게 어중간한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어요? 흐흐.